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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 ② 그래도 지구는 돈다 본문

완결된 연재/(完) 고전 맛보기

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 ② 그래도 지구는 돈다

Editor! 2016. 4. 27. 09:54

「과학 고전 맛보기」는 근대 과학의 아버지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년)의 『대화』와 『새로운 두 과학』 일부를 소개하는 연재물입니다. 『대화』는 천동설과 지동설의 치열했던 지적 논쟁을 다룬 책으로 천문 우주 과학의 문을 열어젖힌 갈릴레오의 위대한 유산입니다. 『새로운 두 과학』은 갈릴레오가 젊은 시절부터 연구했던 물체의 운동 법칙을 집대성한 책으로 실험 물리학과 과학적 방법론의 초석을 세웠습니다.

그 첫 번째 책 『대화』는 1632년 출간 당시 초판이 모두 팔리며 지동설 확산의 기폭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1633년의 그 유명한 갈릴레오 종교 재판의 단초가 되었는데요. 갈릴레오는 개성 있는 세 인물의 대화 형식으로 당대 최신 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어, 과학 고전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날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과학 고전 맛보기」는 매주 수요일 총 6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입니다. 근대의 여명을 밝히고 새로운 과학의 탄생을 이끈 갈릴레오의 뛰어난 설명력과 탁월한 통찰력을 음미하면서, 고전의 매력에 빠져 보세요.


등장인물

사그레도  교양 있는 중립적인 시민

살비아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지지자, 갈릴레오의 분신

심플리치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 및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 지지자



<과학 고전 맛보기> 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 

② 그래도 지구는 돈다


살비아티 모든 행성들이 해를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지만, 지구는 그들과 달리 혼자서 움직이는 게 아니다. 달과 더불어, 그리고 지구 원소들의 천구와 더불어, 해를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달은 지구를 중심으로 1개월에 한 바퀴씩 돌고 있다.

이것에 대해 생각해 보면, 코페르니쿠스의 통찰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네. 오늘날 그가 살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구만이 예외적으로 달과 더불어 움직여서 이상했는데, 목성이 그것을 해소해 주고 있네. 목성은 12년에 한 바퀴씩 해를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는데, 마치 지구처럼 동행을 거느리고 있네. 1개가 아니라, 자그마치 4개의 달을 거느리고 움직이고 있어. 4개 위성의 궤도 안에 놓이는 모든 것들도 같이 움직이고 있겠지.

사그레도 목성에 딸린 네 행성들을 ‘달’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살비아티 목성에 사는 사람들이 보면, 그것들은 ‘달’이지. 그들 스스로는 빛을 못 내지만, 햇빛을 받아 반사하기 때문에 보여. 그들이 목성 그림자의 원뿔 속에 들어가면 식이 되어 보이지 않게 된다는 사실로부터, 이것을 알 수 있네. 그들의 표면 중에 해를 향하고 있는 반구만이 밝게 빛나기 때문에, 우리처럼 그들의 궤도에서 멀리 떨어져서, 해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보면, 늘 전체가 밝게 빛나지만, 목성에 사는 사람들이 보면, 그들이 궤도의 가장 높은 지점에 있을 때에만 전체가 밝게 보여. 궤도의 가장 낮은 지점에 있을 때, 즉 목성과 해 사이에 놓여 있을 때는, 목성에 서 보면, 초승달처럼 가늘게 보여. 지구에 사는 우리가 달을 보면, 그 모습이 바뀌는 것처럼, 목성에 사는 사람들이 그것들을 보면, 모습이 그와 똑같이 바뀌고 있네.

이 세 가지 사항들이 처음에 언뜻 보았을 때는 코페르니쿠스의 이론과 어긋나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이것들이 그의 이론과 기가 막힐 정도로 잘 맞아떨어지고 있네. 이것들을 보면, 행성들이 공전할 때 그 중심은 지구가 아니라 해일 가능성이 훨씬 더 큼을, 심플리치오도 알 수 있을 걸세. 해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음이 의심할 여지가 없는 물체들 사이에, 이제 지구가 놓이게 되었네. 수성, 금성의 위에, 화성, 목성, 토성의 아래에 놓이게 되었어. 그러니 지구도 해를 따라 도는 게 더 그럴듯하지. 어쩌면 꼭 그래야 하지 않겠는가?


목성과 그 위성 중 하나인 이오 ⓒNASA/JPL/University of Arizona


심플리치오 이런 일들은 너무 엄청나고 똑똑히 보이니까, 프톨레마이오스와 그의 추종자들이 몰랐을 리가 없네. 그들이 이 일들을 알았다면, 관측했을 때 이렇게 보이는 까닭을 설명해 놓았을 걸세. 이것과 일치하는 그럴 법한 이유를 대 놓았을 걸세.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프톨레마이오스의 이론을 지지해 오지 않았던가?

