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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협력자 : 세상을 지배하는 다섯 가지 협력의 법칙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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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협력자 : 세상을 지배하는 다섯 가지 협력의 법칙

Editor! 2012.11.28 16:39


초협력자

세상을 지배하는 다섯 가지 협력의 법칙


최후의 승자는 협력하는 자이다!

이기적 유전자를 넘어 이타적 집단을 이끄는 협력의 다섯 가지 법칙


죄수의 딜레마에서 배신을 딛고 협력이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이기적 유전자를 넘어 이타적 집단을 이끌어 내는 것이 가능할까?

특히 이전투구로 가득한 뼛속까지 이기적인 인간들의 세계에서

자기희생이나 협력이 발생할 수 있을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갑자기 멈춰 선 두 척의 배. 육지와의, 그리고 서로 간에 교신마저 단절된 그때, 두 배의 객실 안에서 스피커가 켜지며 한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지금 너희가 타고 있는 배에는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너희가 찾은 그 상자에는 상대 배를 폭발시킬 기폭 장치가 들어 있다. 자정이 되면 두 배는 폭파될 것이다. 단, 기폭 장치를 누르는 쪽은 살려 주겠다. 어느 쪽이 먼저 누를까? 아무 죄 없는 민간인들? 아니면, 죄수들? 잘 선택해라. 상대가 먼저 누르면 후회해도 늦는다.” 각기 죄수들과 민간인들을 가득 실은 두 척의 배는 기폭 장치를 누르느냐 마느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자정이 점차 다가올수록 이기와 이타 사이의 갈등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서로가 어떻게 행동할지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즉, 배신하는 것)이 나 홀로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것(협력하는 것)보다는 나은 상황, 영화 「배트맨 다크나이트」에서 조커가 고담 시민들을 상대로 벌인 이 독특한 인질극은 유명한 게임 이론 중 하나인 ‘죄수의 딜레마’를 응용한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에 갇혀 허우적대는 사람들은 비단 고담 시의 시민이나 죄수들만이 아니다. 조커 같은 악당이 주변에 없음에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형태로 이 죄수의 딜레마와 마주친다. 직장에서 내 경쟁자를 도와야 할까? 이를테면 동료가 휴가를 가 있는 동안 그의 일을 대신 해 준다던가, 과도한 업무로 힘들어 하는 그의 일을 좀 덜어 준다던가. 함께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에게 예상 문제와 답안을 알려 줘야 할까, 아니면 혼자서만 알고 있는 게 좋을까? 더 크게는 경쟁하는 기업들, 국가들은? 과거 냉전 시대에 미국과 구소련이 그랬듯이, 그리고 오늘날 지역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나라들이 그렇듯이, 새로운 군사 시설과 장비로 중무장의 길을 택하는 것이 최선일까?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다른 이의 필요 따위는 외면하는, 계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뼛속까지 이기적인 동기에만 이끌린다는 인간들의 사회에서, 나아가 생존과 번식을 향한 끝없는 쟁탈과 이전투구로 가득한 이 지구 생태계에서,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며 다른 개체를 위해 나서는 협력과 이타성, 자기희생은 애당초 가당치 않은 것일까? 죄수의 딜레마에서 배신을 딛고 협력이 승리를 거두는 것이, 이기적인 유전자를 넘어 이타적인 행동이 출현하는 것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한 『초협력자(SuperCooperators)』는 이기와 이타, 배신과 협력 사이의 갈등으로 가득한 삶이라는 게임에서 이기심이라는 금과옥조를 거스르고 어떻게 경쟁 대신 서로 협력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책이다.

  하버드 대학교의 수학과 및 진화 생물학과 교수이자 진화 동학 프로그램(Program For Evolutionary Dynamics)의 책임자를 맡고 있는 마틴 노왁(Martin Nowak)은 20여 년간 수학과 경제학, 진화 생물학, 네트워크 과학 등을 넘나들며 협력의 세계를 탐험해 왔다. 협력의 출현과 진화에 걸림돌인 듯이 보이는 죄수의 딜레마에서 시작해 최초의 생명이 탄생했던 시점부터 오늘날 복잡다단한 인류 사회에 이르기까지, 컴퓨터 속 가상현실 공간에서 실제 몸속 세포와 자연계의 생명체들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을 가로질러 끈질기게 협력을 추적한 노왁은 배신과 갈등을 넘어 협력을 향상시키고 유지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법칙을 밝혀내었다. 아울러 협력이 최초의 박테리아 세포에서부터 다세포 생명체를 거쳐 우리 인류와 인류가 지닌 언어, 도덕, 종교, 민주주의 등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낳은, 40억 년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창발적이고 건설적인 힘이며, 지구상의 그 어떤 종보다도 우리 인간이 협력의 힘을 가장 잘 활용할 줄 아는 존재, 바로 초협력자라는 새롭고 도발적인 주장을 내놓는다.


