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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 갈릴레이 『새로운 두 과학』 ④ 원자론과 무한수를 넘나드는 갈릴레오의 통찰 본문

완결된 연재/(完) 고전 맛보기

갈릴레오 갈릴레이 『새로운 두 과학』 ④ 원자론과 무한수를 넘나드는 갈릴레오의 통찰

Editor! 2016.05.11 14:30

「과학 고전 맛보기」는 근대 과학의 아버지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년)의 『대화』와 『새로운 두 과학』 일부를 소개하는 연재물입니다. 『대화』는 천동설과 지동설의 치열했던 지적 논쟁을 다룬 책으로 천문 우주 과학의 문을 열어젖힌 갈릴레오의 위대한 유산입니다. 『새로운 두 과학』은 갈릴레오가 젊은 시절부터 연구했던 물체의 운동 법칙을 집대성한 책으로 실험 물리학과 과학적 방법론의 초석을 세웠습니다.

그 두 번째 책 『새로운 두 과학』는 1638년에 가톨릭 교회의 검열을 피해 네덜란드에서 출간되었는데요. 갈릴레오는 『대화』 출간 이후 종교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자택에 연금된 채 눈이 멀어가는 와중에 이 책을 완성했습니다. 『새로운 두 과학』은 『대화』 와 마찬가지로  개성 있는 세 인물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물체의 강도와 운동에 대한 당대 최신 이론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어, 과학 고전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날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과학 고전 맛보기」는 매주 수요일 총 6회에 걸쳐 진행되고 있습니다. 근대의 여명을 밝히고 새로운 과학의 탄생을 이끈 갈릴레오의 뛰어난 설명력과 탁월한 통찰력을 음미하면서, 고전의 매력에 빠져 보세요.


등장인물

사그레도  교양 있는 중립적인 시민

살비아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지지자, 갈릴레오의 분신

심플리치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 및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 지지자



<과학 고전 맛보기> 갈릴레오 갈릴레이 『새로운 두 과학』 

④ 원자론과 무한수를 넘나드는 갈릴레오의 통찰


살비아티 밧줄이나 나무와는 달리 섬유질 구조가 없는 고체들이 뭉쳐 있는 힘이 뭔지, 자네들이 내 설명을 듣고 싶어 하니까. 내 생각에는 이들의 응집력은 밧줄과는 달라.

그 힘을 만들어 내는 원인들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어. 하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자연은 진공을 끔찍이 싫어한다는 학설이야. 그러나 자연이 아무리 진공을 질색으로 여기더라도, 이게 응집력을 완전히 설명하지는 못해. 그러니 또 다른 하나가 필요한데, 풀이라든가 끈적끈적한 물질이라든가, 뭔가 그런 원인이 있어야 응집력을 완전히 설명할 수 있어.

먼저 진공에 대해서 설명하겠네. 구체적인 실험을 통해서 그 힘의 본성과 세기를 따져 보세. 대리석이나 금속 또는 유리로 얇은 판을 2개 만든 다음, 그 표면을 아주 매끄럽게 만들어. 그다음에 둘을 서로 맞붙이면, 이 둘은 표면을 따라 아주 잘 미끄러져. 그러니까 이들 사이에는 끈적끈적한 물질이 절대 없어. 그러나 이 둘을 평행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떼어 놓으려고 하면, 이 판들은 쉽게 떨어지지가 않네. 위쪽 판을 들어올리면, 아래쪽 판이 위쪽 판에 달라붙어서, 시간이 흘러도 떨어지지를 않아. 아래쪽 판이 상당히 크고 무겁더라도 말일세. 이 실험을 보면, 자연이 매우 짧은 시간이라도 빈 공간을 허용하기를 싫어함을 알 수 있어. 두 판을 떼어 내면, 그 사이 공간은 주위 공기들이 몰려와 채울 때까지, 짧은 시간이나마 진공 상태가 되지

심플리치오 자연은 진공을 거부하니까, 그 결과로서 진공이 생성될 일을 미리 막는 것이지. 그래서 두 판이 못 떨어지도록 막은 거야.

사그레도 당기는 힘에 저항하는 응집력이 진공의 힘에서 연유한 것 이외에 또 어디서 나오는지, 자네는 아직 답을 말하지 않았군. 고체의 입자들을 서로 묶어 주는, 끈적끈적하고 접착력이 있는 물질은 뭔가?

