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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타이드 소재 전문기업에서 신약 개발까지 본문

(연재) 최강 과학, 기초 과학

펩타이드 소재 전문기업에서 신약 개발까지

Editor! 2022. 1. 14. 11:39

백질의 구성 요소인 아미노산이 2~50개 정도 연결된 중합체로, ‘단백질 기능을 가진 최소 단위를 뜻하는 단어인 펩타이드. 이 펩타이드로 의약품을 만들면 단백질 의약품보다 작은 크기로 생체 친화적이란 장점과 함께 부작용이 적고 소량으로도 강력한 약리 작용을 보이는 약이 가능하게 됩니다. (비만, 당뇨 같은) 대사 질환과 항암제 분야에서 각광 받고 있으며 면역 치료제, 호르몬 치료제, 희귀 질환 치료제로도 개발되고 있는 이 펩타이드 의약품 시장에서 세계 3위권의 소재 생산 능력을 갖춘 회사가 있었으니 바로 김재일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교수가 대표로 있는 애니젠()입니다.

 

사이언스북스와 기초연구연합회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기초 연구자를 이야기하는 최강 과학, 기초 과학연재 13편은 부산 대학교, 일본 도쿄 대학교, 미쓰비시 연구소, 광주과학기술원을 거치며 펩타이드를 끈질기게 연구하면서 회사를 설립하고 신약 개발을 목전에 두기까지, 김재일 교수님이 걸어 오신 길을 소개합니다. 2022년 새해 첫 '최강 과학, 기초 과학' 연재에 사이언스북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펩타이드 소재 전문기업에서 신약 개발까지

김재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우리 몸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물질인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모여 이루어진다. 아미노산과 단백질의 중간 크기를 가지는 호르몬성 단백질이 바로 펩타이드(Peptide)로, 구조생물학(Structural Biology) 관점에서는 단백질의 기능적 최소 단위라 할 수 있다. 화학적 합성이 가능한 펩타이드의 길이는 보통 2개에서 50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지만, 최근에는 기술 발달로 아미노산 100여 개로 구성되는 펩타이드도 합성할 수 있게 되었다. 1984년 로버트 메리필드(Robert Merrifield) 박사에게 노벨 화학상을 안겨 준 SPPS 방법[각주:1]은 관련 산업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펩타이드는 생체의 필수 구성 요소이자 신호 전달 및 기능 조절에 관여하는 물질로서 최근 차세대 인체 친화성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독성이 낮고 표적 단백질에 대한 선택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화학적 합성이 가능해 생명 과학 연구 및 의약품, 기능성 화장품, 의료용 소재 같은 다양한 연구와 응용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이처럼 고부가가치 소재이자 의약품의 핵심 원료이지만, 국내에서는 2000년대에도 관심이 그리 높지 않았으며 제약회사들은 펩타이드 소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 국내에서 생산된 펩타이드 의약 소재가 수출도 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대학 내 벤처 기업으로 시작해 이제 세계 3위권의 펩타이드 전문 기업으로 부상한 애니젠(주)이 큰 몫을 했다. 현재 애니젠은 한국 바이오 산업을 이끌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 회사를 세운 광주과학기술원(이후 GIST) 김재일 교수는 사업가와 연구자의 두 가지 길을 성공적으로 걸어가고 있다. 

