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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된 연재/(完) 물리 어벤져스 2019 스케치

2강 지구인으로 살아가기: 황정아 박사 2편

Editor! 2019. 9. 10. 11:31

한국 물리학회 교육 위원회가 주관하고 (주)사이언스북스가 후원하는 「물리 어벤져스 2019」 두 번째 강연의 주인공은 한국 천문 연구원 책임 연구원 황정아 박사님이었습니다. 지난 5월 이성빈 카이스트 교수님의 강연에 이어 7월 28일(금)에 진행된 강연에서 황정아 박사님은 “지구인으로 살아가기: 인공 위성과 우주 날씨”라는 제목으로 태양풍과 인공 위성, 우주 방사선 등에 관해 강연해 주셨습니다. 현장 스케치는 프리랜서 라이터 신연선 작가가 작성했습니다. 이번 2편에서는 우주 날씨가 우리 일상에 미치는 충격적인 영향을 소개합니다. 물리 어벤져스 2019 참여 청중들의 다양한 질문과 응답이 후반부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리 어벤져스 2019 스케치

2강 지구인으로 살아가기: 황정아 박사 2편

 

 

강연하는 황정아 박사. ⓒ (주)사이언스북스.

 

 

우주로, 우주로

 

오랫동안 인공 위성을 만들고 있는 황정아 박사님은 “내가 만든 위성이 우주로 날아가 나와 통신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우주 과학자의 가장 매력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과학 수다 4: 대통령을 위한 뇌과학』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죠.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내가 직접 만든 물체가 우주로 날아가 나와 대화하는 일, 내가 살아 있다고 저 하늘의 위성이 내게 신호를 보내는 일, 이 신호를 분석해서 의미 있는 과학 자료를 만들어 내는 일을요. 당시에 우리나라 대학에서 해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멋진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과학 수다 4: 대통령을 위한 뇌과학』, 141쪽)

 

그밖에 우주 과학자들은 지상에서도 우주를 관찰합니다. 천문대는 그런 일을 하는 곳입니다.

 

황정아 박사 강연 자료에서.

“국내에 국립 천문대는 두 군데 있습니다. 국립 보현산 천문대와 국립 소백산 천문대인데요. 왼쪽은 낮에 태양을 볼 수 있는 태양 플레어 망원경 앞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아마 하계 정비하러 와서 찍은 사진 같은데요. (웃음) 1년에 한 번씩 깨끗이 닦아 줘야 하거든요.”

 

이어 황정아 박사님이 보여 준 것은 1만 원권 지폐 이미지였습니다. “1만 원권 지폐에 천문학 관측 기기가 몇 개 있을까?”라고 질문한 황정아 박사님은 “정답은 세 개”라고 밝힌 후 지폐의 뒷면 오른쪽 부분에 새겨진 보현산 천문대 반사 망원경을 가리켰습니다.

 

한국은행 1만 원권 지폐. 황정아 박사 강연 자료에서.

“‘천상열차분야지도’와 ‘혼천의’는 국보예요. 전통 과학 시대의 천문 기기고요. 보현산에 있는 1.8미터 망원경은 현역입니다. 일하고 있는 망원경이죠. 국내에서 제일 구경이 큰 망원경입니다.”

 

그리고 인류는 망원경을 우주로까지 보냈습니다. 1990년 발사된 ‘허블 우주 망원경’은 무게가 11톤으로 구경은 2.4미터에 달합니다. “부러운 일”이라며 웃은 황정아 박사님은 “허블(우주 망원경)이 보내온 아름다운 사진을 많이 보았을 것”이라며 2017년 임무가 종결될 예정이던 허블 우주 망원경이 2021년까지로 임무가 연장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우주 탐사는 어떨까요? 허블 우주 망원경을 부러워하고만 있을까요?

