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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과학자들이 패턴을 사랑하는 이유 『자연의 패턴』 : 필립 볼 편 ① 본문

(연재) 과학+책+수다

천재 과학자들이 패턴을 사랑하는 이유 『자연의 패턴』 : 필립 볼 편 ①

Editor! 2019. 3. 15. 18:07

2019년 공개되는 두 번째 「과학+책+수다」의 주인공은 세계적인 과학 저술가 필립 볼입니다. 『자연의 패턴』 출간 기념 서면 인터뷰에 응해 주셨는데, 「과학+책+수다」 역사상 첫 번째 해외 저자이며, 필립 볼로서는 국내 최초 인터뷰일지도 모릅니다. 물리학과 화학을 전공했고, 과학자들에게는 논문 게재 희망 1순위일 《네이처》의 편집자로 20년 이상 근무한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저술가일 필립 볼은 ‘물질 세계’의 비밀을 파헤치는 현대 과학의 최근 성과를 알기 쉽게, 동시에 깊이 있게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번에 출간된 『자연의 패턴』는 그 물질 세계를 이루는 구조와 형태, 그리고 패턴을 300컷의 화려한 그림과 사진으로 소개하는 책입니다. 미세 먼지로 자욱한 봄날, 사이언스북스 독자 여러분의 머리를 시원하게 해 드릴 책과 인터뷰가 되기를 바랍니다. 2편으로 나눠 연재합니다. (SB: 사이언스북스 편집부)




「과학+책+수다」 열 번째 이야기

천재 과학자들이 패턴을 사랑하는 이유 

『자연의 패턴』 : 필립 볼 편 ①



보기만 해도 배부른 패턴의 향연

SB :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래전부터 선생님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었는데, 저희의 작은 소망 하나가 이렇게 서면 형태로나마 이뤄질 수 있어 좋습니다. 저희 (주)사이언스북스는 선생님의 『화학의 시대』(고원용 옮김, 2001년)와 공저자 중 한 사람으로 참여한 『사이언스 북』(김희봉 옮김, 2002년) 그리고 이번에 한국어판이 출간된 신작과 깊은 연관이 있는, 형태학 3부작  『모양』『흐름』『가지』를 펴낸 바 있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번역, 출간한 『자연의 패턴(Patterns in Nature)』은 저희가 볼 때 형태학 3부작의 후속편이자, 도감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양, 흐름, 가지’라고 하는 자연의 형태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를 파헤치는 최근의 연구 성과들을 소개한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이 형태들을 화려한 그림과 사진으로 소개하는 책으로 펴내셨습니다. 자연의 온갖 패턴을 담은 300컷의 도판은 보기만 해도 배부를 정도입니다. 이 책의 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계시는지요?


필립 볼 홈페이지 캡처.


필립 볼 : 전작 『모양』, 『흐름』, 『가지』는 제가 예전에 쓴 『스스로 만들어지는 태피스트리(The Self-made Tapestry)』(1999년)를 바탕에 두고, 자연의 패턴에 대한 새로운 과학을 보다 심도 있게 다뤄 보고자 한 책입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책에 들어간 이미지들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흑백 인쇄의 책이었기에 자연의 패턴이 가진 다양성과 경이로움을 다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죠. 컬러 인쇄로 책을 만들 수 있다면 자연의 패턴이 가진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출판사 편집자가 「형태학 3부작」의 그림책 판을 출판해 보자는 제안을 주었을 때, 저는 그 놀라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당장 달려들었지요. 독자들이 자연의 패턴이 가진 경이로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되어 저는 정말 행복할 뿐입니다. ‘자연이 가진 예술성’이라는 말이 성립한다면, 제가 이 책을 위해 고른 이미지들이 그 예술성을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SB : 저는 과학책이라는 장르에서 하나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도감(圖鑑) 장르를 꽤 사랑하는 편입니다.


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필립 볼의 책들.


