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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 갈릴레이 『새로운 두 과학』 ⑤ 아리스토텔레스와 정면 승부! 물체의 낙하 운동을 논하다! 본문

완결된 연재/(完) 고전 맛보기

갈릴레오 갈릴레이 『새로운 두 과학』 ⑤ 아리스토텔레스와 정면 승부! 물체의 낙하 운동을 논하다!

Editor! 2016. 5. 18. 10:26

「과학 고전 맛보기」는 근대 과학의 아버지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년)의 『대화』와 『새로운 두 과학』 일부를 소개하는 연재물입니다. 『대화』는 천동설과 지동설의 치열했던 지적 논쟁을 다룬 책으로 천문 우주 과학의 문을 열어젖힌 갈릴레오의 위대한 유산입니다. 『새로운 두 과학』은 갈릴레오가 젊은 시절부터 연구했던 물체의 운동 법칙을 집대성한 책으로 실험 물리학과 과학적 방법론의 초석을 세웠습니다.

그 두 번째 책 『새로운 두 과학』는 1638년에 가톨릭 교회의 검열을 피해 네덜란드에서 출간되었는데요. 갈릴레오는 『대화』 출간 이후 종교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자택에 연금된 채 눈이 멀어가는 와중에 이 책을 완성했습니다. 『새로운 두 과학』은 『대화』 와 마찬가지로  개성 있는 세 인물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물체의 강도와 운동에 대한 당대 최신 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어, 과학 고전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날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과학 고전 맛보기」는 매주 수요일 총 6회에 걸쳐 진행되고 있습니다. 근대의 여명을 밝히고 새로운 과학의 탄생을 이끈 갈릴레오의 뛰어난 설명력과 탁월한 통찰력을 음미하면서, 고전의 매력에 빠져 보세요.


등장인물

사그레도  교양 있는 중립적인 시민

살비아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지지자, 갈릴레오의 분신

심플리치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 및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 지지자



<과학 고전 맛보기> 갈릴레오 갈릴레이 『새로운 두 과학』 

⑤ 아리스토텔레스와 정면 승부! 물체의 낙하 운동을 논하다!


사그레도 물체의 투과성을 부정하는 것은, 나도 소요학파 철학자들에 동의하네. 진공에 대해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완강하게 부인한 논리와, 자네가 그에 대해 논박하는 것을 듣고 싶군. 먼저 아리스토텔레스가 진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증명한 것을 심플리치오가 보여 주게. 그다음, 살비아티 자네가 그것을 논박해 보게.

심플리치오 내가 기억하기로, 아주 옛날 사람들은 물체가 움직이려면 진공이 있어야 하고, 진공이 없다면 물체가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생각을 통렬하게 공격했지. 오히려 그는, 이런 생각과 반대로, 물체의 운동 현상 때문에 진공이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없음을 증명했네. 그의 논리 전개는 다음 둘로 나눌 수 있지. 하나는 무게가 다른 물체들이 같은 매질 속을 지날 때를 생각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물체가 다른 두 매질 속을 지날 때를 생각한 것이지.

첫째 사항으로, 무게가 다른 두 물체가 같은 매질 속에서 움직일 때, 그들의 속력은 무게에 비례한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가정했네. 예를 들어 어떤 물체가 다른 물체보다 열 배 무겁다면, 이 물체는 다른 물체보다 열 배 빨리 움직인다. 

둘째 사항으로, 한 물체가 다른 두 매질을 지날 때, 그 속력은 매질의 밀도에 역으로 비례한다고 가정했네. 예를 들어 물의 밀도가 공기 밀도의 열 배라면, 물체는 공기 속에서 움직이는 것이 물속에서 움직이는 것에 비해 열 배 빠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이 두 번째 법칙 때문에 진공은 존재할 수 없다. 다른 어떠한 매질과 비교하더라도, 진공은 엷은 정도가 무한대이다. 따라서 어떤 물체가 움직이다가 진공인 부분을 지나게 되면, 속력이 무한대가 되어 순식간에 지나가야 한다. 하지만 순식간에 움직여 지나가는 일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물체의 운동 현상 때문에, 진공이란 존재할 수 없다.

살비아티 그의 논리는 특정한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는군. 즉 물체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진공의 존재가 꼭 필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논박하기 위한 것일세. 그의 논리가 옳다고 치자. 그리고 진공 속에서는 물체가 아예 움직이지 못한다고 해 보자. 이렇게 운동과 관계없이 그냥 진공이 존재한다고 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와 어긋나지 않지?