 

“우리도 우주로, 우주로 가고 싶어 합니다. 우리 로켓의 이름은 ‘나로호’죠. 우리나라는 발사기지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사실이 중요한데요. 자국의 땅에서 자국의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주의 경계는 고도 100킬로미터로 잡고요. 로켓의 첨탑 부분이 100킬로미터 이상 고도로 올라가면 그 안에서 튀어나오는 것이 인공 위성입니다. 로켓의 숙명은 원하는 궤도에 인공 위성을 놓고 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자리에 놓인 인공 위성이 개발자에게 살아 있다고 통신을 하고, 개발자의 의도대로 움직여야 미션 성공인 거예요. 아시다시피 나로호는 2009년과 2010년, 두 번의 발사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 발사에 성공하죠. 그것이 나로호의 영문 이름이 ‘STSAT-2C’가 된 이유입니다. 안타깝게도 A와 B가 대기권에서 불에 타 없어지는 바람에 2C가 된 거예요. (웃음)”

 

황정아 박사 강연 자료에서.

황정아 박사님은 이어 한국의 중장기 우주 개발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한국은 1992년 한국 최초의 인공 위성 ‘우리별 1호’ 발사 이후 1993년 ‘우리별 2호’를 발사했죠. 1999년에는 ‘우리별 3호’를 발사했습니다. 황정아 박사님이 개발에 참여한 것은 2003년 발사한 ‘과학 기술 위성 1호(STSAT-1)’이며 “제작 기간만 순수하게 3년 6개월이 걸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리학자, 전산학자, 기계학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공 위성 제작. 황정아 박사님은 이에 대해 “모든 종류의 하이엔드급 기술의 총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과학 수다 4: 대통령을 위한 뇌과학』에서는 “인류가 시도해 볼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첨단에 있는 과학 실험”이라고도 했습니다.

 

황정아 박사 강연 자료에서.

한편 앞서 잠깐 설명한 나로호가 두 번째 발사 실패 후 2012년 ‘나로 과학 위성’으로 이름이 바뀝니다. 이에 대해 황정아 박사님은 “세 번째 위성을 만들면서 탑재체가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위성을 만들 때 두 개까지는 백업을 만드는데요. 세 개까지는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세 번째에는 완전히 다른 것이 올라간 것이죠. 그래서 이름이 ‘나로 과학 위성’이 됐고요. 2021년에 우리의 두 번째 로켓 발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로켓의 이름은 ‘누리호’입니다. 여기에 올라갈 것이 과학 기술 위성의 시리즈인 ‘차세대 소형 위성 2호’가 되겠습니다. 여기 올라갈 탑재체도 지금 저희 팀에서 만들고 있는 중이에요.”

 

한국 우주 개발 계획이 이어 도달하는 곳은 달이 될 겁니다. “2023년, 2025년 달로 가는 두 개의 티켓이 예약되어 있다.”라며 황정아 박사님은 2023년에는 달의 궤도를 도는 ‘달궤도선’, 2025년에는 달 표면에 착륙하는 ‘달착륙선’이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25년에 갈 것에는 위성을 세 개 만들어야 해요. 달 주변을 도는 궤도선, 궤도선에서 발사할 착륙선, 착륙선에서 나와 탐사할 로봇, 세 개입니다. 각각 500킬로그램, 100킬로그램, 50킬로그램 정도로 급이 다르고요. 현재는 로봇까지 디자인이 끝났습니다. 그리고 2030년에 화성 탐사가 예약되어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황정아 박사님은 ‘우리별 1호’를 살아 있는 소녀로 가정한 한국형 판타지 애니메이션 「우리별일호와 얼룩소」라는 영화를 소개했습니다. 1992년 발사된 우리별 1호가 몇 개월 후 전원이 꺼져 “고철 덩어리”인 상태로 지금까지 궤도를 돌고 있는데요. 영화는 우리별 1호가 자신이 태어난 곳, 자신을 만든 사람을 궁금해하며 지구로 오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잠시 영상을 감상하시죠.

 

「우리별일호와 얼룩소」 메인 예고편. 유튜브에서.

