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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 갈릴레이 『새로운 두 과학』 ⑥ 작은 고추가 맵다! 물체의 크기와 강도에 대하여 본문

완결된 연재/(完) 고전 맛보기

갈릴레오 갈릴레이 『새로운 두 과학』 ⑥ 작은 고추가 맵다! 물체의 크기와 강도에 대하여

Editor! 2016.05.25 09:25

「과학 고전 맛보기」는 근대 과학의 아버지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년)의 『대화』와 『새로운 두 과학』 일부를 소개하는 연재물입니다. 『대화』는 천동설과 지동설의 치열했던 지적 논쟁을 다룬 책으로 천문 우주 과학의 문을 열어젖힌 갈릴레오의 위대한 유산입니다. 『새로운 두 과학』은 갈릴레오가 젊은 시절부터 연구했던 물체의 운동 법칙을 집대성한 책으로 실험 물리학과 과학적 방법론의 초석을 세웠습니다.

그 두 번째 책 『새로운 두 과학』는 1638년에 가톨릭 교회의 검열을 피해 네덜란드에서 출간되었는데요. 물체의 강도와 운동에 대한 당대 최신 이론을 세 인물의 대화 형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어, 과학 고전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날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근대의 여명을 밝히고 새로운 과학의 탄생을 이끈 갈릴레오의 뛰어난 설명력과 탁월한 통찰력을 음미하면서, 고전의 매력에 빠져 보세요.

(이번 연재를 마지막으로 지난 한 달 간 이어진 「과학 고전 맛보기」는 종료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곧 이어지는 「사이언스북톡: 갈릴레오 『대화』 편」도 기대해 주세요!)


등장인물

사그레도  교양 있는 중립적인 시민

살비아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지지자, 갈릴레오의 분신

심플리치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 및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 지지자



<과학 고전 맛보기> 갈릴레오 갈릴레이 『새로운 두 과학』 

⑥ 작은 고추가 맵다! 물체의 크기와 강도에 대하여


사그레도 역학에서의 모든 추론은 기하학에 바탕을 두고 있지. 기하학에서 크기는 중요하지 않아. 원이나 삼각형, 원기둥, 원뿔 또는 어떠한 도형이든 크기가 커지더라도 작은 경우와 비교해 성질이 바뀌지는 않아. 그러니 커다란 기계를 만들 때, 각각의 부분 간의 비율을 작은 기계인 경우와 똑같이 만들면, 그리고 작은 기계가 원래의 목적에 맞도록 충분히 튼튼하다면, 큰 기계가 그런 일을 할 때 그에 따른 충격이나 파괴력을 못 견딜 이유가 없지.

살비아티 사그레도, 자네가 품고 있는 생각을 바꿔야 할 걸세. 역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기계나 건축물들을 똑같은 재료로, 각 부분들의 비율이 똑같도록 만든다면, 그것들은 동등한 정도로, 아니 그 크기에 비례해서 외부의 충격과 압력에 버티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 왔지? 그러나 큰 기계는 작은 기계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더 약함을 내가 기하학적으로 증명하겠네. 그리고 인공적으로 만든 기계나 구조물뿐만 아니라 자연적으로 생겨난 구조물도 한계가 있네. 재료가 똑같고 비율이 똑같다면, 인공적이든 자연적이든, 뛰어넘지 못하는 어떤 한계가 있어.

사그레도 머리가 어지럽네. 마치 번쩍이는 번갯불에 먹구름이 갈라지듯, 내 머리가 혼란스러워. 멀리서 낯설고 이상한 빛이 갑자기 나를 비추니, 내 마음은 순식간에 혼동 속으로 빠져들고, 채 다듬어지지 않은 이상한 공상들이 뒤섞이는군.

자네 말에 따르면, 같은 재료로 크기는 다르되 생김새는 똑같은 두 구조물을 만들면, 그게 크기 비율에 따라 강해지는 것이 아니겠군. 만약 자네 말이 맞다면, 같은 나무로 된 두 기둥이 크기가 다르다면, 그들의 강도나 힘이 비례하는 것은 불가능하겠군.

