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ScienceBooks

The Dark Side of the Moon: 달에 태극기를 꽂으면 행복할까? 본문

(연재) 강양구의 과학 블랙박스

The Dark Side of the Moon: 달에 태극기를 꽂으면 행복할까?

Editor! 2019.07.19 16:58

이번 주는 전 세계가 아폴로 11호 달착륙 50주년 행사 소식으로 떠들썩했습니다. 아폴로 미션의 주역이었던 나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과학 연구 기관과 정부 기관, 그리고 기업 등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콘텐츠를 마련해 내놓고 있습니다. 또 오랫동안 동결 상태에 있던 달 유인 탐사 계획이 세계 곳곳에서 발표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달 탐사 계획을 추진하고 있죠. 축제는 축제대로 즐겨야겠지만, 그 이면의 그림자도 돌아봐야겠죠. 지구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달의 뒷면을 뜻하는 “The Dark Side of the Moon”은 인간 내면의 숨겨진 ‘광기(狂氣)’를 뜻하기도 하니까요. 강양구의 과학 블랙박스, 이번 편은 달 탐사의 다크 사이드에 도전합니다.


 

강양구의 과학 블랙박스

The Dark Side of the Moon:

달에 태극기를 꽂으면 행복할까?

 

달에 내려선 최초의 우주인들. 사진에 찍힌 것은 버즈 올드린이다. 그러나 그의 바이저에 사진을 찍고 있는 닐 암스트롱의 모습이 비춰 보인다. 사진: NASA.  

1969년 7월 20일 20시 17분 40초(그리니치 표준시),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선 이글 호가 달 표면에 착륙했다. 그리고 6시간 후,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이 최초로 달을 밟았다. 암스트롱이 달을 밟자마자 했던 말은 언제 들어도 가슴이 뛴다. “한 사람에게는 작은 한 걸음에 불과하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다(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그는 달을 밟은 지 만 43년째 되는 2012년 8월 25일, 영원히 지구를 떠났다.

암스트롱이 달에 처음으로 발자국을 남긴 지 딱 50년이 지났다. 세계 곳곳에서는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는 갖가지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하필이면 이때 삐딱한 질문이 떠올랐다. 달을 처음으로 밟은 사람이 암스트롱이라면, 달을 마지막으로 밟은 사람은 누구일까? 진실은 이렇다.

마지막으로 달을 밟은 이들은 1972년 12월 11일 달에 착륙한 아폴로 17호의 우주인이다. 유진 서넌, 해리슨 슈미트가 바로 그들이다. 특히 슈미트는 달을 다녀온 최초이자 마지막 과학자다. 지질학자였던 그는 12월 14일 달을 떠날 때까지 달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과학 활동을 수행했다.

1972년 12월 14일, 아폴로 17호가 달을 떠나고 나서는 인간 가운데 누구도 달을 밟은 적이 없다. 당시 달을 마지막으로 밟은 서넌은 82세로 2017년 1월 16일 세상을 떴다. 슈미트는 현재 84세로 생존해 있다. 그렇다면, 이 대목에서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왜 1972년부터 거의 50년 가깝게 달에 다녀온 인간이 없을까?


냉전의 또 다른 얼굴, 우주 개발

 

스푸트니크 1호 모형. 사진: 위키피디아에서.

먼저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려 1957년으로 돌아가 보자.

1957년 10월 4일, 지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의 여러 나라로 해체된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 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우주로 발사했다. 사람 몸무게만 한 공 모양의 인공 위성 발사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자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특히 공황 상태에 빠진 것은 소련과 세계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던 미국이었다.

그때 미국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대국이었다. 공산주의 국가의 맏형이었던 소련이 눈엣가시긴 했지만, 돈과 힘 두 가지 면에서 미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게 당시의 일반적인 견해였다. 그런데 그런 소련이 미국보다 먼저 인공 위성을 우주로 발사한 것이다. 미국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순간이었다.

더 큰 걱정은 따로 있었다. 스푸트니크 1호를 우주로 쏘아 올린 로켓은 다름 아닌 소련이 개발한 장거리 미사일을 개량한 것이었다. 핵폭탄을 싣고 대륙을 건널 수 있는 미사일! 그러니까 소련의 인공 위성 발사는 일종의 무력 시위였던 것이다. ‘봤지? 마음만 먹으면 로켓에 인공 위성 대신 핵폭탄을 싣고, 각도를 틀어서 미국 대륙을 초토화할 수 있어!’

스푸트니크 1호에 놀란 미국은 재빨리 대응에 나선다. 우선 1958년 2월에 소련과의 핵전쟁을 대비하는 각종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인 고등 연구 계획청(Advanced Research Project Agency, ARPA)을 미국 국방부 산하에 만든다. (이 기관은 1972년 ‘DARPA’로 이름이 바뀌어 지금까지 존재한다!)

이어서 1958년 7월 29일, 소련과의 우주 개발 경쟁을 수행할 기관도 만든다. 바로 우리가 잘 아는 그 유명한 나사(NASA)다. 그러니 나사는 애초부터 순수한 과학 연구 기관이라기보다는 소련과의 경쟁 즉 ‘냉전(Cold War)’을 위해서 만들어진 곳이다. 이런 맥락을 알아야 1969년의 달 착륙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달 탐사는 한 편의 거대한 쇼!


