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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강남에서 30대 아줌마와 20대 청년들의 선거 혁명을 선동하다! 본문

책 이야기

박성민, 강남에서 30대 아줌마와 20대 청년들의 선거 혁명을 선동하다!

Editor! 2010.06.08 19:24

이번 포스트는 <불확실한 세상> 저자 강연회 첫번째 발표자이신 박성민 선생님의 발표 녹취록과 팟캐스트입니다. 팟캐스트의 경우, 녹음상태가 좋지 못해 듣기 불편하실 수 있는데,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 팟캐스트 주소 : http://nemo.podics.com/127648360503

저는 정치 컨설턴트이기 때문에 정치 프레임의 변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드릴까 합니다. 패러다임이라는 건, 잘 아시겠지만 토마스 쿤이 1962년에 쓴 『과학 혁명의 구조』에서 처음 쓴 것이죠. 패러다임이란 지적 혁명에 대해 쓰는 용어이지만 원래 책에선 용법이 다양했습니다. 패러다임이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인식의 틀이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70년대 네덜란드 축구의 ‘토털 사커’가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든지, 3D 영화 아바타가 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든지 하는 걸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이것은 현실을 바꾸는 동력이 됩니다. 쿤의 경우는 과학 이론이 바뀌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지동설이 이전의 천동설을 믿던 집단적 사고방식을 바꾸었다든지, 만유인력, 양자론, 상대성 이론이 이전의 패러다임을 바꾼 예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프랑스, 영국 혁명, 1차, 2차 세계 대전 같은 정치 혁명입니다. 저는 이런 것도 패러다임을 바꾸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다음으로 세 번째, 중요한 것이 생산력의 혁명, 일테면 구석기, 청동기, 철기, 산업혁명과 같은 변화입니다. 이 시기에는 생산력의 비약적 발전에 따라서 현실이 완전히 뒤집어집니다. 그 핵심은 기존의 규범, 기득권이 무너지고 권력이 뒤바뀌며 비주류가 주류가 된다는 것입니다. 오늘 제가 얘기하려는 것이 이 생산력의 혁명과 관련된 겁니다. 바로 우리 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꾼 디지털 혁명입니다.

예전에는 맨 밑바닥에는 기술이 있었습니다. 70~80년대만 해도 집안이 어려우면 공고, 상고를 갔어요. 중세 때의 대장장이라든가 80년대의 엔지니어들, 이들은 사회적 지위가 높지 않았죠. 바로 그 위에는 과학자가 있고, 그 위에 철학, 인문학이 있었습니다. 20세기를 보아도, 인문학자들이 큰 권력을 가지지 않습니까. 프랑스의 경우 지식인 하면 사르트르, 까뮈 등 인문학자들이죠. 그리고 맨 꼭대기에는 신학이 있었습니다. 디지털 혁명이 오기 전까지, 이 질서는 굉장히 오래 유지되었습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이 우주관, 세계관을 설명하고, 그걸 받아서 철학자들, 정치가들은 규범을 만들었죠. 그 밑의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은 이 주어진 규범 틀 내에서 연구하는 거죠. 이 질서에는 좋은 점도 있습니다. 규범이 있었기 때문에 대중의 행동의 예측되고, 일탈이 일어나지 않으며 모든 것들이 평균화되는 것입니다.

이런 시대를 죽 살다가 디지털 혁명이 오면서 뒤집어졌습니다. 지금은 제일 밑에 있는 것이, 제가 생각하기에는 신학이라고 봅니다. 신학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도전을 받아 왔어요. 일테면 지동설, 진화론, 정신분석학의 도전을 받았고, 최근에는 뇌과학 등의 도전을 받고 있죠. 그 위에는 인문학이 깔려 있습니다. 예전에는 시인, 소설가, 역사학자들이 지식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은 그 위에 과학이 올라가고, 예전의 천덕꾸러기였던 기술자들이 맨 위로 올라가게 되었어요. 안철수,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같은 사람들이 부와 명예, 권력까지 장악하고 있죠.

