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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강양구의 과학 블랙박스

대한민국 미래를 좀먹는 가짜 뉴스

Editor! 2019.08.09 17:05

우리는 지금 가짜 뉴스(fake news)의 쓰나미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SNS와 AI의 눈부신 발달이 기존의 사실 검증 수단과 기구를 무력화시키고 있죠. 특히 걸린 돈이나 권력이 크면 클수록 가짜 뉴스가 더 많이 판을 칩니다. 세상에 에너지 산업만큼 큰돈과 권력이 얽힌 산업이 또 있을까요? 강양구의 과학 블랙박스는 에너지 산업에서 판치는 가짜 뉴스를 파헤칩니다.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구분할 줄 아는 지혜가 그 언제보다도 강력하게 요구되는 때입니다.


 

강양구의 과학 블랙박스

대한민국 미래를 좀먹는 가짜 뉴스

 

독일 베를린 근교의 재생 에너지 복합 발전 시설. 태양광 및 풍력 발전 설비가 눈에 띈다.

지금 대한민국의 미래를 좀먹는 가장 심각한 가짜 뉴스는 무엇일까? 저마다 할 말이 있겠지만, 나는 태양광 발전을 둘러싼 ‘괴담’ 수준의 온갖 가짜 뉴스를 지목하고 싶다. 이런 가짜 뉴스가 미래를 준비하는 공동체의 시도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는 세력이 과학의 이름으로 가짜 뉴스를 유포하는 모습은 또 어떤가.

 

최근에 독일에서 날아온 소식을 듣고서 마음이 더욱더 심란해졌다. 2019년 6월, 독일에서는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가 전체 전력의 19퍼센트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역사적인 기록이다. 인류가 100년 넘게 전기를 사용해 오면서, 햇빛으로 만든 전기가 (비록 한 나라 수준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전력 생산 비중에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6월 한 달간 독일의 태양광 발전량은 7.18테라와트시(19퍼센트)였다. 풍력 발전(6.75테라와트시, 18퍼센트)을 포함한 총 재생 에너지 발전량은 19.27테라와트시(52퍼센트)였다. 갈탄 화력 발전(7.02테라와트시, 18.7퍼센트), 핵 발전(4.59테라와트시, 12.3퍼센트), 가스 화력 발전(3.67테라와트시, 9.8퍼센트) 등과 비교하면 태양광 발전량 1위의 의미가 더욱더 도드라진다.

 

알다시피, 독일은 2022년 핵발전소 폐쇄, 2038년 석탄 화력 발전소 폐쇄를 목표로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초 2020년까지 발전량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 목표를 35퍼센트로 세웠다. 그런데 6월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1년 먼저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2019년 상반기 비중 46퍼센트)

 

더구나 갈탄, 무연탄과 같은 석탄 화력 발전량이 2019년 상반기에 20퍼센트 가까이 줄어든 대목도 인상적이다. 그동안 독일의 에너지 전환은 핵발전소를 폐쇄한 만큼을 재생 가능 에너지 대신 (온실 기체와 오염 물질을 내놓는) 석탄 화력 발전소로 충당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런데 이런 비판을 불식하는 석탄 화력 발전량 감소 추이가 나타난 것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독일은 2022년 핵발전소 폐쇄는 물론이고 2038년 석탄 화력 발전소 폐쇄 목표도 무난히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독일의 인상적인 에너지 전환 움직임에 놀란 까닭이다.

 

 

 

국토가 좁아서 한국은 글렀다?

 

독일 이야기는 지겹다고? 짚을 건 짚고 넘어가자. 알다시피 독일은 북위 45~55도 사이에 위치한다. 북위 33도에서 38도까지 위치한 한국과 비교하면 훨씬 북쪽에 있는 나라다.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듯이, 위도가 높아질수록 단위 면적당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의 양이 줄어든다. 실제로 독일은 한국보다 단위 면적당 태양 에너지의 양이 30퍼센트 가까이 적다.

