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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꿈틀 곤충 왕국』한영식 소장님과 범박초등학교 친구들의 곤충체험 본문

책 이야기/사이언스 스케치

『꿈틀꿈틀 곤충 왕국』한영식 소장님과 범박초등학교 친구들의 곤충체험

Editor! 2014. 10. 16. 15:32

『꿈틀꿈틀 곤충 왕국』 한영식 소장님과

범박초등학교 친구들의 곤충체험




10월 8일 오전 9시. 평소라면 사무실에 앉아서 컴퓨터 전원을 켜고 업무 준비를 하고 있을 시간이지만 이 날에는 경기도 부천의 범박초등학교 정문 앞에 서서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었습니다. 몇몇 학생들은 지각을 한 듯 헐레벌떡 정문으로 뛰어들어갔고, 아이들을 교실까지 데려다주고 정문을 나오는 어머니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사무실에 있어야할 시간에 야외에 있으니 기분이 묘하고 괜히 들뜨는 기분이었습니다.


곧 곤충 생태 교육 연구소의 한영식 소장님이 도착하고 곤충 체험을 준비하기 위해 차를 타고 산 앞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소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 기다리니 초등학생 아이들이 줄 맞춰 걸어왔습니다. 오늘 곤충체험을 할 범박초등학교 1학년 3반과 4반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1학기에도 한영식 소장님과 곤충체험을 해봐서 그런지 낯가리지 않고 장난을 걸어왔습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소장님의 채를 궁금해하며 사람도 들어갈 수 있냐고 개구지게 묻자, 그에 응해주는 소장님! 늦게 온 아이들까지 다 모인 뒤에 소장님의 설명이 시작되었습니다.




손바닥 크기도 안되는 작은 비닐 속에 곤충을 채집한다는 건데, 나비나 잠자리도 무리 없이 들어간다는 말에 의아했습니다. 한영식 소장님은 그만큼 사람들이 벌레를 크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여 설명해주었습니다. 아이들도 열심히 경청하며 비닐을 나누어 가졌습니다.





동네의 낮은 산이라고 하는데 조금 올라가니 넓은 공터가 보이더라고요. 이곳이 오늘 곤충채집을 할 장소입니다. 이렇게 도심 속에 있는 산들을 도시숲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오늘은 도시숲에서 만나는 가을곤충 체험이 되는 거죠.







아이들이 제각기 움직이며 곤충 잡기에 열을 올립니다. 초등학생 1학년이 저렇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조그마한 손으로 곤충을 겁 없이 덥썩덥썩 잡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무서워서 소리를 지르거나 머뭇거리다 곤충을 놓쳐버리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곤충을 잘 못 잡는 아이들에게 다른 아이가 자신의 곤충들을 나누어주더라고요. 작은 곤충만이 아니라 메뚜기류나 나비, 잠자리 같은 커다란 곤충들도요. 자신이 더 많은 곤충을 가지고 싶을테고, 특히 큰 곤충이라면 욕심이 날법도 한데 아이들은 '나는 곤충을 잘 잡으니 곤충을 못 잡는 아이들을 돕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자연 속에서 체험 활동을 하면서 상대방은 나의 경쟁자가 아니라 서로 도우며 나가야하는 친구라는 여유로운 마음이 길러진 건 아닌가 싶습니다.






한영식 소장님도 채로 곤충을 잡아서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고 그렇게 서로 도우며 곤충을 잡다보니 곤충을 한 마리도 못 잡는 아이는 한 명도 없더라고요. 중간중간 아이들이 잡은 곤충들을 보니 잠자리, 나비부터 작은 무당벌레나 짝짓기를 하다가 봉변을 당한 방아깨비까지 보이네요. 그 외에 비닐에 넣어도 자세히 봐야 겨우 보이는 작은 곤충부터 흔히 돈벌레라고 부르는 그리마까지. 가지각색의 곤충들이 있었습니다.