협력의 궁극적 딜레마

  1920년대 헝가리 태생의 과학자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에서 출발한 게임이론은 미국과 구소련 간의 냉전 상황을 모형화하는 데 활용되며 경제학과 정치학, 군사학 등에서 표준적인 분석의 틀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1950년대 미 국방성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랜드 연구소에서 메릴 플러드(Merrill Flood)와 멜빈 드뢰셔(Melvin Dresher)가 함께 고안해 낸 죄수의 딜레마는 삶의 중심적인 투쟁인 갈등과 협력 사이의 투쟁, 개체의 선(善)과 집단의 선 사이의 투쟁을 묘사하는 강력한 수학적 밑그림을 제공하며 게임 이론의 영토 확장에 크나큰 역할을 하였다. 갈등과 협력 사이에 늘 존재하는 긴장, 이기적인 것과 이타적인 것 사이의 긴장을 포착한 죄수의 딜레마는 매우 단순한 수학적인 발상이었지만 그 후 수십 년간 수학과 경제학, 심리학, 생물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가장 명민한 사람들을 사로잡은 그야말로 매력적인 덫이었다. 1980년대 후반 오스트리아의 빈 대학교에서 막 수학의 묘미를 깨달아 가고 있던 노왁 역시 협력의 궁극적 딜레마라 할 만한 죄수의 딜레마를 마주하자마자 단숨에 매료되고 말았다.

  그러나 상대를 배신해야만이 자신이 이득을 얻는, 그리하여 결국 서로 가장 나쁜 상태에 도달하게 되는 죄수의 딜레마가 주는 명쾌한 논리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실제 현실 사회와 모든 살아 있는 생물계에 작용하고 있는 세부적인 부분들을 고려하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의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숫자만을 이기적으로 늘리지 않고 신체의 보다 큰 필요를 위해 정돈된 방식으로 증식하는 우리 몸속의 세포들에서부터, 함께 사냥에 나서 먹이를 공유하는 사자 무리, 역할 분담을 통해 조직을 공고히 하는 사회성 곤충들, 그리고 타인을 위해 흔쾌히 기부를 하거나 스스로의 목숨까지도 내놓은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조금만 눈을 돌리면 협력의 사례들은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도대체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라면 어떻게 이 지구상에서 협력하는 개체들이 지금껏 번성하여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일까?

  노왁은 죄수의 딜레마를 살아 있는 생명체들이 번식하고 선택되고 번성하는 진화의 맥락에서 연구함으로써 죄수의 딜레마와 현실 세계 사이에 놓인 간극을 극복하고 인간 사회에서의 협력을 보다 현실적이고 체계적으로 탐색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자연에서 찾은 협력의 증거들과 네트워크 과학, 수리 생물학, 경제학 등을 넘나들며 연구한 결과들을 통해 찰스 다윈 이래 생명 현상을 설명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이자 근본 원리로 생각되던 ‘생존을 위한 투쟁’, 즉 자연 선택의 한계를 넘어서서 협력이야말로 생명체의 진화에서 건설적이고 창발적인 힘으로 작용해 왔음을 밝혀내고, 협력을 창출시키고 진화시키는 메커니즘들을 찾기에 몰두한다.


딜레마를 해결할 다섯 가지 협력의 법칙

협력을 갉아먹는 듯 보이는 죄수의 딜레마에서 시작해 20여 년 동안 HIV를 비롯한 바이러스성 질병과 박테리아, 암 세포, 인간의 언어, 사회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의 세계를 파헤친 결과, 노왁은 협력의 딜레마를 해결할 다섯 가지 법칙으로 첫째 직접 상호성, 둘째 간접 상호성, 셋째 공간 선택, 넷째 집단 선택, 다섯째 혈연 선택을 밝혀내었다.