신약 개발의 기대주, 펩타이드  
20세기 전반기에 이루어진 펩타이드 호르몬의 구조와 생리학적 역할에 관한 연구는 약리학, 생물학, 화학에 큰 진전을 가져온 촉매이자 현대 신약 발견의 핵심으로 작용했다. 1921년 처음으로 분리된 후 상업 생산되어 세계 최초 펩타이드 신약이 된 인슐린은 당시 ‘기적의 약’으로 여겨졌으며, 생명 과학 연구의 위력과 사회적 가치를 대중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동안 신약 개발에서 일종의 틈새시장 정도로 간주되던 펩타이드 신약은 20세기 후반 새로운 부흥기에 접어들었다. 2002년 스위스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사 로슈(Roche)에서 펩타이드 AIDS 치료제 퓨전(코드명 T-20)을 출시하면서 의약품으로서 펩타이드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진 것이다. 수요 증가로 연간 수백 킬로그램에 이르는 대량의 펩타이드가 생산되며 단가도 낮아져, 펩타이드 의약품은 새로운 부흥기를 맞았다. 이후 30여 종의 비 인슐린 펩타이드 약이 승인되면서 펩타이드는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17년까지 80여 종 이상의 펩타이드 의약품이 시장에 나왔으며, 이보다 몇 배 많은 수의 신약이 임상 시험 중에 있다. 전 세계 시장에서 펩타이드 의약품은 아직 5퍼센트 정도의 비중만을 차지하지만, 제약 시장의 성장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펩타이드를 얻는 방법에는 (1) 천연물에서 추출, (2) 발효 등의 생물학적 공정 이용, (3) 화학적 합성, (4) 재조합 DNA를 이용해 박테리아에서 생산 등이 있다. 절지동물이나 두족류에서 추출한 독 성분이 생리 활성 펩타이드의 보고임이 알려진 후 동식물계를 포함한 다양한 자연계 물질에서 펩타이드를 분리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 중 항균 펩타이드는 곤충, 양서류, 사람을 비롯한 다양한 생명체에서 발견되는 생체 방어 물질로 주목받아 왔다. 항균 펩타이드의 특징으로는 기존 항생제와 다른 기작으로 미생물 및 진균을 빠르게 사멸시키며 광범위한 항균 스펙트럼을 나타낸다는 점이 꼽힌다. 일반적인 항균 펩타이드의 작용 기전은 미생물의 지질막을 직접적으로 파괴하는 것으로, 이 같은 특징으로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균에게도 항균 활성을 나타내며 내성 출현율이 매우 낮은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생물체에서 직접 추출한 펩타이드를 약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술화된 화학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함은 물론 대량 생산이라는 기술적 허들을 극복해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현재 펩타이드 생산은 화학적 합성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고체상 펩타이드 합성법이 널리 이용된다. 1963년 로버트 메리필드가 발표한 고체상 펩타이드 합성법 연구는 제조 효율을 크게 높여 펩타이드 화학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으며, 이 성과로 그는 1984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펩타이드는 호르몬, 신경 전달 물질, 성장 인자, 항박테리아 물질 등 인체 생리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그 특성 때문에 매우 넓은 응용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펩타이드는 내분비계 신호 전달에서 중요한 생물학적 메신저로 기능하지만, 단백질보다 작으므로 생산이 상대적으로 쉬우며 다른 수용체를 건드리지 않아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물에만 녹고 유기 용매에는 변성되는 단백질과 달리 물과 유기 용매에 변성되지 않고 녹기 때문에 산업적 응용성이 크다. 의약품뿐만 아니라 생명과학 연구, 기능성 화장품이나 식품의 소재 등 여러 영역에서 사용되며 그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단점은 저분자(Small Molecule) 약품보다는 단가가 비싸며, 혈장에서 금방 분해되고 세포막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사제로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저분자 신약 개발이 정체 중인 현 상황에서 펩타이드는 항암제나 대사질환 치료제, 진통제 등의 신약 개발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NMR과 펩타이드, 두 마리 토끼를 쫒다
김재일 교수가 펩타이드를 본격적으로 공부한 것은 석사 과정에서였다. 학부에서 화학을 배운 그는 석사 과정 진학을 앞두고 당시 새롭게 주목받던 고분자학과 생화학 사이에서 고민했다. 기초 과학 연구자를 꿈꾸었지만, 그는 자신의 연구가 언젠가는 사회에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가 내린 결론은 사람과 관련된 연구를 하자는 것이었고, 이는 지금까지 그의 지론인 “자신의 배움을 사람에게 이롭게 쓸 수 있도록 하자.”라는 믿음의 시작이 되었다. 부산 대학교 화학과 강신원 교수 연구실에서 펩타이드를 배운 다음 그는 럭키 중앙연구소에서 연구하다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일본 도쿄 대학교에서 그가 전공한 주제는 NMR[각주:2]을 이용해 항원-항체 반응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는 것으로 생명 현상 이해의 기초가 되는 연구였다. 1992년 학위 논문을 마친 그에게 지도 교수는 미쓰비시 연구소가 새로 NMR 장비를 들여오기로 했으니 거기서 연구 장비를 조직하고 책임지는 것을 추천했다.


