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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 어떻게 읽을 것인가? 희망의 독서 가이드 본문

(연재) 사이언스-오픈-북

제인 구달, 어떻게 읽을 것인가? 희망의 독서 가이드

Editor! 2023. 7. 24. 14:56

사진 김흥구 © (주)사이언스북스

 

제인 구달 선생님은 연하장을 겸하는 이메일에 '네 개의 촛불' 파워 포인트 자료를 첨부해 보내 주셨다. 평화, 믿음, 사랑의 촛불이 차례로 꺼져 갔지만 희망의 촛불은 끝까지 살아남아 다른 촛불들을 밝혀 준다는 내용이었다. 우리 앞에 아직 희망의 촛불이 타고 있다. 우리 모두 함께 그 촛불을 양손 모아 보듬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 교수


제인 구달의 인터뷰집 『희망의 책』이 7월 초 출간되었습니다. 이 출간을 맞이해 (주)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제인 구달의 책들을 되돌아 보는 기획을 준비해 봤습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 교수님이 제인 구달의 희망 시리즈의 마침표이자 느낌표 같은 책이라고 평가한 『희망의 책』은 논픽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더글러스 에이브럼스가 제인 구달을 찾아 제인 구달의 삶과 사상을 묻고 답한 것을 엮은 책입니다. 더글러스 에이브럼스는 이 책에서 제인 구달이 말하는 그 ‘희망’이 무엇인지, 그 근거이자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희망’이라는 게 부질없는 바람에 그치는 게 아닌지 따져 묻습니다.

 

희망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보통 사람들을 대신해서 던지는 질문에 제인 구달은 고인류학자 루이스 리키의 비서로 아프리카에 갔다가 영장류 연구의 새 지평을 개척하고, 침팬지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지역 주민을 설득하다가 아프리카의 빈곤 퇴치와 생물 다양성 보호를 결합한 새로운 환경 운동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자신의 삶과 실천을 이야기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희망이 무엇인지, 그 희망이 부질없는 바람 같은 덧없는 낙관주의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고, 설득해 갑니다.

 

제인 구달의 책과 메시지에 익숙한 독자들이라면 그 엑기스를 모아놓은 듯한 이 책은 제인 구달의 컴필레이션 앨범이 될 겁니다. 다른 어떤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영성, 종교, 죽음 등에 대한 제인 구달의 진솔한 성찰이 보너스 트랙처럼 들어 있어 그녀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해 주죠.


제인 구달을 처음 만나는 독자들이라면 그 방대한 저술과 경이로운 활동을 살펴보기 위한 가이드 역할을 하는 책이 될 겁니다.   

 

제인 구달을 이해하기 위한 최고의 입문서, 『희망의 책』. 사진 ⓒ (주)사이언스북스.
사진 김흥구 © (주)사이언스북스

 

『희망의 책』의 책을 읽고 난 다음 제인 구달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고 싶다면, 제인 구달 연구소가 만들어서 공개하고 있는 팟캐스트인 호프캐스트(https://janegoodall.org/our-story/about-jane/hopecast/) 등을 듣거나 전 세계에 지부를 두고 있는 제인 구달 연구소와  뿌리와새싹(https://www.diversityinlife.org/rootsnshoots/about)의 활동을 후원하거나 직접 참여를 해 보는 게 가장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그녀의 책들을 함께 읽어 보시면 좋습니다. 

 

(주)사이언스북스에서는 1999년부터 제인 구달의 책들을 펴내 오고 있습니다. 저희가 펴낸 제인 구달의 책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침팬지 관찰 연구로 영장류 연구에 비가역적인 공헌을 한 연구 활동을 소개하는 책들과, ‘희망’을 타이틀로 한 사회 운동을 소개하는 책들입니다. 

 

최초의 자서전으로서 여성 과학자로서의 삶과 침팬지 연구의 흥미진진함이 잘 어우러져 있는 『제인 구달』, 침팬지의 기본적인 습성과 사회적 행동부터 침팬지의 유아기, 유년기,사춘기, 성생활, 사회적 서열 관계, 가족 관계, 먹이 사냥과 도구 사용에 이르기까지 그 생태와 행동을 포괄적으로 다룬 최초의 침팬지 생태 보고서라 할 『인간의 그늘에서』, 그리고 2023년 하반기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국내 처음으로 번역 출간될 『창문 너머로』가 앎, 즉 과학적 활동에 대한 책들이라면, 『희망의 밥상』, 『희망의 자연』, 『희망의 씨앗』은 인간의 먹을거리 문화를 개혁하고, 동식물의 생물학적 다양성 보전을 확대하기 위한 제인 구달의 사랑과 행동, 즉 사회적 실천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된 제인 구달의 책들. 사진 ⓒ (주)사이언스북스.