직접 상호성: 팃 포 탯

직접 상호성을 단순하게 표현하면 ‘주고받는(give and take)’ 원칙, 즉 ‘네 등을 긁어 줄 테니, 다음번에는 내 등을 긁어 다오.’ 하고 기대하는 것과 같다. 산호초 안에서 큰 물고기를 청소해 주는 작은 물고기들, 먹을거리인 피를 공유하는 자비로운 흡혈박쥐들, 작은 실수가 보복 공습 혹은 보복 포격을 낳을 수도 있었지만 비공식적인 휴전을 유지한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서부 전선의 양쪽 군인들 등의 사례에서 이 법칙은 발견된다. 직접 상호성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번의 친절을 다음번의 친절로 되갚을 기회가 존재할 수 있도록 양측이 반복해서 접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오랜 기간 지속되는 공동체에서 직접 상호성을 통한 협력이 가장 잘 작동하는 이유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간접 상호성: 평판의 힘

직접 상호성이 나와 너의 관계에서 작용한다면 간접 상호성은 나와 우리의 관계에서 작용하는 것으로, ‘내가 당신의 등을 긁어 주면, 꼭 네가 아니라도 다른 누군가는 나의 등을 긁어 주겠지.’ 하고 기대하는 것과 같다. 서로가 속이는 짓을 한 후 빠져나가는 것이 쉽지 않은 소규모 공동체에서는 직접 상호성만으로도 협력이 발생할 수 있지만 사회가 보다 확장되고 복

잡해지면서 그 이상의 것이 필요했다. 소문이나 잡담 등을 통해 다른 이들의 평판을 측정하고 그 평판에 근거하여 협력의 여부를 결정하는 간접 상호성은 근대 공동체의 확대와 경제적 교환을 통한 연결망의 구축, 세밀한 분업화를 가능하게 하였고, 특히 언어를 비롯하여 수많은 정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끔 인간의 뇌를 진화시키는 데 한몫을 했다.


공간 게임: 생명의 체스판

우리의 일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협력으로 가득하다. 우리는 이웃한 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하며 설탕이나 망치를 빌리려 할 때 아무에게나 부탁하는 대신 자연스럽게, 그리고 더 편안하게 이웃에게 다가간다. 협력의 딜레마를 마주한 사람들 혹은 개체들은 서로 마주칠 확률이 동일한, 즉 무작위로 공간 속에 찍혀 있는 점이 아니라 일정한 동일 영역 안에서 삶을 영위하고 이는 협력의 진화에 영향을 준다. 공간 선택은 죄수의 딜레마에 지리적 요소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공간 구조 또는 사회적 네트워크가 협력을 촉진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공간 선택의 법칙은 협력과 배신이 들고 나는 동태적 상황을 그려 보이며 배신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하더라도 무리 지은 협력자들은 살아남을 수 있음을 밝혀 준다.


집단 선택: 부족 전쟁

이 법칙은 특정한 환경에서 협력이 어떻게 개체라는 수준뿐만 아니라 더 상위 수준인 집단에서도 작용할 수 있는지를 반영한다. 배신자들은 집단 내에서는 승자가 될 수 있을지언정 집단이라는 수준에서 보면 배신자들로 이루어진 집단은 협력자들의 집단에 패배할 수밖에 없다.

협력이 항상 협력적인 개체들을 이롭게 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협력이 등장한 집단들이 완전히 이기적인 개체들의 집단에 비해 보다 꿋꿋이 버티고 더 빠르게 성장함으로써 협력이 진화할 수 있다. 집단 선택은 공간 선택과 함께 무조건적인 협력자들이 생존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협력의 진화를 추동할 뿐만 아니라 원시 세포의 출현에서부터 도덕성과 종교, 문화에 이르는 복잡한 사회적 행동들을 진화시키는 특징적이면서도 매우 근본적인 과정이다.