하지만 옛날 사람들이 그의 공격에 어떻게 대응했을지, 또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가 과연 옳은 것인지 알려면, 그의 가정들을 정면으로 공격할 필요가 있네. 우선 첫째 가정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실제로 작은 돌 하나와 그보다 열 배 무거운 돌을 100큐빗 정도 높이에서 떨어뜨리면, 열 배 무거운 돌이 땅에 떨어졌을 때, 가벼운 돌은 10큐빗 정도밖에 안 떨어졌을까? 아리스토텔레스가 과연 실제로 이런 실험을 했을까?



심플리치오 그가 쓴 책을 읽어 보면, 실제로 실험을 한 것 같아. “무거운 … 을 볼 수 있다.”라고 쓰여 있으니, 그가 실제로 실험을 했을 것 같아.

사그레도 심플리치오, 나는 직접 실험을 해 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네. 100파운드나 200파운드 정도 나가는 포탄을 0.5파운드밖에 안 되는 조그마한 탄환과 같이 200큐빗 정도 높이에서 떨어뜨렸더니, 이 둘이 땅에 떨어졌을 때 차이는 겨우 한 뼘 정도에 불과했어.

살비아티 실험을 하지 않고도 알 수 있어.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두 물체가 같은 물질로 만들어졌고, 무게가 다르다고 해 보자. 그러면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보다 빨리 떨어지지 않음을, 간단한 논리로 명백하게 보일 수 있네.

먼저 심플리치오에게 묻겠는데, 떨어지는 물체는 자연 법칙에 따라서 어떤 일정한 속력을 가진다고 생각하는가? 그러니까 힘을 가해 주거나 또는 다른 어떤 저항을 주면 바뀌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늘 일정한 어떤 속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심플리치오 그럼, 그건 의심할 여지가 없네. 한 물체가 어떤 매질 속을 움직일 때, 그 속력은 자연 법칙에 따라서 일정하게 정해진다. 우리가 그 물체에다 힘을 가하거나, 또는 어떤 저항력이 그 물체를 늦추지 않는 한, 그 속력은 불변이네.

살비아티 그렇다면 자연에 따라서 정해진 속력이 다른 두 물체가 있다고 하세. 이 둘을 서로 묶으면, 느린 것은 빠른 것의 속력을 늦출 것이고, 빠른 것은 느린 것의 속력을 증가시키겠군. 내 생각에 동의하는가?

심플리치오 그럼, 그렇게 됨이 의심할 여지가 없네.

살비아티 그러나 만약에 그렇다면, 예를 들어 큰 돌이 움직이는 속력이 8이라 하고, 작은 돌이 움직이는 속력이 4라고 하세. 이 둘을 묶으면 전체의 속력이 8보다 느리게 되겠지. 하지만 두 돌을 합쳤으니, 속력 8로 움직이던 돌보다 더 무거운 돌이 되었잖아? 그러니까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보다 더 느리게 움직이는군. 자네 의견과 모순이잖아? 자네 말마따나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보다 더 빨리 움직인다면,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보다 더 느리게 움직인다는 결론이 나오는군.

심플리치오 정말 이상하네. 작은 돌을 큰 돌에다 묶었으니 무게가 더해지지. 그러면 속력이 증가해야 할 텐데. 설령 증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속력이 줄어들 리는 절대 없는데.

살비아티 심플리치오, 자네는 또 다른 착각을 하고 있어. 이 둘을 묶어도, 작은 돌의 무게가 큰 돌의 무게에 더해지지가 않네.

심플리치오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네.