살비아티 사그레도, 바로 그거야. 우리가 같은 개념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서 나무 장대를 예로 들겠네. 어떤 길이와 굵기의 나무 장대를 벽에 직각으로, 그러니까 수평으로 끼웠다고 생각해 보세. 이 나무 장대의 길이는 자기 자신의 무게만 간신히 지탱하는 최대 길이라고 하세. 즉 그 길이가 머리카락 굵기만이라도 늘어나면, 이 장대는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부러지고 만다고 하세. 그러면 장대의 이 길이는 오직 생김새에 따라서 결정되네. 예를 들어 이 장대의 길이가 굵기의 백 배라고 하세. 이것 이외의 다른 장대는 길이가 굵기의 꼭 백 배이면서 자신의 무게만 간신히 지탱하는 것이 없네. 더 큰 장대들은 자신의 무게도 못 견뎌서 부러지고, 더 작은 장대들은 자신의 무게뿐만 아니라 다른 것을 조금 올려놓아도 버틸 만큼 튼튼하지. 여기서는 자신의 무게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다른 실험을 해도 마찬가지야. 각목이 자신과 똑같은 각목 10개를 버틸 수 있다고 하세. 그러면 같은 비율로 된 들보는 들보 10개의 무게를 버틸 수 없네.



사그레도와 심플리치오, 생각해 보게. 올바른 결론들이 처음 언뜻 보기에는 불가능해 보였지만, 한 걸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자, 그것들을 감싸고 있던 외투를 벗어 버리고, 적나라하고 간단하게 그 비밀을 드러내는 일들을. 말은 한 길 언덕에서 떨어지면 뼈가 부러지지. 하지만 개는 같은 높이에서 떨어져도 끄떡없지. 고양이는 두 배, 세 배 높이에서 떨어져도 멀쩡하지. 메뚜기는 높은 탑에서 떨어져도 끄떡없고, 개미는 달에서 지구로 떨어진대도 다치지 않을 거야. 어린애들은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다치지 않는데, 어른들은 같은 높이에서 떨어지면 다리가 부러지거나 머리가 깨지곤 하지?

조그마한 동물들이 비율로 따졌을 때 큰 동물들보다 훨씬 힘이 센 것처럼, 나무나 풀도 작은 것들이 큰 것에 비해 더 잘 버티고 서지. 자네 둘 다 알고 있겠지만, 200큐빗 높이의 참나무는 그 가지가 보통 크기의 참나무들처럼 그런 비율로 퍼지면, 그 무게를 버틸 수가 없네. 그리고 자연은 보통 말의 스무 배 크기인 말을 만들 수 없네. 또는 보통 사람보다 키가 열 배인 거인은 있을 수가 없어. 기적이 일어나서, 몸의 각 구성 부분의 비율이 확 달라진다면 혹시 모를까. 그런 거인은 보통 사람에 비해 뼈의 비율이 훨씬 더 커져야지.

이와 비슷하게, 사람들은 흔히 기계가 크든 작든 마찬가지로 작동하고 튼튼한 정도가 같을 거라고 믿는데, 이건 명백히 잘못이야. 예를 들어 조그마한 탑이나 기둥 따위의 구조물은 약간 더 늘이거나 높여도 깨질 염려가 없어. 하지만 매우 큰 것들은 충격을 약간만 가해도 부서지지. 자신의 무게를 못 이겨서 부서지기도 해.

(중략) 이제까지 증명한 것을 보면, 어떤 구조물을 매우 크게 만드는 것은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불가능함을 쉽게 알 수 있네. 예를 들어 배, 궁전, 사원 따위를 매우 크게 만들어서, 노, 돛대, 들보, 볼트 등등 모든 부분을 같은 비율로 만들어서, 그게 붙어 있도록 할 수가 없네.

자연이 매우 큰 나무를 만들었다가는, 그 가지가 자신의 무게를 못 이겨서 부러질 걸세. 마찬가지로 사람이나 말, 또는 어떠한 동물이든 키가 매우 크도록 만들어서, 그들이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뼈의 구조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네. 왜냐하면 키가 크도록 만들려면, 보통 뼈보다 훨씬 강하고 튼튼한 물질을 쓰거나, 아니면 뼈의 굵기가 훨씬 더 큰 비율로 커져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생김새가 달라져서 동물의 모양 이 괴물이 될 걸세.