1958년 나사가 세워진 뒤의 상황은 어땠을까? 여전히 미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서둘러 인류 최초로 우주로 사람을 보내는 계획(머큐리 계획)을 추진했지만, 1961년 4월 12일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우주로 나가는 바람에 또 한 번 무참히 체면을 구겨야 했다.

결국 당시 미국의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1961년 5월 “달을 향하여(Destination Moon)” 선언을 한다. 최초의 인공 위성도, 최초의 우주인도 소련에게 빼앗겼으니 최초의 달 탐사는 미국이 가져오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1969년 암스트롱이 달로 갈 수 있었던 ‘아폴로 계획’은 어찌 보면 아주 유치한 경쟁 속에서 이뤄진 일이었다.

실제로 미국이 1960년대 ‘미국인’을 달로 보내려고 쏟아부은 노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아폴로 계획에는 그때 돈으로 240억 달러가 들어갔다. 제2차 세계 대전 후반에 미국이 국운을 걸고 추진했던 원자 폭탄 개발 프로그램 맨해튼 계획에 20억 달러의 돈이 든 것과 비교해 보면 그 얼마나 큰 금액인지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이런 노력 끝에 암스트롱은 1969년 7월 21일 전 인류가 지켜보는 가운데 달에 발자국을 남길 수 있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대로, 미국은 1969년부터 1972년까지 만 3년 동안 아폴로 11호부터 아폴로 17호까지 여섯 차례 달에 우주선을 보내고 나서 아폴로 계획을 폐지한다. 왜 그랬을까? (아폴로 13호는 달로 가다가 사고로 6일 만에 지구로 되돌아와야 했다.)

정작 달에 사람을 보냈지만 들어간 노력에 비해서 별반 얻을 게 없었기 때문이다. 달에 발자국을 남겼던 열두 명(나머지 여섯 명은 아폴로 17호의 애번스처럼 달 궤도를 도는 우주선에 탑승해 있어야 했다) 가운데 암스트롱을 포함한 아홉 명의 행적을 추적해 『문더스트』(이명현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2008년)를 펴낸 앤드루 스미스는 1960년대 달 탐사 프로그램을 이렇게 평했다.

“결국 내게 떠오른 생각은 달 탐사 자체가 쇼, 유사 이래 가장 감동적인 쇼였다는 것이다.”

스미스의 말대로 달 탐사는 한 편의 거대한 쇼였다. 또 충분히 “감동적인 쇼”였다. 하지만 밝은 면뿐만 아니라 어두운 면도 따져봐야 한다. 1960년대 달 탐사 프로그램은 고용, 의료, 교육처럼 삶의 질을 위해 꼭 필요한 곳에 써야 할 돈을 희생하면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쇼가 계속되기 위해서 한쪽에서는 많은 이들이 고통 받으며 눈물을 흘려야 했다.

달 표면의 버즈 올드린과 성조기. 사진: NASA.  


달에 태극기를 꽂으면 행복해질까?


알다시피, 냉전이 끝나고 나서 달에 집착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는 ‘대국굴기’를 선언한 중국이다. 2019년 1월 3일, 중국의 무인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의 다음 행보는 굳이 따져보지 않아도 다들 안다. 달에 기어이 ‘중국인’을 보내서 달 표면에 오성홍기를 꽂는 것이리라.

한국은 어떤가? 비록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지구 궤도에 오르긴 했지만, 한국은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지난 2008년 4월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소연)을 탄생시켰다. 공공연하게 달 표면에 태극기를 꽂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한국인이 달에 태극기를 꽂으면 우리가 더 행복해질까? 혹시 우리도 또 다른 쇼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은!

 



강양구

프리랜서 지식 큐레이터. 연세 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했다. 《프레시안》에서 과학·환경 담당 기자로 일하면서 부안 사태, 경부 고속 철도 천성산 터널 갈등, 대한 적십자사 혈액 비리, 황우석 사태 등에 대한 기사를 썼다. 특히 황우석 사태 보도로 앰네스티언론상, 녹색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프레시안》 편집부국장, 코리아메디케어의 콘텐츠 본부장(부사장)으로 재직했다. 현재 팩트 체크 미디어 《뉴스톱》의 팩트체커로 활동하면서, 지식 큐레이터로서 「YG와 JYP의 책걸상」을 진행하고 교통방송 「색다른 시선, 이숙이입니다」, SBS 라디오 「정치쇼」 등에서 과학 뉴스를 소개하고 있다.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1, 2권), 『아톰의 시대에서 코난의 시대로』, 『과학 수다』(공저), 『밥상 혁명』(공저), 『침묵과 열광』(공저), 『정치의 몰락』(공저), 『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공저), 『과학자를 울린 과학책』(공저) 등을 저술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과학 수다』 1권 [도서정보]

 

『과학 수다』 2권 [도서정보]

 

『대통령을 위한 뇌과학』 [도서정보]

 

『과학, 누구냐 넌?』 [도서정보]

 

 

『할리우드 사이언스』 [도서정보]

 

『코스모스』 [도서정보]

 

『코스믹 커넥션』 [도서정보]

 

『침묵하는 우주』 [도서정보]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