 

제인 구달의 오랜 파트너이기도 하고 생태학자이며 생태주의의 실천가이기도 한 최재천 교수님은 항상 “알면 사랑하게 된다.”라고 말씀해 오셨습니다. 과학과 실천이 분리되지 않았다는 말씀이죠. 침팬지에 대한 연구에서 침팬지 보전에 대한 운동으로, 침팬지 보전 운동이 인류의 빈곤과 환경 파괴를 축소시키려는 운동으로 확장되어 간 제인 구달은 최 교수님의 이 말씀을 온전히 체현하고 있는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희망의 책』을 시작으로 제인 구달의 책을 읽어 간다면, 앎과 사랑이 융합된, 독자 여러분만의 희망을 발견하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제인 구달』

제인 구달 | 박순영 옮김  |  2005년 07월 29일 | My Life with the Chimpanzees

전 세계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

 

“만약 침팬지가 손을 뻗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면, 우리 인간들도 손을 뻗어 침팬지와 오늘날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모든 동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다. 여러분이 나를 도와주기를 바란다.”-본문에서 

 

 

『인간의 그늘에서』

제인 구달 | 최재천 옮김 | 2001년 11월 30일 | In the Shadow of Man

제인 구달 침팬지 연구의 출발점

 

“그렇다. 인간의 그림자가 침팬지를 뒤덮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침팬지는 인간을 이해하는 데 엄청난 중요성을 지닌 생명체이다. 우리가 침팬지에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침팬지도 다른 동물들에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침팬지는 상당히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며, 이러저러한 목적으로 도구를 만들어 쓸 수도 있고, 복잡한 사회 구조와 의사소통 방법을 가지고 있으며, 자아 인식의 기원을 보여 준다. 침팬지가 지금부터 4000만 년 후에 어떻게 될지 그 누가 알겠는가? 침팬지들이 생존하여 적어도 진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일 것이다.”-본문에서

 

“나는 그녀에게 왜 침팬지들에게 이름을 붙이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단지 나는 내가 이제까지 내가 만난 모든 동물에게 이름을 붙여 주었다. 당연히 사람이면 누구나 이름이 있듯이 동물에게도 이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물에게도 각자의 성품이 있으니 말이다.’"-최재천, 옮긴이 서문에서

 

 

『희망의 밥상』

제인 구달 | 김은영 옮김 | 2006년 02월 06일 | Harvest for Hope: A Guide to Mindful Eating

지구 생태계와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

 

“먹을거리를 구매하는 모든 행위가 곧 유권자의 한 표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나 하나의 작은 행동이 뭐 그리 중요할까, 밥 한 끼가 무슨 차이를 가져올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매 끼니의 식사, 음식 한 입에도 많은 역사가 담겨 있다. 그 음식이 어떻게 제배되고 어떻게 사육되었으며 어떻게 수확되었는지, 그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먹을거리, 우리가 던지는 한 표가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한다. 우리 모두 더 나은 수확, 희망의 수확을 위해 함께 씨를 뿌리자.” -본문에서

 

 

『희망의 자연』

제인 구달, 세인 메이너드, 게일 허드슨 | 김지선 옮김 | 2010년 09월 27일 | Hope for Animals and Their World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제인 구달에게서 듣는 희망의 메시지

 

“지구를 공유하고 있는 다른 동물들과 인간 간의 연대, 우리가 다른 생명체와 함께 구축하고 있는 이 관계야말로 바로 많은 사람들이 계속 노력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때로는 너무나 고된 그 일을 계속하도록, 좌절과 후퇴, 그리고 이따금씩은 어떤 종을 막론하고 다른 종을 멸종에서 구한다는 것이 감상에 빠져 돈과 자원을 낭비하는 짓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노골적인 적개심과 조롱을 버텨낼 수 있도록 말이다. 만약 희망이 없다면 우리는 그저 무감각한 상태에 빠지고 말리라. 희망이 없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품고 있는, 동물과 그들의 세계에 대한 숨길 수 없는 희망을 함께 나누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문에서



 『희망의 씨앗』

제인 구달, 게일 허드슨  | 홍승효, 장현주 옮김  |  2014년 12월 01일 | Hope for Animals and Their World

우리는 꽃과 나무와 함께 희망을 심는다!

 

“우리 모두는 자연의 아름다움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 단 우리가 바라볼 경우로 한정되지만 말이다. 바쁜 도시에서도 작은 식물들은 포장된 도로의 틈새 사이로 굳세게 밀고 올라온다. 멈춰 서서 당신의 주변을 바라보고, 그것들의 투지, 생존하려는 의지에 경탄하라. 그리고 우리가 이토록 멋지고 황홀하며 끊임없이 매혹적인 왕국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라.” -본문에서

 

“인간이 수백 년간 숲을 개발해 온 것이 사실이더라도, 현재의 상황은 훨씬 더 큰 도전이다. 우리는 한편으로는 가난을 줄이기 위해 싸워야 하며, 수십 억 명의 소작농들이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항상 ‘물질’을 갈망하는 이런 ‘소비 사회’에서 이런 물질이야말로 대기업에게 힘을 주기 때문에, 풍요롭게 성장 중인 사회가 적은 물질로도 성공하도록 격려해야만 한다.”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