미쓰비시 연구소는 김재일 교수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그곳에 있던 펩타이드 신약 연구팀이 펩타이드 연구 경험이 있는 그에게 공동 연구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두 가지 업무를 맡게 된 그는 매일 새벽 3시에 퇴근하고 아침 8시에 출근하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하지만 하고 싶은 연구였기에 힘든 줄 모르고 일을 할 수 있었다. 연구원이 전부 퇴근한 다음에는 연구소 기계를 자신이 온전히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연구 효율이 높았다. 동시에 여러 장비를 돌리려면 정신없이 뛰어다녀야 했지만, 그만큼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특히 펩타이드 연구팀에서 펩타이드 제조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익힐 수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미쓰비시 연구소에서 NMR 연구와 펩타이드 연구 양쪽에서 성과를 낸 김재일 교수는 최우수 연구원에 선정되었고, 그의 실력을 인정한 연구소장은 성실한 자세가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 같다면서 귀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5년을 미쓰비시 연구소에서 근무한 그는 도쿄 대학교 약학부의 조교수로 임용되었다. 그때까지 휴가일이 300일이 넘게 남아있을 정도로 연구에만 매진한 그에게 미쓰비시는 소속은 다르지만, 회사의 사택을 계속 쓸 수 있게 해 주었다. 


김재일 교수가 도쿄 대학교로 옮기게 된 이유 중 하나는 10대에 달하는 NMR 장비로 가능했던 최고의 연구 여건과 동료 교수들과의 시너지 효과였다. 도쿄 대학교 약학부의 첫 외국인 교수가 된 그는 변함없이 늦은 밤까지 연구실을 지켰으며, 학교와 미쓰비시 사택 사이의 거리가 멀어 막차를 놓치고 연구실 간이침대에서 잠을 잘 때가 잦았다. 그가 도쿄대로 옮긴 이후 한국에서 귀국 제안이 쏟아졌고, 결국 1년 반 뒤에 GIST로 옮기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이 벤처 회사의 CEO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김재일 교수가 1998년 GIST로 이직을 결심한 배경에는 NMR 장비를 구입해 주겠다는 제안이 크게 작용했다. 한국에서 NMR을 제대로 해보자는 것이 그의 최우선 목표였으며, 당시에는 펩타이드로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원하는 연구실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NMR 외에도 필요한 것이 많았고, 기대만큼 연구 여건 구축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1999년 정부가 출연 연구소를 대상으로 연구 성과 확산 사업을 시작했고, GIST도 그 대상이 되었다. 이에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연구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그에게 이 사업에 지원하라는 제안이 주변 교수들에게서 들어왔다. 생명·의과학 연구 재료로 활용되는 펩타이드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 받아들여지면서 그는 교수 겸 벤처 기업인의 길을 걷게 되었다. 


김재일 교수는 동료 교수 2명과 함께 ‘이효 폴리텍’이라는 실험실 벤처를 설립하고 생리 활성 펩타이드 외에도 DNA 중합 효소, 단일/복합 항체 등을 생산해 연구 재료로 공급하고자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겠다기보다 지원을 받아 연구실에 필요한 기자재를 갖추겠다는 계산이 컸다. 하지만 이 회사의 가능성을 높게 본 삼성이 투자를 제안하게 되었고, 이는 이듬해인 2000년 ‘애니젠(주)’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삼성이 지분의 과반을 갖기로 하고 회사 등기까지 완료했지만, 곧이어 정부가 대기업 출자 제한 방침을 밝히면서 암초를 만났다. 대기업이 벤처 기업에 일정 이상의 지분을 투자하는 일을 금지하는 정부 정책이 적용되면서 삼성이 계약 파기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애니젠은 홀로서기를 해야 했다.

펩타이드 전문 회사로 홀로서기
이제 김재일 교수는 애니젠의 운영을 원점에서 다시 정립해야 했다. 먼저 그는 솔선해 회사 시설과 연구 개발에 사재를 투자하면서, 다른 교수진에도 투자를 요청했다. 그렇게 회사를 재정립한 김재일 교수는 애니젠의 사업을 펩타이드에 집중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펩타이드 신약 개발과 생산을 목표하지만, 그전까지는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입원 확보를 우선 과제로 삼았다. 펩타이드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펩타이드 전문 생산기업을 만든 다음 신약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단계별 전략이었다.