사실 수식이나 다이어그램 또는 그래프로나 정확하게 기술 가능한 과학의 성과를 대중이 흔히 쓰는 일상 언어로 기술하고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많습니다. 대중 과학책 분야에서 글 잘 쓰는 저술가가 전 세계적으로 드문 이유죠. 한 쪽짜리 논문을 해설하기 위해 400∼500쪽의 두꺼운 책을 써야 할 경우도 드물지 않죠. 하지만 과학자들은 수식 1개, 그래프 1개면 순식간에 이해하고 마는 경우도 있죠. 그런 의미에서 ‘과학 도감’은 훌륭한 과학 길잡이가 됩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책을 만들면서 수없이 만났던 난마처럼 얽혔던 설명이 그림 1장에 단숨에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죠. 우리나라에도 과학 그림책들이 독자들의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과학책의 역사를 보면, 뛰어난 그림책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게 스코틀랜드의 생물학자인 다시 톰프슨의 『성장과 형태에 대하여(On Growth and Form)』와 독일의 박물학자이자 생물학자인 에른스트 헤켈의 『자연의 예술적 형태(Kunstformen der Natur)』일 것입니다. 선생님의 책에서도 여러 번 인용되지요. 톰프슨의 책과 헤켈의 책은 아마 선생님께도 깊은 영향과 놀라운 영감을 주었을 것입니다. 이 책들이 선생님을 이 주제로 어떻게 이끌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 책들 외에도 선생님에게 영감을 준 책들이 있는지요?


톰프슨의 『성장과 형태에 대하여』(왼쪽)와 헤켈의 『자연의 예술적 형태』(오른쪽).


필립 볼 : 말씀대로 톰프슨의 『성장과 형태에 대하여』와 헤켈의 『자연의 예술적 형태』는 제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다시 톰프슨의 책은 커다란 영감을 주었습니다. 저는 최근 스코틀랜드에 있는 던디(Dundee) 대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톰프슨의 아카이브가 있지요. 저는 그 아카이브를 찾아 톰프슨의 콜렉션들을 살펴봤습니다. 그곳에는 톰프슨이 연구했던 동물 표본들뿐만 아니라, 그가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용했던 자료와 편지 등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를 생물학자로만 알고 있지만, 그는 놀라운 사상가였습니다. 마침 2년 전 2017년은 그의 『성장과 형태에 대하여』가 출간된 지 10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2019년 지금도 던디 대학교의 다시 톰프슨 동물학 박물관(The D'Arcy Thompson Zoology Museum)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시면, 출간 100주년을 기념해서 이루어진 행사, 학술 대회, 전시 등을 온라인으로 훑어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어떨지는 모르지만, 톰프슨은 저뿐만이 아니라 영국의 수많은 생물학자들, 동물학자들, 더 나아가 과학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 사람입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의 과학 영웅 중 한 사람으로 뽑기도 했고, 해바라기 씨앗의 배치 같은 생물의 구조와 피보나치의 수열의 관계를 처음 논한 사람도 그입니다. 그는 자연의 패턴에 대한 우리의 문제 의식을 바꿔 주었죠. “왜 패턴은 그런 모양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어떻게 패턴은 그런 모양을 하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꿔 주었고, 형태와 성장을 연관지어 주었죠.


제가 책에서도 얘기했지만, 톰프슨의 목표 중 하나는,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계의 모든 형태와 질서를 다윈주의적 자연 선택 이론만으로 설명할 수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었습니다. 생물의 형태와 패턴은 진화 생물학의 원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물리적이고, 화학적인 원리가, 아니 더 궁극적으로는 수학적 원리가 작용해 패턴을 만들고, 진화와 적응의 필요성이 이 패턴과 형태를 변형, 개량하는 것입니다. 


『자연의 패턴』 272∼273쪽에서.


톰프슨 이후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연구했고, 이제는 전문적인 연구자들까지 있습니다. 제 책이 이 연구 전체를 망라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패턴을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제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와 완전히 똑같은 주제를 다루는 책이 따로 또 있는지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관련 도서들 중에는 훌륭한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책들을 보면 제가 미처 소개하지 못한 다른 자연의 패턴들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언 스튜어트의 『눈송이는 어떤 모양일까』(전대호 옮김, 한승, 2005년) 같은 책이 대표적이죠. 저는 《네이처》의 편집자 시절부터 이 주제에 매료되어 왔습니다. 굉장히 많은 연구가 이뤄지는 학제적, 융합적 주제라는 인식이 들었던 거죠. 저는 우선 자연의 패턴들이 보여 주는 시각적 요소들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자연의 패턴에 대한 연구 속에서 생물과 무생물은 물론이고, 분야와 크기 스케일을 가로지르며 적용 가능한 개념과 이론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했습니다.


참조로, 헤켈의 책은 20세기 초반 과학계는 물론이고 미술계를 포함한 문화계 전반에 많은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어떤 미술사학자는 아르누보 같은 미술 사조의 출발점 중 하나로 꼽기도 합니다.