 

 

 

오로라와 우주 방사선

 

다시 태양과 태양계, 태양풍입니다. 황정아 박사님은 ‘우주 환경’이란 “태양과 지구 사이의 공간에 대한 연구”라고 설명하며 지구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을 제시했습니다. 우주 과학자가 보는 지구와 그 밖의 사람들이 보는 지구입니다.

 

지구 자기력선 이미지. 황정아 박사 강연 자료에서.

“저희가 보는 지구는 두 번째 이미지입니다. 지구의 자기력선이 이렇듯 펼쳐져 있습니다. 이 선은 가만히 있지 않아요. 그게 문제죠. 모든 자연 현상은 일정할 수가 없습니다. 항상 변화하고요. 이 변화를 예측하는 일을 저희가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물질 방출. 2003년 10월. 유튜브에서.

지구가 방출하는 자기력선에 이어 확인할 것은 태양의 코로나 물질이었습니다. 이 이미지는 태양인데요. 우리가 생각하는 태양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황정아 박사님은 이 이미지가 “태양과 태양 주변을 찍은 탑재체를 합성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태양 주변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질이 ‘코로나 물질’입니다.

 

“태양의 대기를 ‘코로나’라고 얘기하고요. 여기서 태양의 고에너지 양성자 물질이 뿜어져 나옵니다. 코로나 물질이 방출되면 이것을 찍고 있는 카메라가 일시에 다 망가질 정도예요. 이는 ‘지자기 폭풍’과도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황정아 박사님은 “만약 지구가 완벽하게 둥근 구형의 자기권을 갖고 있었다면 태양풍 입자가 지구에 있는 우리를 건드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태양풍 입자는 지구를 건드리고 있죠. 지구 양극 지방에는 지구 자기권이 열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엿볼 수 있는 현상 중 하나가 ‘오로라’입니다.

 

“태양풍 입자들이 원래는 지구 자기권에 막혀서 지구를 튕겨 나가는 게 맞는데요. 극히 일부가 양극 지방으로 타고 들어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태양풍을 이루는 입자는 전하를 띠고 있어요. 전하를 띠는 입자들은 자기력선을 따라서만 움직입니다. 따라서 극지방으로 태양풍 입자가 들어오고요. 그 입자 중 일부가 지구의 대기에 있는 산소 분자, 질소 분자와 반응해서 빛을 냅니다. 이것이 바로 오로라예요. 오로라는 완전 극지방에서 발생하지 않고 북위 65∼75도 사이 주변의 ‘오로라대’에서만 일어납니다. 질소와 산소의 비율, 부딪히는 높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초록색의 오로라고요. 더 높은 고도에서는 붉은색 오로라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지구까지 도달할 수 있는 광량이 아니기 때문에 지상에서는 보이지 않죠.”

 

황정아 박사 강연 자료에서.

우주 환경과 관련해 황정아 박사님이 최근 가장 중점을 두고 연구하는 분야는 ‘우주 방사선’입니다. 오로라는 아름답지만 사실 태양풍 입자들은 전파를 교란시키기도 하고, 인공 위성을 고장 나도록 하기도 합니다. 특히 비행기 승객들의 엑스선 피폭을 유발하죠. 국내에서는 2006년에 대한항공이, 2009년에 아시아나항공이 북극 항로 운항을 시작했는데요. 북극해 위로 지나는 이 항로는 특히 우주 방사선에 취약합니다. 북극 항로에서의 우주 방사선 예측 문제를 연구 중이라는 황정아 박사님은 “이 문제가 꽤 심각하다.”라고 설명합니다.

 

북극 항로의 우주 방사선은 심각한 수준. 황정아 박사 강연 자료에서.

“태양에서 기원한 자기장을 빨간색, 지구 고유의 자기장을 파란색으로 표현하면 빨간색과 파란색이 맞닿은 곳이 지구 양극 지방이죠. 여기는 태양풍 입자가 그대로 들어오기 때문에 이 극지방을 비행기가 지나가게 되면 다른 곳을 지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방사선에 노출됩니다. 저는 2009년 국토교통부와 ‘북극 항로 우주 방사선 안전 기준 및 관리 정책 개발 연구’를 진행했고요. 이 연구 결과가 ‘생활 주변 방사선 관리법’ 법률에 반영이 되었습니다. 2012년부터는 이 법률을 지키지 않으면 벌금을 내게 돼요.”

