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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미래를 자연의 패턴에서 찾는다?!: 『자연의 패턴: 필립 볼의 형태학 아카이브』 본문

(연재) 사이언스-오픈-북

한국 경제의 미래를 자연의 패턴에서 찾는다?!: 『자연의 패턴: 필립 볼의 형태학 아카이브』

Editor! 2019. 3. 19. 13:56

연성 물질을 연구하는 물리학자인 성균관 대학교 신소재공학부의 원병묵 교수가 영국 과학 저술가 필립 볼의 『자연의 패턴』을 읽고 리뷰를 보내 주셨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을 견인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은 자연의 패턴으로부터 많은 힌트를 얻고 있습니다. 물리학, 화학, 재료 과학 등이 밝혀낸 자연의 패턴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원 교수님은 평소에도 엑스선 나노 영상을 이용하여 자연의 패턴을 관찰하고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패턴 탐색자이자 자연 사랑꾼입니다. 커피 자국이 만드는 패턴에 대한 연구로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시기도 했고, 미술가들의 붓질이 만드는 예술 작품의 패턴과 프린터가 만드는 인쇄물의 패턴을 넘나들며 패턴의 세계를 탐구하고 계십니다. 반도체 웨이퍼와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드는 핵심 공정이 '패턴 만들기(patterning)'인 것을 알고 계셨나요? 수소차의 핵심이 연료 전지에 거품 패턴이 이용된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우리 과학계의 자연 사랑꾼이 필립 볼의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함께 읽어 보시죠.



한국 경제의 미래를 자연의 패턴에서 찾는다?!: 

『자연의 패턴: 필립 볼의 형태학 아카이브』 



『자연의 패턴』 20∼21쪽에서.


자연은 왜 이런 모습일까? 한 번쯤 궁금했을 질문이다. 벌집의 육각형과 조개의 나선형 그리고 나뭇잎과 강줄기의 가지 모양처럼 자연의 형태에는 어떤 규칙이 존재한다. 겉으로 보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형태도 어떤 질서가 내포되어 있다. 형태의 질서가 바로 '패턴'이다. 자연의 패턴은 자연의 모습을 결정하는 근본 법칙이 존재함을 암시한다. 패턴은 무엇보다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자연의 패턴에서 자연 법칙을 탐구하거나 아름다움의 본질을 배울 수 있다.


자연의 패턴에 과학적 원리가 작용할까? 작은 원자가 결합하여 좀 더 큰 사물로 성장할 때 어떤 법칙이 성장 과정을 제어한다면 최종적인 형태에 일정한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 서로 아무 관계가 없는 얼룩말의 무늬와 바람에 날린 모래의 잔물결은 놀랍도록 비슷하다. 줄무늬 뿐만 아니라 나선형이나 가지 모양과 같은 자연의 패턴도 전혀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장소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된다. 패턴의 보편성을 볼 때 자연의 패턴에 근본적인 과학 원리가 작용하는 것 같다. 생물계와 무생물계를 이어 주는 자연의 패턴은 패턴 형성 원리에 관한 많은 단서를 제공한다. 자연의 패턴 형성 원리를 밝혀낼 수 있다면 우리는 자연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다.


자연의 패턴은 예술적 원천이 될 수 있을까? 인공적인 패턴과 달리 자연의 패턴은 물리적·화학적 원리에 의해 자발적으로 형성된다. 생물의 정교한 구조와 아름다운 자태 그리고 구름과 바다가 조각한 경계선의 수려한 모습 등 자연에서 발견하는 풍부한 이미지는 아름다움의 근원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가장 자연스러운 디자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자연의 구조는 최소 에너지 원리에 의해 만들어져 가장 아름답고 안정적이며 자연스럽다. 자연의 패턴을 활용하면 우리는 새로운 예술과 디자인을 창안할 수 있다.



1장. 대칭

대칭은 자연의 가장 기본적인 패턴이다. 재미있는 것은 자연의 다양한 패턴은 대칭이 유지될 때보다 대칭이 깨질 때 나타난다. 닮은 듯 다른 패턴은 모두 대칭이 깨진 결과이다. 대칭의 형성과 깨짐의 반복은 패턴 형성의 핵심을 담고 있다. 물방울이 물 표면에 부딪힐 때 나타나는 물결 형상은 매번 독특한 모습을 보여 준다. 질서의 가장자리에서 창발하는 패턴은 사물의 독특한 개성을 부여한다. 겉보기에 불규칙하고 대칭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사물에 감춰진 자연의 패턴 형성 원리는 무엇일까? 그 원리를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새로운 과학 혁신을 경험할 것이다.