SB : 이언 스튜어트 선생님의 『눈송이는 어떤 모양일까』라는 책, 참 좋은 책이죠. 그런데 저희 출판사에서 『자연의 패턴』(김동광 옮김, 2005년)이라는 같은 제목으로 이언 스튜어트 선생님의 책이 한 권 나와 있는 건 알고 계셨는지요? 원제는 Nature’s Numbers였지만, 수학이 자연의 패턴에 숨겨진 원리를 파헤치는 도구라는 것을 역설하는 책이라 『자연의 패턴』이라는 제목을 붙였지요. 심지어 1장의 첫 문장이 “우리는 패턴의 우주 속에 살고 있다.”였으니까요. 


이언 스튜어트의 『자연의 패턴』.


하지만 이언 스튜어트 선생님의 『자연의 패턴』은 자연의 패턴과 형태 속에서 발견되는 수학의 아름다움에 방점을 찍는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필립 볼 선생님의 『자연의 패턴』은 수학적 생성 원리로 완전히 환원되지 않는 자연의 패턴과 형태, 그 자체의 아름다움, 그리고 바라볼 때 느끼는 경이감, 심미적 만족감이 그 기본 원리만큼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언 스튜어트 선생님의 접근법과는 조금 다른 방향이라고 할 수 있겠죠. 독자들은 자연의 패턴을 보면서 어떤 영감을 얻을 수 있을까요? 또 선생님 자신은 이 패턴들을 살펴보고 탐구하면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필립 볼 : 저는 자연의 패턴에 대해 글을 쓸 때마다, 제가 그 패턴 속에 푹 빠져 있음을, 패턴들이 우리를 온전히 둘러싸고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스스로 만들어지는 태피스트리』를 탈고할 때쯤, 웨일스 해변에 서서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제가 책에 쓴 패턴과 형태 들이 저를 온통 둘러싸고 있더군요. 바닷물과 백사장의 경계선을 이루는 모양, 해안 절벽의 날카로운 꼴, 하늘을 가로지르며 움직이는 구름의 형태, 절벽을 따라 질서정연하게 자란 금작화 덤불 등. 이러한 자연의 패턴들은 우리의 일상 생활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패턴들을 발견할 때마다 내재적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아마도 우리는 이러한 패턴과 형태에 심미적 반응을 하게끔 진화적으로 적응되어 있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측면에서 저는 꽃에 대한 과학적 이해, 즉 꽃의 구조와 꽃이 피는 원리와 꽃의 모양이 가진 패턴을 정량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가 꽃에 대한 심미적 즐거움을 빼앗기는커녕 증진시킬 것이라는 리처드 파인만의 주장에 동의하게 됩니다.



파인만, 튜링 같은 천재 과학자들이 패턴을 사랑한 이유

SB : 파인만의 이 얘기를 말씀하시는군요. 


내게 예술가 친구가 한 사람 있는데 그는 가끔 내가 인정할 수 없는 말을 하고는 한다. 예를 들어 그는 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며 “이 꽃 좀 보게나,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라고 말한다. 나도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러면 그는 “예술가인 나는 이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알 수 있지만, 과학자인 자네는 꽃을 분해하고 분석하기 때문에 그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게 된다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럴 때에는 그가 좀 모자라 보인다. …… 사실 나는 꽃 한 송이에서 그가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꽃 속에 있는 세포들을 상상할 수 있는데 그 세포란 대단히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움은 1센티미터 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더 작은 차원의 세계에도 아름다움은 존재한다. …… 꽃이 색깔을 띠고 있음이 가루받이해 줄 곤충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왜냐하면 이것은 곤충들이 색깔을 구분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등 생물들도 인간처럼 미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이와 같이 과학적인 지식은 새롭고 흥미로운 질문들을 갖게 하는데, 이러한 지식과 질문은 꽃에 대한 흥미와 신비스러움과 경이로움을 더했으면 더했지 절대로 덜하게 하지는 않는다. ─ 『클래식 파인만: 파인만 탄생 100주년 기념판』(리처드 파인만, 랠프 레이턴, 김희봉, 홍승우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8년)에서


리처드 파인만 사진. 꽃 이야기를 하는 인터뷰 영상을 갈무리한 사진. 원래 동영상은 다음 유튜브 링크를 참조하라. (https://youtu.be/ZbFM3rn4ldo)


저 역시 파인만과 선생님의 주장에 동의하게 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본능적으로 패턴에서 정보를 읽어 낼 수 있는 것처럼 패턴에서 아름다움을 인식할 수 있도록 진화된 존재라는 선생님의 생각에 강렬하게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람들마다 전율감을 느끼는 패턴은 다 다르지요. 그리고 꼭 시각적 패턴에만 감동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 역시 나름 사랑하는 패턴이 있지요. 선생님께서 가장 사랑하는 '자연의 패턴' 세 가지를 꼽는다면? 그리고 그 이유를 설명해 주신다면.