살비아티 실험을 통해 보면, 2개의 얇은 판이 잘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고, 그것을 강하게 확 잡아당겨야만 떨어지는 것은 진공의 힘 때문인 것이 확실해. 그리고 대리석이나 구리로 만든 기둥을 둘로 쪼개려면 훨씬 더 큰 힘이 필요하고. 그렇다면 작은 부분들 사이에도, 한 물체를 구성하는 궁극적인 가장 작은 입자들 사이에도, 진공을 거부함으로써 생기는 이 힘이 존재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어떤 결과든 반드시 진짜이고, 유일하며, 가장 강력한 원인이 있어야 해. 그리고 응집력을 제공하는 다른 어떤 원인을 못 찾겠으니, 진공의 힘이 응집력을 제공하는 원인으로서 충분하지 않은가 판단해 봐야 하겠지?



심플리치오 그렇지만 두 물체를 떼어 놓을 때 진공이 당기는 힘은, 그 물체의 구성 성분들을 엉키게 하는 응집력에 비해 매우 작다는 것을 이미 증명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응집력은 진공이 아니라 뭔가 전혀 다른 원인으로부터 생겨나겠지?

살비아티 세금을 한 푼, 두 푼 거둬서 군인 한 명 봉급을 줄 수는 있지만, 군대 전체에 봉급을 주려면 금화가 100만 개라도 부족하거든. 매우 조그마한 진공들이, 고체를 구성하는 미세한 입자들 사이에서, 이웃하는 입자끼리 서로 붙도록 힘을 제공하고 있는지 누가 알겠나? 

이것에 관해서 가끔 떠오르는 생각을 말해 주겠네. 불이 금속의 미세한 입자 사이를 녹이며 뚫고 지나가는 것을 생각해 보았어. 금속의 입자들은 매우 단단히 붙어 있지만, 불은 그것들을 갈라 쪼개 놓지. 그러나 불이 사라지면, 금속 입자들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단단하게 다시 합쳐지지. 아주 오랜 시간 갈라져 있어도, 금의 경우는 양이 조금도 줄지 않고, 다른 금속들의 경우도 양이 줄어드는 정도는 매우 적어. 내 생각에 이 현상은 불을 구성하는 매우 작은 입자들 때문이야. 

금속 입자들 사이의 매우 미세한 구멍들은 너무 작아서, 아무리 작은 공기나 액체의 입자라도 들어갈 수 없는데, 불의 입자들은 그 구멍으로 들어가서, 입자 사이사이의 진공을 채우는 거야. 그러니 이제 금속 입자들은 그들을 잡아당겨서 떨어지지 않게 만들던 진공의 힘으로부터 해방이 돼. 그래서 입자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고체가 녹아서 액체가 되는데, 이들 사이사이에 불의 입자가 남아 있는 한 액체 상태를 유지하지. 그러나 불의 입자가 사라지면, 원래 있었던 진공이 다시 생겨나서, 응집력이 되살아나 입자들이 다시 단단하게 엉키는 거야. 심플리치오가 제기한 반론에 대해 답을 하겠는데, 1개의 진공은 매우 작아서 그 힘을 쉽게 이길 수 있지만, 그러나 이들이 워낙 많이 있어서, 그 응집력을 다 더하면 엄청나게 큰 힘이 되는 것일세.



사그레도 우리 주위에서 보면, 개미 한 마리가 낱알 1개는 쉽게 들어서 옮기거든. 배에 곡물을 가득 싣더라도, 그 개수가 한없이 많을 수는 없지. 어떤 유한한 수 아래이지. 개미들의 수가 그보다 서너 배 많도록 하면, 곡물뿐만 아니라 배까지 해변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내 생각에는 금속의 구성 입자들을 묶는 진공들이 바로 이런 경우일세. 물론 그 수는 더욱 엄청나게 많겠지.

살비아티 하지만 만약에 한없이 많이 필요하다면,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할 건가?

사그레도 금속의 부피가 무한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살비아티 잘 관찰해 보면, 선분을 토막 내어 몇 개의 유한한 구간으로 가른 다음, 그것들을 어떤 순서로 다시 배치하든, 그것들이 죽 이어지도록 만들면, 그 길이는 원래의 길이와 같아. 그 사이에 빈 공간을 추가하지 않으면, 절대 길이가 늘어나지 않아. 그러나 선분을 한없이 잘게 토막 내면, 즉 한없이 많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최소의 조각으로 잘라 놓으면, 크기를 가지는 빈 공간을 추가하지 않으면서도 그 길이를 얼마든지 늘일 수 있어. 물론,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최소의 빈 공간을 한없이 많이 집어넣어야지.

