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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기원』 이상희+윤신영 편] ①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쓴 ‘환상의 콤비’를 만나다! 본문

(연재) 과학+책+수다

[『인류의 기원』 이상희+윤신영 편] ①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쓴 ‘환상의 콤비’를 만나다!

Editor! 2015.10.05 16:39

과학+책+수다 세 번째 이야기

『인류의 기원』  이상희+윤신영 편

책 속에는 들어 있지 않지만 알고 나면 책이 더 재밌어지는 이야기! 한 권의 책을 놓고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 모여 수다를 떱니다! 

이번에 ‘과학+책+수다’에 오른 책은 바로 얼마 전 출간이 된 따끈따끈한 신간 『인류의 기원』입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인류학과에 재직하고 계신 이상희 교수님께서 책 출간을 기념하여 아주 잠깐 한국을 방문하셨는데요,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죠. 그리하여 책을 만드는 내내 메일로만 대화를 주고받던 두 분의 저자, 이상희 교수님과 《과학동아》 윤신영 편집장님, 그리고 담당 편집자가 한자리에 모여 수다를 풀기로 했습니다. 





①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쓴 ‘환상의 콤비’를 만나다!


편집자: 드디어 두 분 선생님과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인류의 기원』은 각각 인류학자와 과학 기자인 두 분께서 함께 글을 썼다는 게 굉장히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서 처음 서로 연락이 닿았고 《과학동아》 연재를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윤 기자님께서 먼저 이상희 교수님께 연락을 주셨을 듯한데요. 

윤신영: 함께했다고 하는 건 이상희 교수님께 굉장히 실례되는 말씀인 것 같고요. 이 책은 전적으로 이 교수님 책이지요. 이 책의 주요 내용, 본질은 당연히 이 교수님 생각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처음 《과학동아》 연재를 기획할 때부터 책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처음 뵌 건 이 연재를 시작하기 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이네요.

이상희: 그렇지요. 그 특집이 2011년 초였죠?

윤신영: 네. 5년도 전에 제가 네안데르탈인 특집 기사를 준비하면서 분야 전문가를 찾았었습니다. 그런데 국내에는 아무래도 마땅한 분이 안 계셨어요. 비슷한 분야를 하는 분이 계시긴 했지만 직접적인 연구를 하지 않으셔서 제가 원했던 만큼 말씀을 해 주시진 못하셨어요. 그러다 이 교수님의 논문을 우연히 본 거지요. 그게 2007년도 논문이었나요?

이상희: 2007년도에 한국 고고학회에서 발간하는 《한국 고고학보》에 「고인류학 연구의 최근 동향을 중심으로 본 인류의 진화」라는 글을 쓴 적이 있어요. 제가 처음으로 발표한 한국어 논문이죠. 

윤신영: 맞아요. 그 논문을 쭉 읽어 봤는데 굉장히 글도 유연했지만 바로 제가 원하는 내용이 논문 속에 들어 있는 겁니다. 인류의 진화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훑은 리뷰 논문이 있었던 거예요. 그것도 한국어로 된. 그래서 메일을 보내 봤죠. 과연 답이 올까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정말 친절하게 답을 주신 거예요.

이상희: 제가 항상 한가하거든요. (웃음)

윤신영: (웃음) 그렇지는 않고요. (웃음)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 교수님 홈페이지가 영어로 된 정말 간단한 홈페이지였어요. 그 홈페이지가 좀 딱딱해 보였거든요. 정확한 문구는 기억이 안 나는데 홈페이지 하단에 궁금한 게 있으면 메일을 보내라는 내용이 있었어요. 일단 한국어가 하나도 없으니까 한국말을 하시는지조차 확신이 안 섰고, 아무튼 ‘보낼 수 있으면 한 번 보내 봐.’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답을 안 주시는 거 아닐까 반신반의하며 메일을 보냈는데(메일도 한글과 영어 두 가지로 써서 보냈어요.) 정말 반가워하시면서 답신을 주셨어요. 

그렇게 메일로 계속 주고받다가 설 연휴 때 미국 시간이랑 맞춰서 새벽에 회사에 나가서 드디어 전화 통화를 했어요. 너무 반갑고 교수님이랑 되게 잘 통했어요. 그렇게 무사히 취재를 마쳤죠.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이대로는 아깝다, 이 분 콘텐츠가 너무 아깝다.’ 그래서 그 다음에 개편을 하면서 인류 진화에 관한 연재를 기획하게 된 겁니다. 연재안도 두세 개 만들어서 내부에서도 검토를 하고 교수님과도 상의를 했죠. 