 

이런 사실(fact)만 놓고 보면, 태양광 발전에는 독일보다 한국이 훨씬 유리하다. 그런데 왜 한국은 에너지 전환을 선언한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태양광 발전의 성적이 신통치 않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테다. 그 이유 대다수는 변화를 두려워하는 기득권 세력이 똘똘 뭉쳐서 내세우는 가짜 이유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을 늘리자는 이야기만 나오면 자동 반사적으로 “국토가 좁다.”라는 핑계가 나온다. 국토가 좁은 나라에서 주제넘게 태양광 발전을 하려다 보니, 애꿎은 논과 밭을 파헤치고, 산을 깎는다는 이야기다. 핵발전소 옹호 세력 등이 언제부터 자연을 소중하게 아꼈는지 의문이지만, 아무튼 그런 식의 태양광 발전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이런 발상의 전환은 어떨까? 2018년 말 기준으로 전 국토에서 지붕 있는 건물(빌딩, 아파트, 연립 주택, 한옥이나 양옥 같은 일반 주택, 공장, 창고, 주차장, 가건물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1퍼센트 정도다. 마치 이명박 정부 때 4대강을 파헤쳤듯이, 이 지붕 있는 건물 위에다 남향으로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보면 어떨까.

 

엄밀한 계산이 필요하지만, 대한민국 국토의 약 3.1퍼센트에다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면 1년간 소비하는 전체 전력량의 3분의 2 정도를 충당하는 일이 가능하다. (연평균 일조 시간 3.4시간 기준) 논과 밭이나 산을 깎지 않고서도 태양광 발전만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약 52퍼센트)와 핵발전소(약 30퍼센트)의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

 

 

 

다양한 태양광 발전 설비들. 한옥 지붕, 연립 주택의 옥상, 아파트 옥상, 주차장, 저수지 등 태양광 발전 설비는 삶의 공간 구석구석에 설치할 수 있다.

 

 

 

중금속 가짜 뉴스, 눈부심 가짜 뉴스…

 

아마도 이런 질문이 꼬리를 물 가능성이 크다. “태양광 발전을 많이 하면 수십 년이 지나고서 폐기물은 어떻게 할까.” “심지어 태양광 발전기 안에는 카드뮴, 크롬, 납 같은 중금속 범벅이라면서.” 이 자리에서 확실히 밝히자면, “태양광 발전기 안에 중금속이 들어 있다.”는 주장은 모조리 가짜 뉴스다.

 

태양광 발전기 안에는 카드뮴, 크롬, 납 같은 중금속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 한국 에너지 기술 연구원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기는 유리(76퍼센트), 폴리머(10퍼센트), 알루미늄(8퍼센트), 실리콘(5퍼센트), 구리(1퍼센트) 등이 구성 성분이다. 그나마 구성 성분 대부분은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기 때문에 사용 후에도 회수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에서 보건 환경 규제가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독일이 태양광 발전 확대에 나서는 것이다. 더구나 독일에서는 태양광 발전기를 20~30년 사용하고 나서, 태양광 발전기에서 발전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 ‘모듈’을 값싸게 저개발국으로 수출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오랫동안 사용한 재사용 모듈도 효율이 처음의 80퍼센트 정도는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설명을 해도 또 이런 반론이 나온다. 태양광 발전기가 빛을 반사해 눈부심을 유발한다는 둥, 태양광 발전기가 전자파를 유발한다는 둥, 태양광 발전기가 미관상 보기에 좋지 않다는 둥. 실제로 이런 민원 때문에 태양광 발전에 좋은 지붕 있는 건물 위에 설치를 못 하거나, 남향이 아니라 엉뚱한 방향으로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있다.

 

역시 모조리 가짜 뉴스다.