재치 있는 시인이 거인을 묘사하면서 다음과 같이 표현했을 때, 어쩌면 그는 마음속으로 이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


키가 비교하기도 어렵게 크고,

몸이 뚱뚱하기도 잴 수가 없네.


이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 여기 조그마한 뼈 하나와, 그 길이를 세 배로 늘였을 때 작은 뼈가 작은 동물의 몸에서 하는 역할을 큰 동물의 몸에서 할 수 있도록, 굵기를 늘인 큰 뼈를 그렸네. 이 그림을 보면, 큰 뼈는 길이와 굵기의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되었음을 알 수 있어. 그러니까 어마어마한 거인이 보통 사람과 뼈의 생김새가 같다고 하면, 그 뼈가 훨씬 튼튼하고 단단한 물질로 되어 있어야 하네. 그렇지 않다면, 보통 크기의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훨씬 약해져. 키가 비정상으로 커지면,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부서져 쓰러질 걸세.

반대로 덩치가 작아지면, 그에 비례해서 힘이 작아지는 것이 아닐세.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보면, 덩치가 클 때보다 오히려 힘이 더 세. 그래서 조그마한 개는 같은 크기의 개 두세 마리를 등에 업고 갈 수 있지만, 말은 자기 크기의 말 한 마리도 업고 움직일 수가 없네.


(이미지 출처: 갈릴레오 갈릴레이, 『새로운 두 과학』, 이무현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6)


심플리치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나 어떤 물고기들은 어마어마하게 크잖은가? 고래는 코끼리보다 열 배나 더 커도, 자신의 무게를 잘 버티고 지내는데.

살비아티 자네의 미심쩍어하는 말을 들으니, 지금까지 깜빡 잊고 있던 원리가 생각나는군. 거인이나 커다란 동물들도 이 원리에 따라서 만들어 졌다면, 작은 동물마냥 자신의 몸을 버티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네.

그렇게 되려면, 뼈나 기타 무게를 받치는 부분들이 자신의 무게뿐만 아니라 위에서 실리는 무게를 버틸 수 있도록 훨씬 더 튼튼해져야 하네. 아니면 뼈의 구조는 덩치가 작은 경우와 같은 비율로 생겼더라도, 뼈의 무게, 살의 무게, 기타 지탱해야 할 무게들이 적당한 비율로 줄어들면, 덩치가 작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쉽게 지탱할 수 있지. 물고기의 경우는 이 원리가 적용이 돼. 자연은 이들의 뼈나 근육이 무게가 가벼운 정도가 아니라, 아예 무게가 없도록 만들어 주거든.

심플리치오 살비아티, 자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알고 있네. 물고기들은 물에서 살기 때문에, 물의 비중, 그러니까 물의 무게가 그 속에 잠긴 물체들을 가볍게 만들지. 그 때문에 물고기들은 무게가 없어서, 뼈가 상하지 않고 잘 버틴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지? 하지만 이걸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네.

물고기 몸에서 다른 부분들은 아래로 내리누르는 무게가 없을지 몰라도, 뼈는 무게가 아래로 작용하는 것이 확실하네. 고래의 갈비뼈는 대들보만 하고, 이건 물에 넣어도 엄청나게 무게가 나가고, 아래로 가라앉으려 하지. 그러니까 이 엄청난 무게가 스스로 버틸 수는 없네.

살비아티 아주 똑똑한 반론이군. 그렇다면 내가 묻겠는데, 자네는 물고기가 물속에서 가만히 있으면서, 위로 올라가지도 않고, 바닥으로 가라앉지도 않고, 헤엄치지도 않고, 꼼짝도 않고 있는 것을 본 일이 있나?

심플리치오 그거야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

살비아티 물고기가 물속에서 꼼짝도 않고 가만히 있을 수 있는 것은, 물고기의 몸이 물과 비중이 같다는 확실한 증거이지. 그러니까 몸의 구조에서 어떤 부분이 물보다 더 무겁다면, 반대로 더 가벼운 부분이 있게 마련이지. 그래서 그것들이 평형을 이루는 것이지.