살비아티 자네 말이 맞기는 맞지만, 순수한 천문학자들은 천체들의 관측 모습을 설명하는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 고작임을 알아야 하네. 별들의 움직임과 이런 현상들을 설명하려면, 원을 이렇게 저렇게 얼기설기 배치해 구조를 만들어서, 그것에 따라 계산한 움직임이 이런 관측 결과와 일치하면 그만이지. 이상한 모습들이 나타나면, 다른 관점에서 보면 문제가 되지만, 그들은 신경 쓰지 않네.

코페르니쿠스도 처음에 연구할 때는 프톨레마이오스의 가설들을 바탕으로 천문학 이론들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네. 이론을 갖고 계산한 것과 실제로 관측한 것이 서로 일치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행성들이 움직이는 방식을 뜯어 고쳐 보았지.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행성들 하나하나를 따로따로 고쳐 놓아야 했어. 각각을 고친 다음에 합쳐서 전체를 만들어 놓고 보면, 각 부분들이 조화를 이루지 않으니, 전체적으로 보면, 키메라와 같은 괴물이 되어 버려. 천문학자들이 단순히 결과만 계산하려 한다면, 이런 모습에 만족할 수 있지만, 천문학자가 과학자라면, 이런 것에 만족해서 다리를 쭉 뻗고 잘 수는 없네.

천체들의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근본적으로 거짓인 가설들을 바탕으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올바른 가설들을 바탕으로 설명하는 게 훨씬 더 좋음을, 코페르니쿠스는 잘 알고 있었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톨레마이오스의 체계를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코페르니쿠스는 옛날 유명한 사람들 중에 혹시 우주에 다른 어떤 구조를 부여한 사람은 없었는지 열심히 찾아보았네. 피타고라스 학파 사람들 중에 누군가가 매일 한 바퀴씩 도는 우주의 운동을 지구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설명해 놓은 것을 알게 되었지. 1년에 한 바퀴씩 도는 운동을 그렇게 설명한 사람들도 있었고.

코페르니쿠스는 이 두 가설을 받아들이면, 행성들의 움직임과 특이한 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는지 따져 보았네. 행성들의 움직임은 그가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그랬더니 전체 구조와 각 부분들이 간단명료하게 조화를 이루었어. 그래서 그는 이 새로운 구조를 받아들였고, 그제야 비로소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었네.

심플리치오 프톨레마이오스의 이론으로 설명하려면 매우 이상하게 되지만,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쓰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들은 무엇인가?


(이미지 출처: 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 이무현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6)


살비아티 프톨레마이오스의 이론은 병에 걸려 있네. 치료약은 바로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일세. 자연스럽게 원운동을 하는 물체가 자신의 중점에 대해서 불규칙하게 움직이면서, 다른 어떤 점에 대해서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매우 이상하다고, 모든 학파의 철학자들이 주장하고 있지?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 체계는 불규칙한 운동들로 구성되어 있네. 반면에 코페르니쿠스의 체계에 따르면, 모든 운동은 자신의 중점에 대해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프톨레마이오스의 이론에 따르자면, 모든 천체들에게 반대되는 운동을 부여해 주어야 하네. 모든 물체들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면서, 동시에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여야 해. 그러나 코페르니쿠스 이론에 따르면, 모든 물체들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한 방향으로만 돌고 있네.

행성들의 겉보기 운동은 어떠한가? 하도 불규칙하게 움직여서, 어떤 경우는 빨리 움직이고, 어떤 경우는 느리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어떤 경우는 완전히 멈췄다가, 오히려 뒤쪽으로 상당한 거리를 움직이기도 하잖아?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프톨레마이오스는 굉장히 큰 주전원들을 도입했네. 행성들 하나하나에 맞추어 이런 원을 부여한 다음에 여러 불규칙한 운동들에게 제각각 규칙을 주었어. 이런 것들은 다 쓸데없네. 지구가 단순하게 움직이기만 하면 돼.

프톨레마이오스의 체계에 따르면, 모든 행성들은 나름대로의 궤도가 있네. 하나하나 층층이 있으며, 화성은 해의 위에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성은 가끔 훨씬 아래쪽으로 내려와서, 해의 궤도의 안으로 들어와야만 해. 이렇게 아래로 내려와서, 해보다 더 가까이에 놓였다가, 얼마 후에는 해보다 훨씬 더 위에 놓이도록 솟아올라야 하거든.