 

애초 태양광 발전기는 빛을 흡수해서 전기로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표면의 빛 반사율이 낮다. 미국 연방 항공국(US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지침을 보면, 태양광 발전기 햇빛 반사율은 ‘물’과 비슷한 수준으로 흰색 페인트, 흙보다도 낮다. 빛 반사에 민감한 공항, 예를 들어 인천 공항 제2 여객 터미널 지붕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도 전자파가 문제라고? 정부 기관을 포함한 국내의 여러 기관에서 온갖 민원과 가짜 뉴스에 못 이겨 여러 차례 확인했지만, 태양광 발전기의 전자파는 요즘 유행하는 저주파 안마기, 심지어 노트북 등에서 나오는 전자파보다 못한 수준이다. 태양광 발전기가 자신의 미감과 맞지 않다고? 이 정도면 그냥 “태양광 발전이 싫다.”고 해야 한다.

 

 

 

공동체 미래 안전을 해치는 이적 행위

 

지금 많은 한국 시민이 가장 심각하게 여기는 환경 문제는 미세 먼지다. 전 세계적으로 시야를 넓혀 보면, 온실 기체가 초래하는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아니 지구 가열(global heating)이 인류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심각한 문제다. 미세 먼지, 온실 기체 모두 석탄 화력 발전소가 말 그대로 원흉이다.

 

지구 가열을 막고자 전시에 준하는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염두에 둔다면, 태양광 발전을 둘러싼 가짜 뉴스는 말 그대로 인류와 대한민국 공동체의 미래 안전을 해치는 이적 행위다. 언제까지 이런 이적 행위를 용납해야 할까? 독일에서 날아온 뉴스를 곱씹는 뒷맛이 쓰다.

 


강양구

프리랜서 지식 큐레이터. 연세 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프레시안》에서 과학·환경 담당 기자로 일하면서 부안 사태, 경부 고속 철도 천성산 터널 갈등, 대한 적십자사 혈액 비리, 황우석 사태 등에 대한 기사를 썼다. 특히 황우석 사태 보도로 앰네스티언론상, 녹색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프레시안》 편집부국장, 코리아메디케어의 콘텐츠 본부장(부사장)으로 재직했다. 현재 팩트 체크 미디어 《뉴스톱》의 팩트체커로 활동하면서, 지식 큐레이터로서 「YG와 JYP의 책걸상」을 진행하고 교통방송 「색다른 시선, 이숙이입니다」, SBS 라디오 「정치쇼」 등에서 과학 뉴스를 소개하고 있다.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1, 2권),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과학 수다』(공저), 『밥상 혁명』(공저), 『침묵과 열광』(공저), 『정치의 몰락』(공저),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공저), 『과학자를 울린 과학책』(공저) 등을 저술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과학 수다』 1권 [도서정보]

 

『과학 수다』 2권 [도서정보]

 

『대통령을 위한 뇌과학』 [도서정보]

 

『과학, 누구냐 넌?』 [도서정보]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도서정보]

 

『지구의 절반』 [도서정보]

 

2 Comments
  • 프로필사진 ㅋㅋㅋ 2019.08.13 00:49 와 이렇게 가짜뉴스를 퍼트리는구나. 독일의 재생에너지 소비율은 15%, 프랑스도 15%. 즉 재생에너지 생산을 아무리 많이 해봐야 실제로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데다가 프랑스는 독일보다 15년은 먼저 재생에너지 소비율 15%를 달성했다는 사실은 또 언급을 안하고 있네. 특히 프랑스는 유럽내 전기료가 최하고 독일은 가장 높은 나라인데 온열질환 사망자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독일처럼 높은 전기세를 부여하자는건 가난한 사람들은 다 죽으라는 소리이지.

    그런데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태양광을 공격하는게 이적행위라는데, 독일의 전력단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여전히 프랑스의 10배 수준인데. 태양광을 그리 많이 하는데 이산화탄소 배출은 왜 그리 많이 되는지 설명이나좀? 과학적 근거따위는 없이 가짜뉴스나 퍼트리시는 분?
  • 프로필사진 1000% 2019.08.13 02:37 손절합니다. 가짜뉴스는 본인이 퍼트리시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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