그러니까 뼈가 물보다 더 무겁다면, 근육이나 또는 몸의 다른 일부분 이 물보다 더 가벼워서, 이들의 부력이 뼈의 무게를 버티는 것이지. 물속에 사는 동물들은 육지에 사는 동물들과 상황이 반대가 돼. 육지 동물들은 뼈가 자신의 무게뿐만 아니라 살의 무게도 버티는데, 물속 동물들은 살이 자신의 무게뿐만 아니라 뼈의 무게까지 받치고 있는 걸세. 이런 거대한 동물들이 왜 육지에서, 그러니까 공기 중에 살지 않고, 물속에서 사는가 하는 궁금증이 풀렸겠지.

심플리치오 이제 확실히 알겠네. 육지 동물들을 육상 동물이라 부르지 말고, 공중 동물이라 부르는 편이 낫겠군. 그 동물들은 공기 중에서 살고, 공기에 둘러싸여 있으며, 공기로 숨을 쉬니까.

사그레도 심플리치오의 질문이나 답이 정말 재미있구먼. 거대한 물고기를 해변에 끌어 올리면, 자신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오래 못 가 뼈마디가 갈라지고, 자신의 무게에 깔려 죽게 되는 이유를 알겠군.

살비아티 그래, 그렇게 되지. 이것은 동물뿐만 아니라 배도 마찬가지야. 매우 큰 배들이 바다 위에서는 짐을 잔뜩 싣고 중무장을 하고 떠 있지만, 이 배들을 그 상태로 뭍으로 끌어 올리면, 부서져 버릴 걸세.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년)

릴레오는 근대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자연 철학자이다. 그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대공국의 피사에서 태어나 1581년에 피사 대학교 의학부에 입학했으나 중퇴하고 수학을 공부했다. 이후 갈릴레오는 실력을 인정받아 1589년에 피사 대학교 교수가 되었지만, 과거의 학설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학교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1592년에 파도바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1609년에 망원경을 이용해 최초로 천체를 관측한 후 그 놀라운 발견들을 책으로 펴내 유럽 최고의 유명 과학자가 되었으며, 1610년에 토스카나 대공의 제일 수학자로 취임했다. 한편 1612년부터 태양 중심 이론에 대한 반대가 거론되기 시작했는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1632년에 펴낸 『대화』가 문제가 되어 그해에 종교 재판에 회부되었다. 종교 재판에서 갈릴레오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부정하고 참회해야 했고, 이후 피렌체 근교에 있는 가택에 연금된 채 여생을 마쳤다. 이 때문에 갈릴레오는 교회에 맞선 대표적인 과학의 순교자로 묘사되기도 한다.

갈릴레오는 과학 전반에 광범위한 업적을 남겼다. 그는 뛰어난 성능의 망원경을 제작, 천체들을 관측하여 목성의 위성, 해왕성을 발견하는 등 천문학을 혁명적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정교하게 설계된 실험과 관측을 통해 관성의 법칙, 자유 낙하의 법칙 등의 초안이 될 만한 의미 있는 결과들을 도출했다. 또한 갈릴레오는 왕성한 연구 활동을 토대로 많은 책을 발표했다. 주요 저서로는 『별들의 소식(Sidereus Nuncius)』, 『해의 검은 점에 대해서 마르크 벨저에게 보내는 편지(Istoria e Dimostrazione intorno alle Macchie Solari e Loro Accidenti Comprese in Tre Lettere Scritte all'illustrissimo Signor Marco Velseri)』, 『시금저울(Il Saggiatore)』, 『대화(Dialogo)』, 『새로운 두 과학(Due nuove scienze)』 등이 있다.


※ 지금까지 연재된 「과학 고전 맛보기」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대화』편] ①지구의 자전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가기]

2. [『대화』편] ②그래도 지구는 돈다! [바로가기]

3. [『대화』편] ③밀물과 썰물을 관성의 법칙과 지구의 운동으로 설명하라 [바로가기]

4. [『새로운 두 과학』편] ④원자론과 무한수를 넘나드는 갈릴레오의 통찰 [바로가기]

5. [『새로운 두 과학』편] ⑤아리스토텔레스와 정면 승부! 물체의 낙하 운동을 논하다! [바로가기]

6. [『새로운 두 과학』편] ⑥작은 고추가 맵다! 물체의 크기와 강도에 대하여


[관련 도서]

※ 책 제목을 클릭하면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대화』

『새로운 두 과학』


『갈릴레오』

『빅뱅 스쿨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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