때 아닌 한영식 소장님의 사인회? 는 아니죠. 어느 정도 곤충이 모이자 한영식 선생님이 아이들이 가지고 오는 곤충을 담은 비닐에 곤충의 이름을 적어주었습니다. 익숙한 곤충들부터 낯선 곤충의 이름까지. 한영식 소장님이 곤충에 대한 설명이나 모양의 특징을 이야기해주니 아이들이 엄청나게 집중해서 듣더라고요. 자신이 잡은 곤충이기 때문에 더욱 눈빛이 초롱초롱한 듯 합니다.





저도 다니면서 몇 가지 곤충들을 찾아 찍어보았는데, 보이시나요?




30분이 조금 넘게 곤충들을 잡은 뒤, 정자가 있는 쉼터로 장소를 이동했습니다.





그곳에서 자율적으로 친구들과 조를 이루어 자신들이 잡은 곤충들을 서로 바꿔보며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생님들도 그 어떤 설명도 없이 아이들이 돋보기로 자유롭게 곤충의 생김새를 관찰하였습니다. 친구들의 곤충도 서로 돌려보고 서로 곤충의 생김새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면서 스스로 배워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한영식 소장님이 잡아온 곤충들을 가지고 곤충의 특징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잠자리는 잡는 힘이 세서 무엇이든 들어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얇은 나뭇잎도 발에 달린 갈퀴를 걸어서 잡아올리고 자기 몸보다 훨씬 무거운 돌도 들어올립니다. 아이들의 얼굴에도 잠자리를 붙여보며 피부로 곤충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이 살아있죠? 그 중 용감한 여자아이는 입술에도 잠자리를 올려놓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잡힌 곤충인 메뚜기류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메뚜기는 방아깨비부터 여치, 팥중이, 섬서구 등 다양한 곤충들이 잡혀왔는데요. 제 아무리 멀리뛰기 선수들이라도 날렵한 아이들에게는 속수무책이었나 봅니다. 덕분에 아이들은 다양한 메뚜기 종류의 곤충들을 직접 관찰하는 좋은 시간을 가졌네요.




중간에 비닐이 답답했는지 밖으로 나와서 시원하게 날개짓을 하는 노린재입니다. 노린재는 흔히 방구벌레로 더 많이 알고 있죠. 방구벌레는 종류에 따라 뀌는 방구 냄새도 다르다고 합니다. 지금 날개짓을 하고 있는 노린재는 진한 풀냄새가 나네요.




설명 중간에 나무에서 떨어진 무당거미도 직접 손에 올려보며 부들부들한 촉감을 느껴보았습니다. 처음엔 손에 커다란 거미를 올린다는 게 무서워 뒷걸음질 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막상 손바닥에 올려놓고보니 벌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진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모든 체험이 다 끝난 다음에는 잡은 벌레는 수풀 쪽으로 가서 모두 풀어주었습니다. 작은 곤충들이지만 그들도 움직이는 생명체라는 것을 깨닫고 작은 생명도 소중히 다뤄야한다는 것도 한 차례 배우고 갔을 듯 합니다.




이번 체험을 진행한 곤충 생태 교육 연구소의 한영식 소장님은 최신간인 『꿈틀꿈틀 곤충 왕국』과 더불어 『반딧불이 통신』, 『딱정벌레 왕국의 여행자』  저자입니다. 『꿈틀꿈틀 곤충 왕국』은 곤충에 대해 어린아이들이 읽어도 될 정도로 쉽고 재미있게 쓴 책으로 곤충도감과 달리, 자연 속에서 정말 곤충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합니다. 단풍놀이를 가기 전에 『꿈틀꿈틀 곤충 왕국』 읽고 가면 더욱 많은 가을 정취를 느끼다 올 수 있을 겁니다. ^^


* 네이버에 '한영식'을 검색하면 한영식 소장님의 다양한 곤충체험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꿈틀꿈틀 곤충 왕국』 도서 정보 ▶ http://sciencebooks.tistory.com/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