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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서평] 별에서 나온 인간: 화석에서 인류의 현재를 듣다

Editor! 2017.01.02 10:07

우리는 두 발로 걷는다. 머리를 쓰며 도구를 사용한다. 고기를 먹기도 한다. 인류의 신체와 취향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당연해 보이는 것들에 의문을 품는 데서 학문은 시작된다. 인류는 과연 어떻게 현재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을까. 인류가 이 모습 그대로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우리 자신이 품고 있는 놀라운 진화의 과정을 둘러보는 책, 『인류의 기원』이다.




최초의 인류 찾기는 현재진행형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참 긴 이름이다. 우리는 그를 익히 들어 알고 있다. 학교에서 최초의 인류라고 달달 외웠던 덕이다. 하지만 고인류학에서 최초의 인류가 누구인지를 규명하는 작업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아닐지도 모를 일이다. 2000년대 이후 최초의 인류에는 여러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정작 그들은 말이 없다. 말이 없으니, 초기의 인류들이 남기고 간 흔적으로부터 무언의 목소리를 듣고 판별하는 일이 고인류학의 과제다. 『인류의 기원』은 인류의 뿌리를 모색하는 고인류학의 현재를 우리나라 최초의 고인류학 박사에게서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다.


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최초의 인류일까? ⓒ 120




이타적 인간의 역사

『인류의 기원』이 제기하는 또 하나의 화두는 이타심이다. 인류의 머리가 커지면서 출산은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한편 우리는 자신을 희생해 타인의 목숨을 구한 여러 의인들의 실화를 들어 왔다. 『인류의 기원』에 따르면 이러한 이타적 행위는 무려 180만 년 전부터 이루어져 왔다고 하니, 실로 유구한 역사를 지닌 셈이다. 저자인 이상희 교수의 말을 들어 보자.


“저는 가끔 생각합니다. 남자로 태어났다면 군복무를 면제 받았을 정도로 근시가 심한 제가 이렇게 멀쩡히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누군가 안경을 개발해 준 덕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만약 안경이 없는 사회, 그러니까 네안데르탈인이나 그 이전 인류의 사회에서 태어났더라도, 아마 저는 살아남았을 것입니다. 아무도 제가 곰에게 잡아먹히도록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본문에서


진정한 인류의 기원이란 사회적 존재로의 탈바꿈에서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간 이기심을 조상 탓으로 돌리지는 않았는지 돌이켜 볼 일이다.




인류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인류의 진화는 불과 몇 천 년 사이에 나타나기도 한다. 가령 낙농업이 발달한 특정 지역에서는 성인이 되어서도 유당 분해 효소를 간직한 이른바 ‘우유 돌연변이’가 1만 년 이내에 나타났다고 『인류의 기원』은 서술한다. 그 밖에도 책에 소개된 사례는 풍부하다. 모두 문화가 인류의 진화를 촉진시키기도 함을 알 수 있는 대목들이다.


유럽의 흰 피부는 5,000년 전 농경문화의 정착으로 인해 등장했다. ⓒ Ibex73


우리의 걸음걸이와 취향, 감정이 진화를 통해 과거로부터 형성되어 왔다는 사실은 경외감을 안겨 준다. 지금껏 인류가 거쳐 온 적응의 시간이 각 개인에 축적되어 있는 것이다. 한편 그 시간은 인류가 그간 지구의 무수한 생명체들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만들어 온 산물이기도 하다. 현생 인류의 일원으로서, 또 지구의 일부로서 우리가 이 땅에 살아가고 있음을 『인류의 기원』은 일깨운다. 기원으로써 현재를 사유하고, 또 미래를 전망하는 이 여정에 동참하기를 권한다.




※ 관련 도서 ※


『인류의 기원』 [도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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