이상희: 맨 처음에는 그런 안도 있었어요. 여러 명이 돌아가며 쓰는. 

윤신영: 네. 처음에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냈었어요. 그런데 교수님께서 의욕도 있으시고 제 생각에도 한 명이 죽 연재를 밀고 나가는 게 맞을 것 같았어요. 교수님께서 저를 믿어 주셔서 딱 결정을 내리고 진행을 했어요. 연재를 시작했을 때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곧바로 신문에도 동시 연재가 들어갔어요. 신문에서도 반응이 좋았죠. 그때 연락도 많이 받으셨죠?

이상희: 네, 그랬어요.

편집자: 그러면 《동아일보》에도 같이 연재가 됐었던 거네요?

윤신영: 《동아일보》에서 한 1년 정도 했어요. 주말 면이 없어지면서 연재가 마무리되었죠. 당시 《동아일보》에서 주말 면을 잡지 스타일로 만들고 싶어 했었는데 그게 없어지면서 이 연재도 끊겼죠. 그게 있었으면 계속했을 텐데. 

편집자: 교수님은 윤 기자님께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어떠셨어요? 

이상희: 저는 그때가 정말 처음 한국에서 받은 연락이었어요. 그래서 뭐 연락해 주셨으니까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하고 그랬는데 연재 시작하고 나서 나중에 다른 기자 분들한테 가끔 연락이 오고 그러면서 ‘아, 내가 정말 운이 좋았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처음 접근이 윤 기자님이니까 다들 그러신가 보다 했는데 제가 굉장히 특별한 분하고 연이 닿았던 거였어요. 저는 우연을 많이 믿지만 참, 우연이 정말 우연인가 그런 생각도 많이 해요. 

편집자께서 환상의 콤비라고 말씀하셨는데 진짜 맞는 말이에요. 윤 기자님이 굉장히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연재가 나가면 물론 원고의 개괄적인 내용은 제 손에서 나가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막히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 부분들을 윤 기자님이 말이 되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저보다 더 잘 알아서 만들어 주시는 게 많아요. 그렇게 다시 돌아온 원고를 읽으면 ‘맞아, 내가 이 말을 하려고 그랬던 거야.’라는 생각이 딱 드는 거죠. 

그리고 윤 기자님은 정말 동반자적인 입장으로 제게 의견을 묻고 원고를 대하셨어요. 무엇보다 항상 상호 소통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저는 그게 당연한가 보다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저널리스트라고 해서 모두 그렇지는 않더군요. 그러니까 얘기를 해도 ‘내가 하고 있는 얘기를 이 분이 알아들으셨나?’ 할 때가 꽤 있더라고요. 제 얘기를 듣고 ‘이게 이런 거죠?’라고 말씀하시면 ‘음, 그건 살짝 다른 얘긴데…….’라고 부연 설명을 해도 뭔가 핀트가 계속 맞지 않는……. 원고를 고칠 때도 그렇고요. 그래서 윤 기자님을 만난 게 정말 우연이라면 감사한 우연이라고 생각해요.



편집자: 아까 윤 기자님께서 처음 연락을 주셨다고 하셨잖아요. 그게 아마 윤 기자님이니까(!) 이상희 교수님을 찾아내서 연락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상희: 아, 그렇지요. 

편집자: 관심이 있으니까 ‘매의 눈’을 하고 지켜보고 있다가 교수님을 찾아낸 거죠. 요즘처럼 특히나 정보가 그득그득한 바다에서는 보이는 사람 눈에만 정보가 보이잖아요. 관심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냥 흘러가고 마는 거죠. 

조금 다른 얘기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저는 윤 기자님 같은 과학을 콘텐츠로 해서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가 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상희: 예, 맞습니다. 