하지만, 이렇게 과학과 기술이 부상하면 다 좋은데 한 가지 어려운 점이 있어요. 기존의 법과 규범이 파괴되고, 합리성이 소멸된다는 것이죠. 합리성이 소멸된다는 것은 예컨대 이런 겁니다. 공중전화를 쓰는 것이 휴대전화를 쓰는 것보다 전자파도 없고 값도 싸서 합리적이지만 촌스러운 문화이기 때문에 아무도 그런 일을 하지 않아요. 잔인한 토막살인 사건이 났다고 해 보죠. 30년대 형사들이라면, 아무 이유 없이 살인 당했기 때문에 원한관계에 의한 것이고 피해자가 저항한 흔적이 없기 때문에 면식범의 소행이라는 식으로 추론할 겁니다. 이게 합리적 판단입니다. 그런데 지금 시대는 어떠냐, 사이코패스에 의한 살인의 경우 아무 인과관계가 없기 때문에 그걸 해결하기 위해선 해킹, CCTV, 휴대전화 같은 기술에 의존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크 아탈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21세기에는 기술 발달로 사생활이 보호가 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개인들은 보안 산업에 의존하고, 또 하나 오락 산업이 뜬다고 말이죠. 무한도전, 1박2일, 패밀리가 떴다 같은 프로그램을 보세요. 기차가 빠른가, 아니면 인간이 더 빨리 뛰는가를 겨룬다든지 돈을 내고 농가 체험을 하든지 하죠. 그러면서 좋아해요. 자크 아탈리가 또 이런 말을 했죠. 아프리카가 유럽을 닮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유럽이 종족 간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오늘날의 아프리카를 닮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요. 놀라운 통찰력입니다.

어쨌거나,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정치 분야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비주류가 뜨는 거예요. 비주류 중의 비주류인 오바마가 주류인 힐러리 클린턴을 이겼고, 이명박도 비주류인데 여의도의 주류인 박근혜를 이겼어요. 노태우는 다수당의 다수파로 됐고, 김영삼은 다수당의 소수파로 됐으며, 5년 뒤에 김대중은 소수당의 다수파로 됐고 다시 5년 뒤에 노무현은 소수당의 소수파로 됐죠. 정치학 교과서에 이런 건 없어요. 기존의 패러다임에 의하면 정치는 결국 조직을 이기는 것이고 언론을 움직여야 하므로, 권력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 돈이 몰렸죠. 하지만 이제는 안철수, 손석희 등 국회의원을 해본 적이 없을수록, 그래서 권력에서 멀어질수록 각광받는 시대가 되었어요.

디지털이나 인터넷 혁명으로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앤디 워홀이 ‘누구나 15분이면 세계적 스타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한 게 80년대였죠. 《뉴스위크》 편집장 파리드 자카리아는 이런 말을 했죠. 테러다 뭐다 호들갑을 떨지만, 사실 현대는 과거 시대보다 훨씬 안전하다고요. 그런데 왜 우리가 그렇게 위협을 느끼는가, 그건 우리가 실시간 영상 등을 통해 사건들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지금은 시위대를 찍어 노트북에 연결해서 생중계를 할 수도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러면서 어떻게 되었냐, 정치인들의 지지율이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15시간 이상을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죠. 이명박은 말실수를 안 하는 편이에요. 처칠, 드골 루스벨트 등에 비하면 말이죠. 이들은 통제되었지만 그에 비해 요즘의 정치인들, 또 연예인들은 완전히 옷을 벗고 광장에서 대중들에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원형극장에서 노예들이 칼을 들고 싸웠지만 요즘에는 황제들이 칼을 들고 싸우고 있어요. 박근혜를 보세요. 대중들은 즐기고 있죠. 대중들이 이미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 때문에 지지율의 급락하는 것입니다. 물론 세계화 때문에 급락하는 것도 있지만, 이건 시간 때문에 생략해야겠군요. 정보 혁명과 관련해서만 보자면 노무현도 그렇게 지지율이 떨어지고, 부시 대통령도 인기가 없었는데 퇴임 1주일 전에 지지율 22퍼센트로 트루먼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꼴찌가 되었죠. 옆 나라 일본, 고이즈미나 아베, 후쿠다, 아소 모두 20퍼센트로 관뒀고 하토야마도 그 수준이죠. 오바마, 떨어질 겁니다. 사르코지도 곤두박질쳤죠.

이런 현상은 벗어날 길이 없어요. 정보화와 세계화가 지지율 급락을 트렌드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정치가 몰락합니다. 이것은 정치인의 몰락이고, 정치 제도, 정치 철학의 몰락입니다. 예전 80년대에 정치인이 유세하면 100~200만 명이 몰렸지만, 지금은 50~100명 정도가 모일 뿐이죠. 누구도 이걸 설명하지 못해요. 철학자 헤겔이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이 되어서야 난다고 한탄했듯이, 그런 상태입니다. 너무 길게 얘기한 것 같네요. 이따가 질의응답 시간에 더 말씀드리기로 하고 이 정도로 마치겠습니다.

팟캐스트 시작 기념으로 <불확실한 세상> 저자 강연회 팟캐스트를 들으시고 블로그에 덧글이나 트랙백으로 의견, 질문을 남겨주신 분들 중 두 분을 추첨하여 <우리에게 과학이란 무엇인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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