여기서는 단순히 선분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이것은 면이나 3차원 입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지. 이들이 한없이 많은 개수의, 한없이 작은 크기의 원자들로 구성되었다고 간주하면 말일세. 고체를 몇 개의 유한한 크기의 조각으로 갈랐다가 그것들을 다시 합칠 때, 그 사이에 빈 공간을 추가하지 않는다면, 부피가 커지지를 않아. 빈 공간이란, 그 고체를 구성하는 물질이 없는 부분을 뜻하지. 그러나 만약에 고체를 최고의 궁극적인 구성 입자들로 쪼갤 수 있다면, 그래서 그 입자들의 개수가 한없이 많고 그 크기가 한없이 작다면, 그 사이에 유한한 크기의 빈 공간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한없이 작은 빈 공간을 한없이 많이 넣어서 고체의 부피를 얼마든지 커지게 할 수 있지. 그러니 유한한 크기의 빈 공간을 집어넣지 않으면서, 조그마한 금덩어리를 팽창시켜서 그 부피를 얼마든지 크게 만드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어. 만약에 금이 한없이 많은 개수의, 한없이 작은 크기의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면 말일세.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년)

릴레오는 근대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자연 철학자이다. 그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대공국의 피사에서 태어나 1581년에 피사 대학교 의학부에 입학했으나 중퇴하고 수학을 공부했다. 이후 갈릴레오는 실력을 인정받아 1589년에 피사 대학교 교수가 되었지만, 과거의 학설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학교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1592년에 파도바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1609년에 망원경을 이용해 최초로 천체를 관측한 후 그 놀라운 발견들을 책으로 펴내 유럽 최고의 유명 과학자가 되었으며, 1610년에 토스카나 대공의 제일 수학자로 취임했다. 한편 1612년부터 태양 중심 이론에 대한 반대가 거론되기 시작했는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1632년에 펴낸 『대화』가 문제가 되어 그해에 종교 재판에 회부되었다. 종교 재판에서 갈릴레오는 공개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부정하고 참회해야 했고, 이후 피렌체 근교에 있는 가택에 연금된 채 여생을 마쳤다. 이 때문에 갈릴레오는 교회에 맞선 대표적인 과학의 순교자로 묘사되기도 한다.

갈릴레오는 과학 전반에 광범위한 업적을 남겼다. 그는 뛰어난 성능의 망원경을 제작, 천체들을 관측하여 목성의 위성, 해왕성을 발견하는 등 천문학을 혁명적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정교하게 설계된 실험과 관측을 통해 관성의 법칙, 자유 낙하의 법칙 등의 초안이 될 만한 의미 있는 결과들을 도출했다. 또한 갈릴레오는 왕성한 연구 활동을 토대로 많은 책을 발표했다. 주요 저서로는 『별들의 소식(Sidereus Nuncius)』, 『해의 검은 점에 대해서 마르크 벨저에게 보내는 편지(Istoria e Dimostrazione intorno alle Macchie Solari e Loro Accidenti Comprese in Tre Lettere Scritte all'illustrissimo Signor Marco Velseri)』, 『시금저울(Il Saggiatore)』, 『대화(Dialogo)』, 『새로운 두 과학(Due nuove scienze)』 등이 있다.


※ 매주 수요일(4.20~5.25) 연재되는 「과학 고전 맛보기」 는 다음과 같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1. [『대화』편] ①지구의 자전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가기]

2. [『대화』편] ②그래도 지구는 돈다! [바로가기]

3. [『대화』편] ③밀물과 썰물을 관성의 법칙과 지구의 운동으로 설명하라 [바로가기]

4. [『새로운 두 과학』편] ④원자론과 무한수를 넘나드는 갈릴레오의 통찰

5. [『새로운 두 과학』편] ⑤아리스토텔레스와 정면 승부! 물체의 낙하 운동을 논하다!

6. [『새로운 두 과학』편] ⑥작은 고추가 맵다! 물체의 크기와 강도에 대하여


[관련 도서]

※ 책 제목을 클릭하면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대화』

『새로운 두 과학』


『갈릴레오』

『빅뱅 스쿨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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