편집자: 아무래도 전문 과학자 분들은 연구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또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이과생으로 자라면서 글쓰기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그 분들 머릿속에 정말 중요한 얘기들이 많이 들어 있는데 과학자들은 글 쓸 시간도 없을뿐더러 글을 잘 쓰기도 쉽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일반인들이 무얼 궁금해 하는지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간혹 사석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흥미로운 내용이 나와서 “어, 그거 재밌는데요. 글로 쓰시면 어때요?” 그러면 “에이, 다들 아는 내용인데요.”라고 하세요. 그럼 저는 “아니에요, 선생님. 선생님께서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거예요.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걸요?”라고 얘기하곤 해요. (웃음)

이상희: 맞아요, 잘 몰라요. 연재하면서 저는 “모두 다 아는 내용을 새삼스럽게” 썼다는 생각에 겸연쩍을 때도 있었는데 글을 읽고 놀라웠다는 반응을 받으면서 다시 태도를 가다듬곤 했어요. 



편집자: 아무래도 본인께서는 개론 수업 같은 데서 늘 하시는 얘기니까 다들 알겠지 하시는 거 같아요. 그런데 일반인들은 그런 얘기를 접할 기회가 없고 막상 들으면 되게 흥미로워 하거든요. 

저는 이 책 『인류의 기원』이 그래서 우리 대중 과학서에서 새로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이언스북스에서 예전에 출간했었던 『초협력자』를 보면 전문 과학자인 하버드 대학교의 마틴 노왁 교수와 과학 저널리스트인 로저 하이필드가 함께 작업을 했어요. 노왁 교수는 학계에서 현재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수학자기 때문에 연구나 학생 지도만으로도 무척 바쁠 거예요. 게다가 리뷰 논문이 본인이 쓴 글 중 가장 긴 글일 것 같은데, 그런 경우 한 권의 책을 혼자 다 쓰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거든요. 《뉴사이언티스트》 등에서 오랫동안 과학 기자로 활동해 온 로저 하이필드가 노왁 교수 옆에서 사람들이 관심가질 만한 내용을 끌어내고 정리도 하면서 함께 글을 썼기에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교과서나 하나의 이론을 심층적으로 파헤치는 전문서 같은 경우에는 전문 학자들 본인들께서 충분히 낼 수 있고 또 우리나라에도 글을 잘 쓰는 과학자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좀 더 대중적인 눈을 가진 사람들이 붙어서 함께 쓰면 보다 다양한 층의 사람들까지 껴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이상희 교수님과 윤신영 기자님께서 함께 작업하신 이 책에 또 다른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웃음)

윤신영: 중요한 말씀을 해 주신 게 사실 저도 계속 요 몇 년 동안 고민하는 주제 중 하나예요. 그러니까 과학 기자나 과학 저널리스트들이 사실 위치가 애매모호해요. 한국에서도 영미 권에서도 최근 들어 글 잘 쓰는 과학자들이 많이 나타났죠. 실제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서일 수도 있지만 과학자들이 많아지면서 모두가 연구를 하거나 후학을 양성하는 자리로 갈 수가 없으니까 글을 쓰는 사람으로도 진출을 한 거예요. 

아까 『초협력자』도 말씀하셨지만 제가 좋아하는 책 중에 일본 저널리스트가 건축가와 함께 쓴『삼저주의』라는 책이 있어요. 저널리스트 본인은 전문가는 아니지만 계속 대담을 통해서 건축가들로부터 중요한 내용을 끄집어내면서 하나하나 주옥같은 얘기들을 만들어 내요. 그 책을 읽으면서 ‘아, 이런 것도 하나의 롤 모델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죠.

그리고 처음에 출판사에서 『인류의 기원』으로 출판 계약을 하자고 했을 때 저는 제 이름은 책에 안 넣겠다고 얘길 했었는데 그때 편집자께서 하신 얘기가 방금 말씀하신 그런 내용이었던 거예요. ‘아, 어떻게 보면 둘이 이렇게 연결이 되겠구나.’싶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과학 기자를 하는 후배들 중에 의욕 있고 재능도 있는 친구들이 있을 텐데 그 친구들에게 이 책이 하나의 모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초협력자』의 저자들

 마틴 노왁


 로저 하이필드




* 언급된 책 자세히 보기..

『인류의 기원』 [도서정보]

『초협력자』 [도서정보]


"『인류의 기원』 이상희+윤신영 편"은 다음과 같은 목차로 진행됩니다.

①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쓴 ‘환상의 콤비’를 만나다!

② 새로운 구성, 새로운 시각, 새로운 교과서

③ 인류학자와 과학 기자, 두 전문가의 만남!

④ 과학+책+수다에서 못다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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