 

그러나 피해는 이미 발생했습니다. 이 사안과 관련해 북극 항로를 비행한 승무원의 백혈병 발병 사례가 크게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관련해, 황정아 박사님은 항로별 비행 1회당 인체에 피폭되는 양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물리 모형 KREAM(Korea Radiation Exposure Assessment Model for aviation route)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등록하고, 미국 특허를 출원한 상태라고 합니다.

 

 

 

우주 날씨를 알려드립니다

 

자, 마지막으로 우주 환경 연구의 현재를 살펴보겠습니다. 현재의 과학 기술은 태양 표면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이렇게 목격한 태양 표면은 “마치 세포처럼” 숨을 쉬고 있었죠. 그리고 인류는 태양의 흑점 폭발 주기를 예측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태양 흑점 주기. 황정아 박사 강연 자료에서.

“이 표의 점들은 전 세계에 있는 흑점 망원경에서 찍은 흑점의 개수를 모두 취합한 것입니다. 지금이 2019년이죠. 표를 보시면 ‘cycle 24’ 주기에 있는데요. 흑점 개수가 최대인 2014년은 지나갔고요. 현재는 개수가 바닥을 찍고 있는 중입니다. 이 개수가 언제 증가할 것인가가 과학자들의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다음 사이클이 언제 시작하는지 알고 싶은 건데요. 지난주(2019년 7월)에 흑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주기의 시작인 줄 알고 모두 놀랐는데요. 그건 아니었습니다. (웃음)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이같은 우주 환경 연구는 태양 플레어 망원경(Solar Flare Telescope, SOFT), 신틸레이션 모니터, 레이더 등 다양한 지상 관측기와 인공 위성 자료를 모두 종합해 측정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데이터는 ‘우주 환경 감시실’로 모이고요. 한국 천문 연구원은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매일 종합해 ‘우주 날씨 예보’를 합니다. 우주 날씨에는 전파 쪽 영향, 입자 쪽 영향, 자기장 쪽 영향 등 다양한 현상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구분해서 측정하며 그 측정량을 기반으로 예측 모델을 개발했고요. 현재 “매우 많은 예측 모델이 개발되었고, 개발 중에 있다.”라는 황정아 박사님은 “이 모델을 통해 오늘, 내일, 모레, 총 3일 예보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황정아 박사 강연 자료에서.

“각각 전파(R), 입자(S), 자기장(G)의 스케일을 만들었고요. 0부터 5까지 있습니다. 5가 제일 높죠. 지금 보시는 것은 그날의 지표와 개요를 보여 주고, 예측까지 한 자료입니다. 이 자료는 항공사, 군대, 통신사, 기상청 등에서 사용합니다. 한국 천문 연구원도 자체 모델을 개발해서 예보 일지를 기업이나 군 당국 등에 배포하고 있고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일본, 호주,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우주 날씨 예보를 저마다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황정아 박사님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일은 ‘나노 위성’ 제작입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나노 위성인 스나이프 미션. 황정아 박사 강연 자료에서.