사실 신약 개발은 매력적인 목표이지만,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과제이다. 그는 신약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으로 애니젠에 투자하겠다는 개인 투자자를 돌려보내고 펩타이드를 대량 생산할 능력부터 갖추는 일에 주력했다. 처음 애니젠은 GIST 교내에 자리 잡고 있었으나, 그는 제대로 된 기업으로 운영하려면 비즈니스 마인드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 회사를 학교 밖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학교에 있으면 많은 기본 운영비가 절감되는 탓에 편리하지만, 원가 계산을 따지는 경영에는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광주 테크노파크에 입주했다. 학문 활동과 회사 경영을 분명하게 구분해서 추진하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장기 목표인 펩타이드 신약 개발의 기반을 위해 김재일 교수는 먼저 펩타이드 대량 생산 기술을 갖추려 했다. 대학의 교수가 세운 벤처 기업이 이미 알려진 펩타이드를 생산해서 돈이나 벌려 한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지만, 그는 ‘캐시 카우(Cash Cow)’의 확보가 벤처 기업의 생존에 핵심이라고 믿었다. 당시 한국은 모든 펩타이드를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거나 실험실에서 소규모로 생산하는 정도여서 이를 국내 생산으로 대체하는 일에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보았다. 특히 추출성 식품용 펩타이드가 아닌, 화학 합성이 어려운 고부가가치 소재에 해당하는 연구용 펩타이드 생산에 주력하기 위해 불순물을 최소화하고 품질을 끌어올리는 연구를 추진했다. 의약용 펩타이드 소재는 제조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불순물을 최소화한 (순도 98퍼센트 이상의) 고순도 소재만이 활용 가능하고, 이 불순물 최소화 기술이 의약용 펩타이드 소재 제조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기존 펩타이드 완제 의약품 제조업체에 핵심 소재를 제공함으로써 수입에 의존해 단가가 비쌌던 펩타이드 의약품의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고, 글로벌 경쟁사와 차별화된 수요자 맞춤형 제품을 국내외 제약사에 공급해 신약 개발 활성화에도 한몫하겠다는 계산이었다.

 

애니젠 장성 공장. 출처: 애니젠 홈페이지.

 

애니젠 장성 공장의 GMP 시설들. 출처: 애니젠 홈페이지.


설립 후 십여 년의 노력을 발판으로 회사는 점차 안정된 성장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애니젠은 2010년 전라남도의 지원을 받아 장성에 펩타이드 대량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기관 투자 유치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펩타이드 합성·정제·건조·품질 관리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구축했다. 2011년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펩타이드 원료 의약품 GMP[각주:3] 적합 인정과 함께 전립선암 치료제인 루프로렐린(Leuprorelin)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같은 해 8월에는 일본 후생노동성에 외국 제조업자 등록을 해 일본에 산업용/임상용 펩타이드 소재를 생산·판매할 수 있는 허가를 취득했다. 2012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데스모프레신(Desmopressin)의 품목 허가를 취득했는데, 데스모프레신은 비천연 아미노산 및 이황화 결합을 포함하는 펩타이드 의약 소재다. 또한 2013년에는 지코노타이드(Ziconotide), 엑세나타이드(Exenatide)에 대한 품목 허가를 취득했다. 지코노타이드는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의 원료로 최근 제약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펩타이드이다. 2014년에는 중국 식약처에 루프로렐린(Leuprorelin) DMF[각주:4] 등록 신청을 했으며, 국내 제약사들과 대사성 질환 치료제 개발 및 기술이전을 위한 MOU[각주:5]를 체결했다. 2015년에는 국내 화장품 회사와 코스메틱 소재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2016년에는 인도 식약처로부터 루프로렐린 수출 허가를 취득했으며, 그해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애니젠은 2017년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첨단기술기업으로 지정되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부세렐린 아세테이트, 고세렐린 아세테이트에 대한 수출용 품목 허가를 취득했다. 현재 애니젠 장성 공장에서는 (전립선암 치료제, 야뇨증 치료제, 당뇨치료제 등) 다양한 펩타이드 의약 소재 및 신약 개발용 임상 펩타이드 소재를 제조해 국내 바이오 벤처 및 제약회사에 제공하고 있으며, 일본 등 해외에도 수출하고 있다. 펩타이드는 품질에 따라 킬로그램당 3억 원에서 비싼 것은 20억 원을 호가한다. 이런 흐름으로 볼 때 이제 애니젠은 펩타이드 전문 기업으로 홀로서기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볼 수 있다. 