혈연 선택: 혈연주의

여기서는 가족과 공동 조상이 주는 유대가 결정적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로 표현되는, 같은 조상을 지녔다는 것이 주는 유대감으로 인해 혈연관계가 보다 강할수록 사람들은 더 협력하려 애를 쓴다. 가깝게 연관된 개체들 사이에서 협력이 보다 쉽게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이타적 행동을 낳는 유전자가 친족들 안에서 공유되고 있는 탓에 자연선택을 통해 협력이 번성하게 된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겠느냐는 질문에 ‘내 형제 둘이나 사촌 여덟 명이 빠졌다면 목숨을 걸겠네.’라고 답했다는 홀데인의 딜레마로 적절히 설명되는 혈연 선택은 근친도를 파악하여 친족을 인식할 수 있는 경우 협력을 진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법칙으로 작용한다.


초협력자가 만드는 기업, 국가, 사회, 그리고 진화의 미래 

  20여 년에 걸쳐 고도로 경쟁적인 우리네 세상에서 협력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들을 연구한 결과는 우리 인간이 협력의 다섯 가지 법칙 모두를 활용할 수 있는 지상의 유일한 종, 즉 초협력자임을 말해 주고 있다. 버스 정류장 앞에 가지런히 늘어선 줄에서 인터넷 쇼핑몰에서의 구매 행위에 이르기까지 인간 사회의 모든 단계마다 협력이 아로새겨져 있다. 협력은 언어에서 도덕, 종교, 민주주의에 이르는, 우리가 지닌 고도로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창발시킨 진화의 가장 능숙한 설계자이자 창조성을 책임지고 있는 힘이며, 우리는 그 어떤 지구상의 생명체보다도 이 협력의 능력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존재다. 노왁은 협력의 다섯 가지 법칙을 인식하고 협력하는 능력을 다시금 다듬고 확장한다면 무한 경쟁과 이전투구, 승자독식으로 위기를 맞이한 오늘날의 인류 사회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결국 우리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으리라 말한다.

  협력의 과학은 협력이 주는 창조의 이득을 누리려면 협력이 번창할 수 있는 환경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협력의 법칙을 활용하여 협력이 보다 길게 지속될 수 있도록 환경(건축에서 법, 인터넷을 비롯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설계할 수 있으며, 기업이나 공동체들에서는 협력을 증진하는 가장 효율적인 조직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협력은 ‘공유지의 비극’으로 대표되는 기후 변화, 공해, 자원 고갈이나, 빈곤, 기아, 그리고 인구 과밀과 같은 오늘날 인류가 맞닥뜨린 지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노왁은 휴대 전화, 스마트폰, 인터넷 등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끈끈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 지금 이 순간이 협력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활용하여 지구적 시련에 대처할 수 있는 때라고 이야기한다. 당신의 성공이, 당신이 속한 조직과 국가와 인류라는 종의 미래가 당신의 손에 달려 있다. 바로 초협력자인 우리 모두의 손에 말이다.


혁신의 힘이자 진화의 설계자

  협력을 주제로 한 노왁의 연구와 그 결과물을 담은 이 책은 몇 가지 점에서 경제학과 진화 생물학 모두에 걸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노왁은 수학을 도구로 경제학과 진화 생물학 등 학문 영역을 넘나들며 협력의 세계를 파헤침으로써 가장 좋은 결과만을 쫓는 이기적이고 합리적인(계산적인) 주체라는 경제학적 인간의 정의에 생명력을 불어넣었을 뿐만 아니라 주체들이 모인 집단을 진화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 배치시켜 정태적인 집단에서 동태적인 집단으로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로써 현실 세계와 일정 정도 괴리를 보이던 게임 이론을 현실 세계로 끌어당겨 자연 현상을 보다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게끔 변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찰스 다윈 이래 ‘생존을 위한 투쟁’, ‘이기적 유전자’로만 그려지던 지구상의 생물계와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도 남을 위해 희생하고 이타적이며 협력하는 개체가 번성하고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생명과 진화에 ‘낙관’이라는 윤을 더하고 있다. 게다가 본질적으로 협력하는 우리의 능력을 약화시키는 자연선택의 한계를 극복하고 진화가 세포에서 도시에 이르는 복잡한 생명 현상들을 설계할 수 있었던 데에는 협력의 법칙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변이와 선택에 이어 협력을 진화의 제3의 법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점, 오랫동안 폐기되었던 개념인 집단 선택을 부활시켜 혈연 선택과 나란히 놓았다는 점 등으로 인해 전통적인 진화 생물학계에서 크나큰 논쟁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 외에도 가렛 하딘(Garrett Hardin)에서 시작해 최근 사망한 엘리노어 오스트롬(Elinor Ostrom)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경제학자들을 사로잡았으며 유한한 공공자원의 남용으로 인해 특히 오늘날 곳곳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공유지의 비극’과 관련해서도 기후 게임과 같은 연구들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고, 창조성과 혁신을 이끌어 내는 데에는 채찍의 공포가 아니라 당근의 유혹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 줌으로써 작게는 마을에서 기업과 국가, 종국적으로는 수십억의 인구들이 살아가는 지구 공동체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지침들을 던져 주고 있다.