“‘nanosatellites’을 제작하는데요. ‘큐브셋’이라고 들어보셨어요? 10센티미터×10센티미터×10센티미터, 즉 ‘1큐빅’ 안에 들어오는 것을 ‘1U큐브셋’이라고 말하고요. 이번에는 1U큐브셋이 아닌 6U짜리 큐브셋을 만듭니다. 1U를 6개 연결하는 것을 네 개 만들어서 편대 비행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위성 네 개를 한꺼번에 띄워서 횡렬 편대와 종렬 편대를 유지한 채 날아가도록 하는 거죠. 이를 위해서는 자세 제어 기술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한 번도 된 적이 없던 일이에요. 얘네를 종대로 서거나 다이아몬드로 서거나 십자로 서게 하려면 ‘속도를 줄여서 붙어라.’라는 식의 명령 제어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겠죠. 이 위성의 시스템 엔지니어를 제가 맡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태양 코로나 그래프 개발’입니다.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사용될 탑재체로 태양을 가리고 태양 주변의 코로나를 찍는 것을 말합니다. NASA(미국 항공 우주국)의 제안을 받아 제작을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요. 2017년에 개기일식이 일어났을 때 지상 성능 시험을 마쳤으며 2019년 8월 말 사막에서 풍선 실험이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황정아 박사님은 “풍선에서 자세 제어를 하면서 광학 기기를 싣고 가는 것을 검증할 예정”이라고 설명하며 이 시험을 마치면 2021년 국제 우주 정거장에 황정아 박사님 팀이 제작한 태양 코로나 그래프가 실릴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태양 코로나 그래프 개발 계획. 황정아 박사 강연 자료에서.

“현재의 국제 우주 정거장은 2024년 운영이 종료됩니다. NASA에서 더 이상 돈을 대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다음 국제 우주 정거장이 필요해졌는데요. 다음에는 달 궤도에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 ‘루나 게이트웨이(Lunar Gateway)’는 인공 위성의 역할을 하면서 우주 정거장의 역할도 하게 되는 겁니다. 이후 있을 화성 탐사의 전초 기지 역할도 하게 될 거예요. 이 사업을 NASA에서 제안해 캐나다, 일본, 한국이 참여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이게 잘 된다면 우리도 그다음 우주 정거장에 우리 방 하나 있게 되겠죠. 한편 ESA(유럽 우주국)에서는 ‘문 빌리지(Moon village, 달 마을)’ 프로젝트를 계획 중인데요. 달에 100명이 살 수 있는 주거지를 만든다는 겁니다. 역시 국제 파트너를 모집 중입니다.”

 

루나 게이트웨이 개념도. 황정아 박사 강연 자료에서.

가슴 뛰는 이야기를 한껏 전한 황정아 박사님은 마지막으로 호프 자런의 『랩걸』의 문구를 소개했습니다. 이 문구가 “평소의 신념과도 닿아 있다.”라고 말했는데요. 황정아 박사님은 이 책의 추천사를 쓰기도 했죠. 황정아 박사님은 여성 과학자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산 호프 자런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랩걸』에 대해 “유리 천장, 새는 파이프라인, 기울어진 운동장 등 다양하게 설명되는 불공정한 평등의 벽. 이는 '랩걸'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온 힘을 다해 큰 나무 같은 과학자로 자란 한 여성의 삶과 사랑, 과학에의 순수한 열정을 이 한 권의 책에서 만난다.”라고 했습니다.

 

강연하는 황정아 박사. ⓒ (주)사이언스북스.

우리의 목표는 세차게 흐르는 강물로 그가 던진 징검다리 돌 위에 내가 서서 몸을 굽혀 바닥에서 또 하나의 돌을 집어서 좀 더 멀리 던지고, 그 돌이 신의 섭리에 의해 나와 인연이 있는 누군가가 내디딜 다음 발자국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호프 자런, 『랩걸』)

 

지금 여기에 있는, 뒤에 오는 많은 여성 과학자들에게 보내는 황정아 박사님의 힘찬 박수가 들리는 듯합니다. 부디 더 많은 과학자들의 열정과 탁월함이 우리를 다음 세계로 이끌어 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질의응답

 

