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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편집자의 책책

『기발한 과학책』 두 저자, “그래요, 우린 게이예요.”

Editor! 2016.05.17 17:15

『기발한 과학책』의 매력적인 두 저자,

“그래요, 우린 게이예요.”라고 멋지게, 유튜브에서 밝히다!


─ 『기발한 과학책』의 담당 편집자 




“우리는 과학을 멋진 것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여가시간에 과학에 흠뻑 빠지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과학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싶었습니다.”



과학책 만드는 일을 해 오면서, 한 권 한 권 만든 책이 늘어가는 만큼 고민의 무게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과학책이 재미있는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힐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대학에서 과학을 전공했지만 사실 제가 전공한 분야 이외의 다른 학문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출판사에 와서 과학책 만드는 일을 하며 과학 분야 전반의 책들을 읽고 편집하고 출간하면서야 과학이란 게 이렇게 흥미로운 학문이구나, 과학책들 중에 이토록 재미난 책들이 많구나, 라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과학책을 좋아하는 많은 저자, 역자 선생님들, 독자 분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계시지 않을까 합니다. 『기발한 과학책』을 만든 두 저자 미첼 모피트와 그레그 브라운도 그랬습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그중 그레그는 직접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면서 ‘과학이 이렇게 신나는데, 교과서에서 배우는 내용 그 이면에 더 흥미로운 얘기들이 많은데, 이걸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짤막한 영상을 통해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유튜브 채널 ASAP SCIENCE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기발한 과학책』을 편집하는 동안 무척 재미있게 작업을 했습니다.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하던 일들(‘면도를 하면 털이 더 두꺼워질까?’, ‘재채기를 하면 정말 눈알이 튀어나올까?’, ‘낮잠을 자면 업무 효율이 좋아질까?’, ‘소리 없는 방귀가 더 독할까?’ 등등)이지만 ‘설마 이걸 과학적으로 설명한다고?’라고 할 법한 질문들을 던지고 최신 과학 연구 성과들을 통해 답을 제시하는 방식이 무척 좋았습니다. 어떤 대목에서는 교정을 보는 도중에 혼자 낮은 소리로 낄낄대거나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지요.


후반부에 ‘사랑’을 다룬 부분들도 좋았습니다. 우리는 왜 누군가를 매력적이라 여기는지,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 실연의 고통은 어느 정도고 어떻게 극복할지 등을 간단하지만 친절하게 설명해 주어 일상생활에서 주변에 비슷한 상황에 처한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교정을 보면서 알 수 없는 묘한 느낌을 받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 교정을 보면서 그게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보통이라면, 사랑을 설명할 때 ‘남과 여’라고 쓸 것을 저자들은 꼭 ‘성’을 명시해야만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상대, 배우자 등등의 표현을 쓰고 있었던 것이지요. ‘음, 성의 다양성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에서 자란 사람들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저자들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다가(제 취미가 만들고 있는 책의 저자들의 흔적을 모조리 쫓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이와 관련한 내용으로 인터뷰를 한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또한 유튜브를 통해 자신들의 성 정체성을 밝힌 영상도 찾게 되었구요. 


“세계를 과학으로 이해하는 것은 언제나 생명의 비밀과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힘과 자율성을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우리는 모두에게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만드는 영상에서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시도들을 했습니다. 다양한 성을 담기 위해 인물들을 막대기로 표현하기도 했구요. 인류 문화의 다양성을 절묘하게 보여 주려는 우리 미션의 일부였습니다.”


 



ASAP SCIENCE를 만들면서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그림이든, 언어든 신중하게 골라 표현했다는 부분이 가슴에 울림을 주었습니다. 늘 있어 왔던 문제였지만, 한창, 우리 사회 전반에서의 성 평등 문제와 함께 과학계 내에서의 성차별 문제가 여러 사람들의 경험과 이야기를 통해 대두되고 있던 시점이었습니다. 과학책을 만들면서 여러 과학자 선생님들을 만나고 저 또한 과학계 내부에서 일정 기간 교육을 받으며 직간접 경험을 하며 오랫동안 고민해 온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영상을 즐겨보는 시청자들을 분석해 본 바 한 가지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시청자 중 73퍼센트가 남성, 27퍼센트가 여성이었습니다. ASAP SCIENCE 채널을 계속 진행해 오는 동안 우리가 정말로 깨부수고 싶었던 것이 이 부분이었습니다. 우리는 여성의 신체에 초점을 맞춘 몇몇 영상물을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여성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고자 다른 여성 유튜버들에게 접촉하기도 했습니다.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분야에는 많은 성 차별이 존재하고, 양성 평등이 결핍돼 있습니다. 우리는 변화를 만드는 데 한 부분이 되고 싶었습니다. 큰 문제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바람은 우리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커다란 도약에서 우리가 작은 한 부분을 맡는 것입니다.”


두 사람의 성 정체성이 ‘과학을 이야기하는 화자’의 위치에 남성뿐만이 아닌 다른 성,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을 놓는 데 분명 한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미첼과 그레그는 고등학교 시절, 이미 가족과 지인들에게 커밍아웃을 했다고 합니다. ASAP SCIENCE의 다음 프로젝트로 자신들이 직접 출연해 과학 상식을 전하는 ASAP THOUGHT을 진행하며 댓글로 그들의 성 정체성을 놓고 추측하거나 비꼬거나, 때로는 대놓고 비난하는 반응들이 올라오는 걸 보고는 결국 유튜브를 통해 ‘두 번째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계속해서 이런 반응들을 접하면서 공식적으로 ‘커밍아웃’을 하는 중요성이 점점 더 명확해졌습니다. 단지 수다를 잠재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학과 교육 영역에서 정체성을 밝힌 게이 유명인과 롤 모델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서였습니다. 유튜브 채널 중 코미디나 음악, 블로깅 채널들에는 LGBTQ-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 퀴어(Queer)-커뮤니티가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이이면서도 지적이고, 생각이 깊으며 성공한 인물일 수 있음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채널은 있나요? 그리고 삶에서 한 사람이 지니는 가치가 온전히 그 사람의 정체성이나 외모에 의한 건가요? 여성도 이 영역에서는 비슷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과학 분야에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물론, 우리의 정체성이 과학에 연관돼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도 우리는 그걸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요. 하지만 다양한 배경, 성, 정체성, 인종들로 이루어진 롤 모델을 갖는 것은 다양한 사고를 전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더 중요하게는 미래 세대 과학의 열렬한 지지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데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이 과학을 하고 과학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보여 준 미첼과 그레그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또한 두 사람의 용기 있는 발언에 박수를 보내며, 이들이 내딛은 작은 발자국이, 다양한 성, 다양한 인종들이 모두 평등하게 연구하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과학계, 더 나아가 그런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보탬이 되리라 믿습니다. 


“맞아요, 우리는 게이예요. 그럼 이제 과학이 얼마나 멋진지 이야기해 볼까요!”




※ 기사 출처

http://www.slate.com/blogs/bad_astronomy/2014/06/14/asapscience_coming_out_twice.html

http://www.huffingtonpost.com/mitchell-moffit-and-gregory-brown/coming-out-twice_b_5493373.html

http://streamdaily.tv/2014/10/06/brains-behind-asapscience-plan-to-increase-female-audience/


  



기발한 과학책 [도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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