필립 볼 : 먼저, '튜링 패턴'을 들 수 있습니다. 튜링 패턴이란, 책 9장 「점과 줄」에서도 설명하고 있지만,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이 파악해 낸 프로세스를 통해 형성되는 임의의 패턴을 말합니다. 그 프로세스에는 어떤 계(system)가 가진 특정 요소를 증폭시키는 되먹임 과정과 이 과정을 통해 생성되는 어떤 형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막에 바람이 불면, 모래가 좀 더 많이 쌓인 곳에 바람에 날린 모래가 더 많이 쌓이며 물결 무늬 같은 연흔이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프로세스를 거치게 되면 패턴 형성 요소들은 어떤 곳에서는 모이게 되고, 어떤 곳에서는 너무 가까워지지 않으려고 하게 됩니다. 결국 점이나 줄 같은 무늬가 생기게 되죠. 또는 미로처럼 더 복잡한 무늬가 생기기도 합니다. 


『자연의 패턴』 254∼255쪽에서.


튜링은 1952년에 이 프로세스를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방법을 발견해 냈죠. 그리고 이러한 프로세스가 무기물의 세계만이 아니라 유기물의 세계에도 작용하며, 다양한 동물의 피부 무늬나 발생 생물학적 패턴에 적용된다고 생각했죠. 이 업적은 튜링의 천재성을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증거입니다. 슬프게도 그는 이 발견 2년 후 자살하고 맙니다.


음으로는 유체가 흐를 때 보여 주는 패턴을 들 수 있습니다. 유체가 흐르면 어떤 패턴이 생겨납니다. 우리는 그것을 흐름이라고 부르죠. 일견 복잡합니다. 무질서하죠. 그러나 흐름은 얼마나 우아하고, 대칭적이고, 바로크적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지요! 목성의 대기권은 이 흐름이 보여 주는 온갖 모습을 담고 있는 최고의 갤러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거품의 형태를 들 수 있습니다. 거품은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거품을 사랑하죠. 하지만 거품이 얼마나 최적화된 존재인지는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는 거품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인 형태(표면적이 최소화되는 형태)가 어떤 것인지 아직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풀려면 앞으로도 수백 년은 걸리겠지요. 


『자연의 패턴』 174∼175쪽에서.


(다음 회에 계속)



 필립 볼(Phillip Ball)

과학 저술가. 1962년생인 필립 볼은 1983년에 옥스퍼드 대학교 화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1988년에는 브리스틀 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여 년 동안 《네이처》의 물리, 화학 분야 편집자, 편집 자문으로 일했다. 지금은 프리랜서 과학 저술가로 활약하며 책, 칼럼, 방송, 텔레비전, 블로그, SNS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우주론에서 화학과 분자 생물학까지 과학의 이모저모를 해설하고 있다. 『화학의 시대(Designing the Molecular World)』, 『스스로 만들어진 태피스트리(The Self-Made Tapestry)』, 『H2O』, 『브라이트 어스(Bright Earth)』, 『물리학으로 보는 사회(Critical Mass)』, 『음악 본능(The Music Instinct)』, 『모양(Shape)』, 『가지(Branches)』, 『흐름(Flow)』, 『제3제국의 과학자들(Serving the Reich)』, 『이상함을 넘어서(Beyond Weird)』 등 20여 종의 과학책을 펴냈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 영국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미술관, 런던 정치 경제 대학(LSE) 등에서 강연을 하고 있으며, 《네이처》, 《뉴사이언티스트》, 《가디언》, 《뉴욕 타임스》 등 여러 과학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홈페이지: philipball.co.uk



필립 볼의 책들


『자연의 패턴』 [도서정보]


『화학의 시대』 [도서정보]


『사이언스 북』 [도서정보]


『모양』 [도서정보]


『흐름』 [도서정보]


『가지』 [도서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