Q. 태양의 흑점이 우주 기상 변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들었습니다. 태양 흑점의 정체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우주 기상에 영향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질문입니다. (웃음) 태양의 흑점은 태양에서 자기장이 가장 강한 곳에서 뿜어져 나올 때, 그 부분만 특별히 온도가 낮아서 생기는 거예요. 태양 온도가 약 6,000켈빈(K) 정도인데 흑점 온도는 약 4,000켈빈 정도이거든요. 흑점만 보면 그렇게 낮은 온도는 아닌데요. 주변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아서 겉으로 보기에 검게 보이는 것뿐입니다. 바로 그 지역에서 태양 내부에서 생긴 자기력선이 뿜어져 나옵니다. 자기력선을 따라서 태양 코로나의 물질이 같이 끌려 나오고요. 그 입자들이 분출되어서 지구에 덮쳐 오는 것이 태양풍이죠. 대부분은 지구를 통과하지 못하는데요. 일부가 지구까지 도달하는 바람에 아까 말씀드렸던 여러 현상, 오로라의 발생이나 지상의 우주 방사선량 증가나 지자기 폭풍의 발생 등이 벌어집니다. 이것들을 모두 일컬어 우주 날씨라고 얘기하고요. 다시 말해 우주 날씨의 근원은 태양 흑점 부근에서 일어나는 태양 흑점 폭발이 시작인 겁니다.

 

Q. 인공 위성을 많은 국가들이 쓰고 있는데요. 정지 궤도의 좌표는 국가 간 협의가 되어 있는 건가요?

좌표는 이미 설정되어 있습니다. 우주 협약이라고 해서 각 나라가 어느 위치에 쏠 것인지 약속이 되어 있습니다. 특히나 정지 궤도는 치열한 자리고요. 정지 궤도란 우리나라 상공에서 항상 같은 현지 시각에 떠 있다는 의미잖아요. 그런데 남의 위성이 떠 있으면 안 되겠죠. (웃음)

 

질의응답 중인 황정아 박사와 홍석철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 (주)사이언스북스.

Q. 인공 위성의 해킹 문제는 없는지 궁금합니다.

해킹보다 더 큰 문제가 있는데요. 얼마 전 인도, 미국 등에서 지상에서 인공 위성을 격추해 떨어뜨릴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어요. 그런 기술이 더 위협적입니다. 더구나 현재 떠 있는 인공 위성의 잔해물도 걱정인데 그 기술에 의해 인공 위성을 지상에서 격추하면 그 잔해물이 다 어디로 가겠어요.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조각들이 우주에 떠다니게 될 거거든요. 그런 위협들이 훨씬 더 문제가 될 것 같고요. 또 인공 위성을 점점 더 작게 만들 수 있죠. 미국 우주 개발 업체 ‘스페이스X’에서 우주 인터넷 사업을 추진하고 있거든요. 아무 데서나 와이파이 없이 인터넷이 가능하게 하는 세상을 실현하려고 하는 중인데요. 그것을 위해서는 2만여 기의 소형 인공 위성을 빼곡하게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 그것 역시 많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장애물을 피해서 인공 위성을 띄워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또한 그렇게 많은 것들이 있게 되면 그 안과 밖에 있는 다른 인공 위성들, 가령 우주를 보려고 했던 ‘허블 우주 망원경’ 같은 것들이 우주를 제대로 볼 수 없게 됩니다. 빛공해가 생기게 되는 거죠. 이와 같이 다양한 문제가 있고, 그 문제는 아마 계속 논의가 될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연구를 진행하실 생각이신가요?

저는 인공 위성을 만드는 것으로 커리어를 시작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만드는 일을 하고 싶은데요. 현재 우리나라 인공 위성은 저궤도와 정지 궤도에만 올라가 있거든요. 달 탐사선과 달 궤도선이 제대로 가길 바랍니다. (웃음) 달을 밟고 그다음 우주 탐사를 했으면 좋겠고요. 강의 초반에 ‘뉴 호라이즌스 호’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한 명의 과학자가 하나의 미션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받기까지 10년 주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 커리어가 10여 년의 시간이 지났고요. 인공 위성을 두 기 정도 경험했는데요.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약 두 번 정도의 기회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기간 안에 우리도 ‘보이저 호’ 같은 것 한 번 만들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물리 어벤져스 2019」

4강 “이상한 나라의 ALICE: 원자핵에서 울리는 우주의 속삭임”

 

「물리 어벤져스 2019」 4강 "이상한 나라의 ALICE: 원자핵에서 울리는 우주의 속삭임"은 9월 27일 금요일 7시 30분에 ‘강남출판문화센터 지하 2층 이벤트홀’에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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