심플리치오,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 것 같은가? 이것을 비롯한 여러 이상한 일들은, 지구가 공전한다고 하면 말끔히 사라져. 

이것 못지않게 놀라운 현상이 있네. 우리의 절친한 동료이자 린체이 학회의 회원인 학자가 해의 검은 점을 처음 발견해 관찰했네. 그가 이것을 처음 발견한 것은 1610년이지. 처음에 그는 해가 자전을 할 때 그 축이 황도면과 수직이 된다고 판단했어. 검은 점들의 움직임을 관찰해 보면, 마치 황도면과 나란한 직선을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았기 때문이지.

몇 년이 지난 뒤, 셀바 언덕에 있는 내 별장에서 그가 나와 같이 지낸 일이 있었네. 그 지역은 하늘이 특히 맑고 고요했어. 그것에 이끌려 관찰을 다시 시작했는데, 아주 크고 진한 검은 점을 하나 발견했지. 그는 내 부탁을 받고, 그 점을 끝까지 관찰하기로 결심했네. 매일 해가 자오선에 놓였을 때, 그 점의 위치를 조심스럽게 기록해 놓았지. 

우리는 그 흑점이 움직이는 궤적이 직선이 아니고, 약간 굽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네. 때때로 관측을 해 보았는데, 다른 흑점들도 곡선을 그리며 움직이고 있었네. 이런 변화는 지구가 공전을 하고, 해는 황도의 가운데에 놓여 있으면서, 황도면과 수직이 아니고 약간 기운 축을 따라 자전을 할 때 생기지.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년)

릴레오는 근대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자연 철학자이다. 그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대공국의 피사에서 태어나 1581년에 피사 대학교 의학부에 입학했으나 중퇴하고 수학을 공부했다. 이후 갈릴레오는 실력을 인정받아 1589년에 피사 대학교 교수가 되었지만, 과거의 학설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학교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1592년에 파도바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1609년에 망원경을 이용해 최초로 천체를 관측한 후 그 놀라운 발견들을 책으로 펴내 유럽 최고의 유명 과학자가 되었으며, 1610년에 토스카나 대공의 제일 수학자로 취임했다. 한편 1612년부터 태양 중심 이론에 대한 반대가 거론되기 시작했는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1632년에 펴낸 『대화』가 문제가 되어 그해에 종교 재판에 회부되었다. 종교 재판에서 갈릴레오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부정하고 참회해야 했고, 이후 피렌체 근교에 있는 가택에 연금된 채 여생을 마쳤다. 이 때문에 갈릴레오는 교회에 맞선 대표적인 과학의 순교자로 묘사되기도 한다.

갈릴레오는 과학 전반에 광범위한 업적을 남겼다. 그는 뛰어난 성능의 망원경을 제작, 천체들을 관측하여 목성의 위성, 해왕성을 발견하는 등 천문학을 혁명적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정교하게 설계된 실험과 관측을 통해 관성의 법칙, 자유 낙하의 법칙 등의 초안이 될 만한 의미 있는 결과들을 도출했다. 또한 갈릴레오는 왕성한 연구 활동을 토대로 많은 책을 발표했다. 주요 저서로는 『별들의 소식(Sidereus Nuncius)』, 『해의 검은 점에 대해서 마르크 벨저에게 보내는 편지(Istoria e Dimostrazione intorno alle Macchie Solari e Loro Accidenti Comprese in Tre Lettere Scritte all'illustrissimo Signor Marco Velseri)』, 『시금저울(Il Saggiatore)』, 『대화(Dialogo)』, 『새로운 두 과학(Due nuove scienze)』 등이 있다.


※ 매주 수요일(4.20~5.25) 연재되는 「과학 고전 맛보기」 는 다음과 같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1. [『대화』편] ①지구의 자전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가기]

2. [『대화』편] ②그래도 지구는 돈다!

3. [『대화』편] ③밀물과 썰물을 관성의 법칙과 지구의 운동으로 설명하라

4. [『새로운 두 과학』편] ④원자론과 무한수를 넘나드는 갈릴레오의 통찰

5. [『새로운 두 과학』편] ⑤아리스토텔레스와 정면 승부! 물체의 낙하 운동을 논하다!

6. [『새로운 두 과학』편] ⑥작은 고추가 맵다! 물체의 크기와 강도에 대하여


[관련 도서]

※ 책 제목을 클릭하면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대화』

『새로운 두 과학』

『갈릴레오』

『빅뱅 스쿨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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