협력의 오케스트라

협력을 이해하는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그 최종 산물인 이 책을 쓰는 과정에서 고도의 협력이 발휘되었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노왁은 목표의 성공적인 달성을 위해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또 한 번 증명하고 있다. 마틴 노왁은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세계적인 분자 진화 생물학자인 페테르 슈스터(Peter Schuster)와 준종 이론을, 진화 게임 이론의 창시자인 카를 지그문트(Karl Sigmund)와 인간에서의 협력의 진화를 연구한 이래, 옥스퍼드와 프린스턴을 거쳐 하버드에 이르기까지 로버트 메이(Robert May), 존 메이너드 스미스(John Maynard Smith),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 베르트 보겔스타인(Bert Vogelstein) 등 수많은 석학들과 작업하여 방대한 양의 새로운 발견들을 내놓았다.

  하버드 대학교로 옮겨 월가의 거물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그가 만든 연구실인 진화 동학 프로그램은 일명 ‘노왁 랜드(Nowakia)’로 불리며, 해마다 전 세계 생물학 분야와 수학 분야의 천재들을 끌어당겨 생명의 기원과 진화, 협력과 이타성의 비밀을 푸는 모험에 동참하고 있다. 면역 체계와 언어, 생태, 문화 등 기존 학문들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연구 영역을 개척하고, 《네이처》와 《사이언스》를 비롯한 세계적인 학술지에 300편 이상의 학술 논문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연구 활동을 이어온 배경에는 협력의 능력을 잘 활용하는 진정한 초협력자 노왁이 있었다. 협력을 탐구하고 협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이 책 또한 협력의 과학에 몸담았던 수많은 선배 학자들과의 공동 작업인 동시에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뉴사이언티스트》에서 과학 전문 기자로 활약했던 과학 저널리스트 로저 하이필드(Roger Highfield)와의 협력의 산물이다.

  일상의 많은 상황들은 협력할 것인가 아닌가의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삶이라는 게임에서 우리는 모두 성공을 향한 투쟁에 내몰린다. 우리 모두는 승자가 되고 싶어 한다. 성공하기 위해 남들보다 앞서 달리고 남들보다 멀리 보기 위해 경쟁자를 도와서는 안 되는 것일까? 노왁은 협력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이 생존을 위한 투쟁에서 성공을 돕는다고 말한다. 협력하고 협력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치명적인 세포 협력의 붕괴인 암을 막을 수 있으며, 무임 승차자나 배신자들을 물리치고 협력자들로 구성된 창의적인 집단을 만들어 성공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해양 자원의 고갈과 지구 온난화 등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하고 인류에게 닥쳐올 재앙을 피해 갈 수 있다. 조커에게 인질이 되었던 고담 시의 시민들과 죄수들이 결국은 어느 한쪽도 상대 배를 폭파시킬 기폭 장치를 누르지 않음으로써 공생할 수 있었던 것처럼 현실 세계의 우리 또한 협력을 통해 모두가 삶의 승리자가 될 수 있다. 최후의 승자는 이기적인 유전자가 아니라 바로 협력하는 우리들이다.


“이기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서로를 짓밟아야만 한다고 묘사되는 현실의 다른 측면에서는 남을 위해 협동하고 자기를 희생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책은 몸속 세포 조직에서부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복잡한 사회가 제대로 유지되고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 심지어는 경쟁 메커니즘이 원활히 작동하기 위해서라도 구성원들 사이에 협력적 행동이 핵심적임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 주고 있으며, 경쟁 속에서 협력적인 자들이 살아남고 번성해 갈 수 있는 메커니즘들을 규명하고 있다. 『초협력자』에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부터 지금까지 협력적 행동의 진화를 둘러싸고 진행되어 온 연구 성과물들이 녹아 들어가 있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은 또 다른 측면에서 수많은 협력의 산물이다.” — 최정규(『이타적 인간의 출현』의 저자, 경제학자)