김재일 교수는 2016년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자금을 국내 생명 과학 산업의 메카로 성장하고 있는 충북 오송 생명과학 단지 내의 제2공장 건설에 투자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같은 공공기관과 국내 유명 제약 및 생명공학 회사들이 위치한 오송 단지에 터를 잡음으로써 업무의 편리와 연구 개발의 시너지를 얻겠다는 의도였다. 2018년 7월 20일 준공식을 가진 ‘애니젠 펩타이드 팜 오송’은 그 결과물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장성 1공장은 펩타이드 항암제를 주로 생산하며, 5,553제곱미터 면적에 3층 규모인 오송 2공장은 당뇨, 비만, 진통, 골다공증 등 비 항암제를 주로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오송 공장은 전 세계적으로 공인을 받은 기자재를 생산 설비로 갖추어 향후 CGMP[각주:6] 인증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진 GMP’로도 불리는 CGMP는 미국 FDA[각주:7]가 인정하는 의약품 품질 관리 기준을 말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규제 기관들은 CGMP 등의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 의약품 수입 허가 시 CGMP 또는 이에 준하는 규정(EU-GMP 등)에 따른 제조 및 관리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KGMP[각주:8]를 제정하고 국내에서 생산, 유통되는 각종 식품과 의약품에 이를 적용하고 있으나, KGMP는 세계 기준인 CGMP에 비해 적용 범위가 낮은 편이다. 애니젠 장성 공장은 KGMP 인증을 받은 국내 유일의 펩타이드 공장이며, 오송 공장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기에 CGMP 인증을 추진하는 것이다.

애니젠 오송 공장 준공식. 왼쪽에서 6번째가 김재일 대표. 출처: 애니젠 홈페이지.


오송 제2공장이 목표대로 CGMP 승인을 받게 되면 애니젠의 해외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현재 FDA 승인을 받고 생산되는 의약 소재 펩타이드 중 스위스 바켐이 약 35종을 취급하고 있으며, 스웨덴의 폴리펩타이드가 약 25종을 생산하고 있다. 애니젠은 3년 후 약 20여 종의 펩타이드 의약 소재 생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재의 추세라면 무리 없이 달성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까지 애니젠이 생산하는 펩타이드는 대부분 해외에서 특허가 만료된 제품들이다. 그렇더라도 이 분야는 세계적으로 소수의 회사만이 시장을 독점할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후발 주자가 끼어들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애니젠은 새로운 제조 공정을 개발해 수율과 품질을 높여서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펩타이드는 화학적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불순물이 생성되는데, 애니젠은 SPPS 방법과 LPPS 방법[각주:9]의 장점을 결합하는 새로운 공정을 개발해 생산 효율을 높였다. 