살비아티 자네는 지금 착각에 빠져서 고심하고 있는 것일세. 내가 그걸 설명해 주면 이해하게 될 거야. 우선, 무거운 물체가 가만히 있는 것과 움직이는 것을 구별할 필요가 있네. 무거운 돌을 저울에 올려놓은 다음, 거기에다 다른 돌을 더하면, 무게가 그만큼 늘지. 돌 아니라 새끼줄을 한발 더해도 무게가 6~10온스는 늘 거야. 하지만 새끼줄로 돌을 묶은 다음, 이것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그 새끼줄이 돌에 무게를 더해서 더 빨리 떨어지도록 할 것 같은가? 아니면 위로 향하는 저항력이 생겨서 그 속력이 느려질 것 같은가?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있으면, 짐이 내리누르는 힘을 느낄 수 있네. 하지만 짐과 똑같은 속력으로 떨어지면, 그 짐이 어깨를 누를 수가 있겠는가? 이건 마치 창으로 어떤 사람을 찌르려고 덤비는데, 그 사람이 창과 같은 속력으로, 또는 더 빠른 속력으로 도망갈 때와 같은 이치가 아닌가? 그러니까 물체가 자유롭게 떨어질 때는 작은 돌이 큰 돌을 내리누르지 않네. 정지해 있을 때와는 달라서, 이때는 무게를 더하지 않는 것일세.



심플리치오 그렇지만 큰 돌을 작은 돌 위에 올리면 어떻게 되는가?

살비아티 만약에 큰 돌이 더 빨리 움직인다면 무게가 늘게 되지. 하지만 작은 돌이 더 느리게 움직인다면, 이것이 큰 돌의 속력을 늦춰서, 이 둘을 묶은 것이 큰 돌보다 더 무겁지만 더 느리게 움직여서 모순이 생긴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큰 물체든 작은 물체든, 그들이 비중(표준 물질에 대한 어떤 물질의 밀도의 비 — 옮긴이)이 같다면, 같은 속력으로 움직인다네.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년)

릴레오는 근대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자연 철학자이다. 그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대공국의 피사에서 태어나 1581년에 피사 대학교 의학부에 입학했으나 중퇴하고 수학을 공부했다. 이후 갈릴레오는 실력을 인정받아 1589년에 피사 대학교 교수가 되었지만, 과거의 학설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학교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1592년에 파도바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1609년에 망원경을 이용해 최초로 천체를 관측한 후 그 놀라운 발견들을 책으로 펴내 유럽 최고의 유명 과학자가 되었으며, 1610년에 토스카나 대공의 제일 수학자로 취임했다. 한편 1612년부터 태양 중심 이론에 대한 반대가 거론되기 시작했는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1632년에 펴낸 『대화』가 문제가 되어 그해에 종교 재판에 회부되었다. 종교 재판에서 갈릴레오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부정하고 참회해야 했고, 이후 피렌체 근교에 있는 가택에 연금된 채 여생을 마쳤다. 이 때문에 갈릴레오는 교회에 맞선 대표적인 과학의 순교자로 묘사되기도 한다.

갈릴레오는 과학 전반에 광범위한 업적을 남겼다. 그는 뛰어난 성능의 망원경을 제작, 천체들을 관측하여 목성의 위성, 해왕성을 발견하는 등 천문학을 혁명적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정교하게 설계된 실험과 관측을 통해 관성의 법칙, 자유 낙하의 법칙 등의 초안이 될 만한 의미 있는 결과들을 도출했다. 또한 갈릴레오는 왕성한 연구 활동을 토대로 많은 책을 발표했다. 주요 저서로는 『별들의 소식(Sidereus Nuncius)』, 『해의 검은 점에 대해서 마르크 벨저에게 보내는 편지(Istoria e Dimostrazione intorno alle Macchie Solari e Loro Accidenti Comprese in Tre Lettere Scritte all'illustrissimo Signor Marco Velseri)』, 『시금저울(Il Saggiatore)』, 『대화(Dialogo)』, 『새로운 두 과학(Due nuove scienze)』 등이 있다.


※ 매주 수요일(4.20~5.25) 연재되는 「과학 고전 맛보기」 는 다음과 같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1. [『대화』편] ①지구의 자전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가기]

2. [『대화』편] ②그래도 지구는 돈다! [바로가기]

3. [『대화』편] ③밀물과 썰물을 관성의 법칙과 지구의 운동으로 설명하라 [바로가기]

4. [『새로운 두 과학』편] ④원자론과 무한수를 넘나드는 갈릴레오의 통찰 [바로가기]

5. [『새로운 두 과학』편] ⑤아리스토텔레스와 정면 승부! 물체의 낙하 운동을 논하다!

6. [『새로운 두 과학』편] ⑥작은 고추가 맵다! 물체의 크기와 강도에 대하여


[관련 도서]

※ 책 제목을 클릭하면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대화』

『새로운 두 과학』


『갈릴레오』

『빅뱅 스쿨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