“이 시대의 가장 창의적인 과학자 마틴 노왁과 최고의 과학 저술가 로저 하이필드가 만들어 낸 이 책은 협력의 신비를 푸는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모조리 바꿔 놓을 것이다.” — 스티븐 스트로가츠(『동시성의 과학 싱크』의 저자, 수학자)


“마틴 노왁은 진화 생물학계 선봉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학자이다. 그가 협력과 이타성을 주제로 수행한 연구들은 오늘날 생물학에서 가장 중요한 업적에 속한다.” — 에드워드 윌슨(『통섭』의 저자, 생물학자)


“마틴 노왁은 협력의 진화, 언어의 진화 연구에 전에 없는 새로운, 그리고 엄밀한 아이디어들을 주입하였다.” — 스티븐 핑커(『빈 서판』의 저자, 심리학자)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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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노왁(Martin A. Nowak)

수학자이자 진화 생물학자이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생화학과 수학을 전공하고, 세계적인 분자 진화 생물학자인 페테르 슈스터(Peter Schuster)와 준종 이론(quasi-species theory)을, 진화 게임 이론의 개척자인 카를 지그문트(Karl Sigmund)와 인간에서의 협력의 진화를 연구하여 1989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게임 이론을 진화 생물학에 적용함으로써 진화 생물학 분야에 탄탄한 수학적 이론의 기초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HIV를 비롯하여 바이러스성 질병과 암, 인간 언어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생물학 전반과 진화 경제학의 발전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옥스퍼드 대학교 수리 생물학 교수를 지냈으며 그 후 프린스턴으로 옮겨 고등 과학원 최초로 이론 생물학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현재 하버드 대학교 생물학과 및 수학과 교수인 동시에 진화 동학 프로그램(Program For Evolutionary Dynamics) 책임자를 맡고 있다. 300편 이상의 학술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그중 40편이 《네이처》에, 15편이 《사이언스》에 게재되었다. 특히 2010년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과 함께 쓴, 진화론의 꽃인 혈연 선택 이론에 반기를 든 논문이 《네이처》 표제 기사로 실리면서 진화 생물학계에 크나큰 논쟁을 불러왔다. 전 세계 생물학 분야와 수학 분야의 천재들이 일명 ‘노왁 랜드(Nowakia)’로 불리는 그의 연구실로 모여들어 수학을 도구로 생명의 기원과 진화, 협력과 이타성의 비밀을 푸는 모험에 동참하고 있다.


로저 하이필드(Roger Highfield)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물리 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ILL(INSTITUT AUELANGEVIN)에서 중성자의 정반사를 연구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뉴사이언티스트》에서 20여 년간 과학 기자로 근무하며 과학계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과 새로운 소식들을 깊이 있게 전하여 영국 언론인 상을 비롯한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영국 국립 과학 박물관과 철도 박물관 등을 포함한 과학 박물관 그룹에서 대외 언론과 홍보 등을 담당하는 책임자로 있는 동시에 텔레비전과 라디오 등 여러 매체에서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세계적인 발생학자 이언 윌머트(Ian Wilmut)와 함께 쓴 『복제양 돌리 그 후』를 포함해 『해리 포터의 과학』, 『예수도 몰랐던 크리스마스의 과학』 등 여러 권의 대중 과학 책을 썼다.


옮긴이 허준석

서울 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진화 게임 이론 및 협력의 진화에 관한 연구로 동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게임 이론’을 전공하기에 앞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해묵은 취미였던 컴퓨터 게임에 관한 책(『재미의 비즈니스』(책세상, 2006))을 한 권 쓰기도 했다. 서울 대학교, 홍익 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콘텐츠 비즈니스를 가르치고 있으며, 현재 모바일 게임의 운영과 관련된 업무에도 참여하고 있다. 인간의 진화를 현실 세계만큼이나 생생하게 관찰하고 연구할 수 있는 분야는 온라인 게임의 가상 세계라는 믿음을 품은 채, 인생의 두 ‘게임’이 불꽃을 일으킬 수 있는 접점을 암중모색 중이다. 번역한 책으로 『이기적 원숭이와 이타적 인간』(이음, 2011)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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