『자연의 패턴』 34∼35쪽에서.



2장. 프랙탈

프랙탈은 자연의 패턴이 가진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이다. 들쭉날쭉한 해안선과 솜털 같은 구름의 가장자리, 나뭇가지 끝의 잔가지와 허파에서 발견되는 가지 모양이 모두 프랙탈 패턴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프랙탈 패턴은 얼핏 보면 무질서해 보이지만 척도를 바꾸어도 같은 형태를 유지하는 자기 유사성이 있는 것을 보면 일정한 형성 원리가 작용한 결과이다. 생물계에서도 프랙탈 패턴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데 이것은 생물의 발생과 성장 과정에서 일정한 과학적 원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프랙탈 구조는 표면적을 최대로 유지하면서 밀도를 높일 수 있어 최대의 에너지 효율을 얻어야 하는 태양 전지 구조나 촉매 구조로 이상적인 모델이다.


『자연의 패턴』 66∼67쪽에서.



3장. 나선

달팽이와 해바라기의 패턴에도 수학적 비밀이 담겨 있다. 앵무조개의 껍데기와 소용돌이치는 기체나 나선 은하에서 나선을 쉽게 발견한다. 자연의 나선 모양은 대부분 로그 나선이라는 수학적 패턴을 가진다. 해바라기 머리의 작은 꽃들도 서로 반대 방향으로 로그 나선 패턴을 그린다. 또한 해바라기의 작은 꽃봉오리와 씨앗의 나선형 배열은 피보나치 수열 패턴을 따른다. 로그 나선과 피보나치 수열의 존재는 자연의 디자인에 수학적 원리가 작용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자연의 수학적 구조는 생명 유지에 가장 유리하기 때문인데 효율이 높은 인공 구조를 설계하고 싶다면 패턴의 수학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자연의 패턴』 84∼85쪽에서.



4장. 흐름

역동적인 자연은 언제나 독특한 흐름을 만든다. 혼돈이 지배할 것처럼 보이지만 물질이 흐를 때 질서와 무질서의 매혹적인 혼합이 발생한다. 떼 지어 움직이는 새와 물고기는 유연한 흐름을 유지하며 우아한 동작 패턴을 보여 준다. 초승달 모양의 강줄기 패턴은 흐름과 멈춤의 되먹임 결과이다. 굽이치는 구름과 파도의 소용돌이 형태는 흐름의 결맞음과 결어긋남이 만들어낸 우아하고 아름다운 작품이다. 흐름 패턴을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지하철 혼잡과 교통 체증을 감소시킬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자연의 패턴』 120∼121쪽에서.



5장. 파동과 모래 언덕

모래 언덕의 잔물결 형태는 바람과 모래의 파동이 빗어낸 작품이다. 실질적으로 자연의 모든 것은 파동이다. 빛과 소리를 포함하여 바람도 파동이다. 주기적으로 부는 바람과 이에 반응하는 모래는 반복적인 상호작용을 한다. 시간과 공간의 주기적인 변화가 있는 곳에는 파동의 숨결이 새겨진 물결 형태를 가진다. 조개 껍데기에 새겨진 착색 패턴도 모래 언덕 패턴과 비슷하다. 자연의 물결 무늬는 대부분 파동의 산물이다. 화학 반응의 파동을 제어하면 모래 언덕과 같은 물결 패턴을 나노재료의 표면에 재현할 수 있다. 잘 섞이지 않는 두 물질도 물결 무늬 나노 구조로 만들어진다.


『자연의 패턴』 154∼155쪽에서.