애니젠이 가진 또 하나의 핵심 기술은 복수의 시스테인(Cysteine)을 포함하는 펩타이드의 제조이다. 이는 펩타이드의 가장 큰 단점인 빠른 분해성에 기인한 짧은 약효 지속성의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지코노타이드의 생산에 활용되고 있다. 지코노타이드와 같이 분자 내 6개의 시스테인을 가지는 펩타이드에서 시스테인이 짝을 이룰 수 있는 이황화 결합(Disulfide Bond)의 수는 15가지 경우가 존재하지만, 이 중 생물학적으로 활성을 가지는 것은 한 종류의 이황화 결합 패턴뿐이다. 김재일 교수는 미쓰비시에 근무하면서 시스테인의 이황화 결합을 선택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연구했고, 이는 현재 애니젠의 핵심 기술이 되었다. 시스테인이 많은 펩타이드는 약효 지속 시간이 길다는 장점 때문에 일본을 비롯한 여러 국내외 제약회사로부터 신약 개발 연구용 펩타이드로 주문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연구를 진행하다 어려움에 빠졌을 때 김재일 교수는 실험실에 들어온 새내기 석사 과정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곤 한다. 아직 고정 관념이 그리 많지 않은 신입생들은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 엉뚱한 발상에 그치지만, 때에 따라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구상도 있다. 예를 들어, 고체상 지지체에 아미노산을 하나씩 결합시켜 가는 기본적인 펩타이드 합성 과정과 달리 조각(Fragment)으로 나누어 합성한 후 그들 조각을 결합시키는 ‘병렬(Convergent) 합성법’은 한 학생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일반적으로 아미노산 20개까지의 결합은 순탄하지만, 그 이상이 되면 펩타이드가 접히는 물리 화학적 특성 때문에 합성이 어려워진다. 이때 짧게 나누어서 결합시키는 병렬 합성법이 해결책이 된 것이다. 물론 어느 위치를 어떻게 나누어 붙이느냐는 계속된 연구를 통해 찾아내야 하며, 결과적으로 펩타이드가 구축하는 삼차 구조 기반 설계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김재일 교수가 갖고 있던 펩타이드 노하우와 GIST 연구실, 애니젠 연구소에서 여러 연구원이 새롭게 만들어낸 제조 기술을 통해 애니젠은 전 세계적으로 소수 회사가 독점해 왔던 펩타이드 의약 소재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애니젠은 국내외 제약사가 필요로 하는 수요자 맞춤형 펩타이드 제품을 안정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펩타이드 의약품 원료 공급을 안정화하며, 동시에 개량 신약 개발의 활성화에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신약 개발을 위한 도전
현재 애니젠은 여러 종류의 펩타이드 생산으로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했지만, 김재일 교수의 꿈은 펩타이드 기반 신약의 생산이다. 그의 연구실은 NMR, 엑스선 결정학(X-Ray Crystallography) 등 분자 구조생물학적 정보를 기반으로 질병 관련 막 단백질(Membrane Protein)의 기능을 조절하는 생체 친화적 저분자 화합물(펩타이드 리간드)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김재일 교수 연구팀은 제주도 서귀포 해안에서 채집한 청자고둥(Cone Snail)에서 약 100여 종의 신규 펩타이드를 분리해 그들의 아미노산 구성과 일차 배열을 확인하고, 진통제 등 신약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펩타이드를 발굴해 논문 발표와 함께 국내외 특허도 취득했다. 이들 펩타이드 중 일부는 전임상 실험 단계에 있으며, 실용화까지의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경쟁이 치열한 의약품 개발의 특성상 제품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신약 개발이라면 모두 겪어야 하는 과정이다. 


2007년 12월 애니젠은 바이오 신약 장기 사업에 선정되었고, 그 결과물인 AGM-130은 현재 1상 임상시험을 완료했다. 이 약은 삼중음성(Triple Negative) 유방암에 효능을 나타내고 있다. 삼중 음성유방암은 전이성이 강하고 10년 내 재발률이 80퍼센트 이상으로, 현재까지도 마땅한 표적 치료제나 진단 마커가 없는 난치성 암이다. 또한 제2형 당뇨병 치료제(AGM-212)와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AGM-251)는 전임상 시험단계로 효능을 확인하고 있다. 그 밖에 비만 치료제, 다제내성 항생제 등의 신약도 개발 중이다. 


이러한 성과는 GIST의 김재일 교수 연구실에서 시작해서 애니젠으로 이전된 기술들이다. 처음 김재일 교수의 연구실은 NMR을 이용한 연구를 목표로 하는 ‘구조생물학 실험실’이었으나, 2009년 ‘분자구조 및 생체막 기능 조절제(Structure & Bio-membrane Modulator Discovery) 실험실’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는 신약 개발이라는 목표를 더욱 분명히 한 것이다.

 

김재일 교수와 GIST 연구실 대학원생. 출처: GIST 김재일 교수 연구실 홈페이지.


