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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생태 기자 강양구, 지구에서 살아남는 길을 모색하다! 본문

책 이야기

과학 생태 기자 강양구, 지구에서 살아남는 길을 모색하다!

Editor! 2010. 6. 10. 18:43

이번 포스트는 <불확실한 세상> 저자 강연회 세번째 발표자이신 강양구 기자님의 발표 녹취록과 팟캐스트입니다. 팟캐스트의 경우, 녹음상태가 좋지 못해 듣기 불편하실 수 있는데,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 팟캐스트 주소 : http://nemo.podics.com/127648360503

이권우 선생님 (사회):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강양구 기자님 차례인데요, 강양구 기자님은 불확실성뿐만이 아니라 여기에 대한 대안까지도 제시하셨습니다. 잘 들어보시고 믿을만한 대안인지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양구 기자님: 네, 반갑습니다. 강양구라고 합니다. 제가 이 책을 기획하기도 했지만, 사실 이 자리에 다른 훌륭한 선생님들께서 오셨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책 홍보를 조금 하자면 아까 김명진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이 사실 10년 전부터 선생님께서 죽 얘기하신 내용인데요, 최근 유명한 저술가인 말콤 글래드웰이 주장하는 내용과 거의 비슷합니다. 이 책의 내용이 그런 수준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고요, 전 제 글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또 글을 읽은 사람들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 전 어떤 대답을 할 수 있는지를 얘기하겠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세 가지 이야기, 즉 기후 변화, 자원 고갈 문제, 또 원자력 에너지가 그다지 믿을만한 대안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단 제가 프레시안에서 과학과 환경을 담당하다보니까, 사람들로부터 기후 변화가 진짜인지, 사기가 아닌지 하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심지어 외국의 유명한 언론에서도 그런 질문을 많이 던지고 있죠. 기후 변화의 문제는 매우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일단 어떤 원인들로부터, 예컨대 온실 기체가 증가함으로 인해 기온 변화 자체가 일어난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죠.

그런데 그 이후가 문제입니다. 지구가 더워지고는 있으며 그 결과 상당히 심각한 변화를 일으키리라고 여겨지지만, 거기에 대해 몇몇 과학자들, 석유회사 등이 이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불확실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해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원고에서 제가 평소에 자주 쓰는 방법을 사용해서 정리했습니다. 먼저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날 지 불확실한데도 낙관론자, 소위 회의론자들은 이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그 막대한 돈으로 다른 일에 쓰는 게 더 낫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낙관론이 옳을 수도 있겠지만 간과되어선 안 될 점이 지구 온난화의 부정적 영향입니다. 이 부분은 충분히 강조될 필요가 있는데도 그런 경우가 드뭅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해 IPCC의 과학자들이 합의한 내용을 두고도 어떤 사람들은 그 내용이 낙관적이라고 생각하듯이, 부정적 영향에 대해 충분히 심각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죠.

또 기후 변화뿐 아니라 석유가 고갈되어 가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자원 고갈 문제에 대해서는 지적으로 성실한 사람들조차도 낙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후 변화는 경험의 지평 속에서 경험할 수 없지만, 자원 고갈의 경우 우리가 경험의 지평 내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죠. 예컨대 자원이 고갈되었을 때 사람들이 겪는 문제를 생각해 봅시다. 소련이 공급하던 석유가 고갈된 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는 여성과 아이들이 굶어죽는 끔찍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휴전선 너머 북한에서도 1990년대 소련에서 공급되던 값싼 석유가 고갈되고 거기에 자연재해가 겹쳐 ‘고난의 행군 세대’를 겪어야 했습니다. 전 북한에 방문했을 때 고난의 행군 세대 동갑내기를 직접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이었는데, 가족들을 먹이느라 저보다 훨씬 늙어 보였죠.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석유가 없는 삶에 대해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운 좋게도 자원 고갈 문제에 대응하다 보면 기후 변화 문제에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두 문제에 동시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가망이 있는 것이죠. 왜냐하면 기후 변화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생기고, 지구 온난화는 온실 기체 때문에 생기는데, 온실 기체는 다름 아닌 석유를 태워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더해 원자력 에너지 문제도 얽히게 되죠. 원자력 에너지가 유용한 대안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원자력이 모든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한다는 이른바 ‘원자력 신화’는 일곱 가지 정도의 논점이 있는데 한 번에 다 논파될 정도로 논리가 취약하죠.

이렇게 말하면 쏟아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불확실성이 있다면 그것을 어느 정도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는가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 답하려면, 먼저 불확실성이란 것이 제거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점을 얘기해야 합니다. 또 불확실성의 문제가 어떻게든 해결될 수는 있다고 해도, 해결되기까지 시간time이 많이 걸리며, 그 시간 안에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해야 하죠.

두 번째로는 지구 온난화 문제에 불확실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만약에 그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은 결국 사기가 아닌가하는 식의 문제 제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구 온난화에 속지 마라(동아시아)』를 집필한 프레디 싱거가 그런 주장을 합니다. 이 사람은 지구 온난화 회의론자의 대표 격인데, 지구 온난화가 결국엔 별 것 아닌 문제로 끝날 것이며 먼 훗날 후손들은 이렇게 소동을 피운 우리를 조롱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구 온난화보다 훨씬 덜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도 보험을 드는 등 많은 준비를 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제가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는데 왜 대응하려 하지 않는 걸까요. 또 하나 얘기할 수 있는 건 이런 전 지구적인 문제에 대해 전 세계가 공동으로 대응해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 굉장히 좋은 경험으로, 그것만으로 적어도 후손들에게 조롱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굉장히 냉소적인 반응이 있습니다.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극소수더라, 라며 회의적으로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여기에 대한 저의 대답은 누가 귀 기울일 것을 생각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당신 자신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면 거기에 대응하면 될 것입니다.

팟캐스트 시작 기념으로 <불확실한 세상> 저자 강연회 팟캐스트를 들으시고 블로그에 덧글이나 트랙백으로 의견, 질문을 남겨주신 분들 중 두 분을 추첨하여 <우리에게 과학이란 무엇인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