6장. 거품

비누 거품은 아주 흔하지만 자세히 보면 우아한 곡선과 최소 에너지로 이루어진 독창적인 구조를 가진다. 거품은 비누 막과 공기가 만나 아주 가벼우면서 꽤 단단한 구조를 이룬다. 과학자들은 거품 구조를 모방하여 가볍고 단단한 구조물을 만들고 싶어 한다. 육각형의 벌집 구조처럼 거품 구조도 외부의 변형 에너지를 최소로 한다. 거품 표면의 구조는 에너지를 최소로 만드는 표면 작용의 결과이다. 벌집이나 거품의 기하학은 결과적으로 에너지 최소 원리를 따른다. 건축물이나 수소 자동차 연료 전지에서 가장 가볍고 단단한 구조를 만들고 싶다면 거품 구조는 최고의 모델이다.


『자연의 패턴』 174∼175쪽에서.



7장. 결정과 타일

결정은 원자가 입체적으로 쌓여 만들어진 형태이다. 결정의 존재는 물질 형성 과정에 있어서 자연의 근본 질서를 암시한다. 결정의 구조는 원자의 규칙적인 배열에 기인한다. 물질의 구조를 알면 물질의 특성과 기능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다. 오늘날 물리학과 화학을 비롯하여 재료과학과 나노과학이 풀어가고 있는 많은 문제가 물질의 결정 구조 해석과 관련되어 있다. 약학과 의학 분야에서는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결정 구조를 규명하여 치료용 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자연의 패턴』 204∼205쪽에서.



8장. 균열

파손과 붕괴는 일정한 패턴을 가진다. 놀랍게도 혼란 속에 질서가 있다. 도자기가 깨진 균열을 살펴보면 거품이나 거미줄과 비슷한 기하학이 보인다. 번개와 하천, 해안선의 모양에서도 균열과 같은 패턴이 보인다. 균열 패턴에서도 프랙탈 모양이 나타난다. 무작위성과 되먹임의 조합으로 초기에 균일했던 모양이 점차 얼룩덜룩하고 고르지 않게 변하면서 결국에는 프랙탈 구조로 자란다. 균열은 파괴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생긴다. 자연에서 발견하는 균열 패턴은 매우 아름답다. 균열에서 자연의 에너지 경제학을 배울 수 있으며 아름다움의 원천을 발견할 수 있다.


『자연의 패턴』 234∼255쪽에서.



9장. 점과 줄

동물의 무늬는 성장 과정에서 어떤 질서와 유전적 지침에 따른 결과이다. 산호와 말미잘은 단순한 물질 구성에도 불구하고 다채로운 모양, 패턴, 무늬, 구조를 가진다. 에인절피시를 보면 몸이 커지면서 고정된 줄무늬가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줄이 나타난다. 형태는 자연의 원리가 오롯이 새겨진 사진과 같다. 동물의 무늬는 자연 선택과 적응의 산물이지만 다양한 패턴의 유사성은 수학의 언어로도 설명할 수 있다.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닝은 동물의 패턴 형성에 관해 첫 수학 이론을 제안했다. 구형의 배아가 자라면서 어떻게 형태를 가진 몸으로 성장하는지 설명하는 이론이다. 활성제와 억제제의 화학 작용에 의해 무늬가 생길 수 있다는 튜닝의 이론은 동물의 몸에서 줄무늬 형태가 발생하는 원리를 훌륭하게 설명한다. 수학을 비롯하여 물리학과 화학으로 생명의 비밀을 훌륭하게 설명할 수 있다.


『자연의 패턴』 268∼269쪽에서.



이 책은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경외감이 가득하다. 저자의 전작인 『모양』, 『흐름』, 『가지』의 형태학 시리즈에서 자연의 패턴에 대한 단서를 발견한다면, 이 책에서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충분한 증거를 확인할 수 있다. 화려한 이미지에 간결한 설명을 곁들인 이 책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자연은 언제나 그렇듯 진실하고 정교하며 논리적이다. 자연의 패턴 속에 숨겨진 질서를 파헤치는 저자의 과감함은 예술가와 과학자의 시샘을 자극한다. 자연을 사랑하고 탐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최고의 선물이다.




원병묵(성균관 대학교 신소재 공학부 교수)

연성 물질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로 기초와 응용을 넘나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엑스선 나노 영상과 연성 물질 연구의 전문가로, 2016년 촛불 집회 인원 추산을 유체 역학적으로 접근하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관련 도서


『자연의 패턴』 [도서정보]


『모양』 [도서정보]


『흐름』 [도서정보]


『가지』 [도서정보]


『화학의 시대』 [도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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