구조생물학은 생명체의 외형적 모습에서부터 작은 분자들의 형태에 이르기까지 구조적인 면에서의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분야이다. 김재일 교수의 연구실은 기능성 단백질과 생리 활성 펩타이드의 구조-기능 상호관계 규명에 연구의 중점을 두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신약 개발에 응용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리 인체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세포는 세포막을 가지며 다양한 외부 자극으로부터 필요한 물질과 신호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여 항상성을 유지하면서 맡은 역할을 수행한다. 생체막(Bio-Membrane)에 존재하는 막 단백질(Membrane Protein)은 세포 외부의 신호를 내부로 전달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막 단백질은 대부분 리간드(Ligand)라는 저분자(Small Molecule) 화합물에 의해 그 활성이 조절된다. 리간드는 효소나 수용체 등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물질을 뜻하며, 이들 단백질에 특정한 외부 분자 (리간드)가 결합하면, 세포에 특정 기능을 일으키는 신호로 작용한다. 즉 리간드와 막 단백질의 결합은 세포의 가장 주된 의사 소통 수단이며, 호르몬 항상성 유지, 대사, 면역 작용 등 다양한 세포 기능과 생명 현상 유지에 있어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김재일 교수는 애니젠의 신약 개발 전망이 GPCR[각주:10]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GPCR은 세포막 혹은 세포 내 기관의 세포막에서 세포질 면과 세포 외면에 걸쳐 있고, 막을 7번 관통하는 구조(Transmembrane)로 되어 있다. GPCR은 G-protein을 신호전달 매개체로 가지는 수용체 군으로 생체 내에 800여 개 정도의 수용체 종류가 존재하고, 수면, 식욕, 생식, 대사, 감정 조절 등 사실상 생체 내의 거의 모든 생리적 반응을 조절한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 연구와 함께 현재까지 인체에 800여 개의 GPCR 단백질이 존재하는 것이 밝혀졌으나, 아직도 상당수의 GPCR 단백질의 리간드가 밝혀지지 않은 oGPCR(Orphan GPCR)로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Orphan GPCR에 대한 신규 리간드의 발굴은 학문적, 산업적 가치가 매우 높다. 또한 2012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로버트 레프코위츠(Robert Lefkowitz)와 브라이언 코빌카(Brian Kobilka) 교수의 ‘GPCR의 고차원 구조 규명에 대한 연구’는 구조 기반 활성 리간드 개발을 가속했다. GPCR 단백질에 결합하는 리간드는 작용 증강제(Agonist), 길항제(Antagonist), 그리고 역작용제(Inverse agonist)의 세 가지로 분류된다. 


이런 배경에서 oGPCR의 신규 리간드 발굴 혹은 기존 GPCR 리간드의 생리/약리 기능 개선은 질병 치료 및 신약 개발 분야에서 가장 각광받는 분야로 발돋움했다. 인간에서 확인된 약 800여 종 정도의 GPCR에서, 후각 수용체로 작용하는 약 400여 종을 제외한 다른 GPCR들의 돌연변이 혹은 다형성(Polymorphism)은 많은 종류의 질병·장애와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현재 전 세계에서 처방되고 있는 약물의 약 40퍼센트가 GPCR에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지금 개발 중인 신약의 30퍼센트 이상이 GPCR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 

 

GPCR 작용 모식도. 출처: GIST 김재일 교수 연구실 홈페이지.


GIST 김재일 교수 연구실은 그간의 연구로 600여 종의 GPCR 유전자를 확보했고, 다양한 종류의 펩타이드 라이브러리와 천연물 라이브러리를 이용해 대사와 면역기능에 관련된 oGPCR의 신규 리간드 탐색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당뇨/비만 치료의 표적 수용체인 GLP-1 및 또 다른 수용체에 작용하는 신규 리간드의 생리활성 및 생체 내(In Vivo) 약리 기능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연구실은 리포터 유전자 분석(Reporter Gene Assay) 및 칼슘 분석과 같은 고속 세포 활성 측정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동물 모델에서의 약리학적 효능 평가를 위해 유전자 결손 생쥐[각주:11]를 이용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김재일 교수의 더 장기적인 목표는 경구 투여 펩타이드 의약품의 개발이다. 결코 쉽게 달성될 수 없는 지난한 과제이지만, 성공한다면 파급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그는 공동 연구를 통해 이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항상 현실적인 목표를 중요시하지만, 한편으로는 연구자로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고 사업가로서 펩타이드 신약 산업 자체를 뒤흔들 가능성을 여전히 타진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펩타이드 의약 소재 제조 생산의 노하우 및 대량 생산 기술 개발, 그리고 펩타이드 신약 개발 연구의 모든 결과는 김재일 교수가 사업가의 길을 걷게 한 출발점이 되었던 연구 성과 확산 사업뿐만 아니라 미래과학부의 뇌 프론티어 사업, 우수연구센터(ERC) 사업, 바이오 의료기술 사업, 그리고 해양수산부의 해양 바이오사업 등 정부가 지원하는 기초연구 개발 사업이 밑거름이 되었다. 생명 현상을 분자적 수준에서 이해하려 했던 그의 연구는 다양한 지원 사업에 힘입어 결국 한국 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기관차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이로움을 주는 연구와 “제대로 된 특허”
교수로서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것만이 보람이었던 김재일 교수가 사업가로 변신하게 된 것은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다음 그는 자신의 연구가 더 많은 이를 이롭게 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연구와 사업 모두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애니젠이 꾸준히 성장하고 코스닥 상장까지 하게 되자 주변에서는 그가 돈방석에 앉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전 재산을 회사에 투자한 그는 지금도 여전히 학교 앞 아파트에 월세로 살고 있으며, 상장될 때까지 애니젠에서 급여를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그에게는 회사를 제 궤도에 올려놓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김재일 교수가 사업가로 활동가면서 가장 새롭게 갖게 된 인식은 ‘제대로 된 특허’였다. 그도 《네이처(Nature)》를 비롯한 유명 저널에 100여 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이 성과를 인정받아 GIST의 특훈 교수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논문과 함께 특허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며, 특허도 단순히 등록이 목표인 것보다 실제로 활용 가능한 특허의 가치가 무엇보다 큼을 확인했다. 이를 깨닫고 그는 애니젠이 초기에 취득한 특허의 상당수를 직접 철회했다. 그는 학생을 교육하면서 논문과 함께 어떻게 하면 가치 있는 특허를 함께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도록 한다. 세금을 받아서 연구하기 때문에 국민에게 이로움을 주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자신의 배움으로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주라”는 그가 항상 강조하는 경구이다. 


비록 분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김재일 교수는 과학자는 자신의 연구가 어떻게 사람을 이롭게 할 것인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믿는다. 휴일 없이 날마다 새벽까지 연구하고, 귀국 후 20여 년 동안 가족여행이라고는 단 한 번 2박 3일을 다녀온 것이 전부일 정도였으며, 자녀의 입학식이나 졸업식에 참석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아온 그의 삶의 방식은 일과 여가의 균형을 강조하고, 개인의 자유로운 생활을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연구가 어떻게 활용될지를 최우선하고, 교수와 사업가로서 1인 2역을 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면이나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고백은 그의 선택을 존중할 수밖에 없게 한다. 그의 연구에 대한 열정, 그리고 연구를 성공적으로 실용화하기 위한 그의 전략이 지금보다 앞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참고 링크

애니젠(주)홈페이지(http://anygen.com/kor)

분자구조 및 생체막 기능 조절제 개발 실험실(https://nmr.gist.ac.kr)

 

참고 자료
문만용, “인터뷰: 김재일 교수” (2018. 7. 25).
유선종, “펩타이드 신약과 고체상 합성용 고분자 지지체”, 『NICE』 29:3 (2011).
AbdulRasheed A. Alabi, Maria Isabel Bahamonde, Hoi Jong Jung, Jae Il Kim & Kenton J. Swartz, “Portability of Paddle Motif Function and Pharmacology in Voltage Sensors”, Nature 450:15 (2007).
Chanhyung Bae, Jeet Kalia, Inhye Song, JeongHeon Yu, Ha Hyung Kim, Kenton J. Swartz, Jae Il Kim, “High Yield Production and Refolding of the Double-Knot Toxin, an Activator of TRPV1 Channels”, PLOS One 7:12 (2012).
Henninot A, Collins JC and Nuss JM, “The Current State of Peptide Drug Discovery: Back to the Future?”, J Med Chem 61:4 (2018).
Jolene L. Lau and Michael K. Dunn, “Therapeutic Peptides: Historical Perspectives, Current Development Trends, and Future Directions”, Bioorganic & Medicinal Chemistry 26 (2018).


이 글은 기초연구연합회의 「2018년도 기초 연구 성과 사례 모음」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의 작성은 전북 대학교 부설 한국 과학 문명학 연구소의 김근배 교수님께서 맡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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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Nuclear Magnetic Resonance, 핵자기공명. [본문으로]
  3.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의약품 등의 제조나 품질 관리에 관한 규칙. [본문으로]
  4. Drug Master File, 원료 의약품 신고 제도. [본문으로]
  5. Memorandum of Understandin. 양해 각서. [본문으로]
  6. 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 강화된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 [본문으로]
  7.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식품의약국. [본문으로]
  8. 한국우수제조관리기준. [본문으로]
  9. liquid-phase peptide synthesis methods. 액상 펩타이드 합성법 [본문으로]
  10. G-Protein Coupled Receptor.  G 단백질 연결 수용체. [본문으로]
  11. Knock-Out Mouse. 특정 유전자가 작동하지 않도록 설계한 실험용 쥐.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