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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포토 아크’ 촬영을 하고 싶어요: 『포토 아크』 조엘 사토리 편 ② 본문

(연재) 과학+책+수다

한국에서도 ‘포토 아크’ 촬영을 하고 싶어요: 『포토 아크』 조엘 사토리 편 ②

Editor! 2019.10.10 10:01

이번 「과학+책+수다」에서는 『포토 아크: 사진으로 엮은 생명의 방주(Photo Ark)』포토 아크’ 프로젝트는 전 세계에 포획되어 있는 멸종 위기 종 1만 2000여 종을 모두 사진으로 기록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조엘 사토리는 이 프로젝트를 이끌며 멸종 위기 종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두 편으로 나뉘어 연재되는 이번 인터뷰의 두 번째 편에서는 이번에는 사진가이자 활동가로서, SNS 유명인사로서 그가 어떻게 자신의 목소리를 만들고 확산시켜 나가고 있는지를 들어 보았습니다. (SB: 사이언스북스 편집부)


「과학+책+수다」 열세 번째 이야기

 

한국에서도 ‘포토 아크’ 촬영을 하고 싶어요

『포토 아크』 조엘 사토리 편 ②

 

 

SB: 그렇다면 이번에는 ‘포토 아크’ 프로젝트의 사진 중에서 가장 강렬한 사진 세 개를 꼽아 볼까요? 무엇이 있을까요?

 

조엘 사토리: 가장 강렬한 사진이요? 글쎄요, 저는 제가 촬영한 모든 동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거든요. 크든 작든 희귀하든 그렇지 않든 말이에요. 하지만 몇몇을 골라야 한다면 우선 애틀랜타 식물원에서 촬영한 ‘투기(Toughie)’라는 이름의 랩스프린지림드청개구리를 말하고 싶습니다. 사진을 촬영할 당시 투기는 마지막으로 남은 랩스프린지림드청개구리였어요. 그는 이제 죽고 없어서 랩스프린지림드청개구리는 멸종되었습니다.

 

같은 일이 미국 오리건 주의 컬럼비아분지피그미토끼에게도 있었죠. 이 종도 이제는 남아 있지 않아요. 불행한 일이지만 북부흰코뿔소도 머지않아 그들의 뒤를 따를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체코의 한 동물원에서 나비레(Nabire)라는 이름의 한 암컷 코뿔소를 촬영한 적이 있습니다. 나비레 또한 이제는 죽고 없고, 남겨진 것은 두 마리인데 모두 암컷이에요. 이들이 제 기억에 가장 또렷이 남아 있는 동물들입니다. 제가 구하지 못한 동물들이요.

 

하지만 검은발족제비나 캘리포니아콘도르처럼 구하는 데 성공한 동물들도 있습니다. 검은발족제비와 캘리포니아콘도르 모두 개체수가 서른 마리를 밑돌다가, 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한 이들의 도움을 받아 이제는 안정을 되찾은 종들입니다. 저는 지금도 야생을 대부분 구할 수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과, 그들의 행동을 이끌어 낼 영감이 필요해요. 그것이 『포토 아크』의 목표입니다.

 

『포토 아크』, 350-351쪽.
『포토 아크』, 352-353쪽.

SB: 하지만 현실은 더 나쁜 쪽으로 향하는 것 같아요. 『포토 아크』에는 멸종 위기의 정도에 따라 IUCN이 매긴 등급이 각 동물마다 표시되어 있지요? 그런데 미국에서 처음 책이 출간된 2017년 이후로도 일부 종들은 개체수가 더욱 감소해서, 이번 한국어판 출간을 준비하면서 등급을 바꿔 표시해야 하는 일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고 또한 이야기해야 할 텐데요. 어떤 자세로 임하고 계신지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조엘 사토리: 한 멘토가 제게 이런 가르침을 준 적이 있습니다. 갖고 있는 것들로 지금 당장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었어요. 그건 제게 개체수가 줄고 있거나 아예 사라질지도 모르는 동물들을 사진 찍는 것을 의미하지만, 저는 여전히 그런 일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저는 50년 뒤에 세계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아요. 대신에 저는 제가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아직 지구를 구할 시간이 남아 있을 때 사람들이 가능한 한 많이 멸종 위기에 관심을 갖고, 이를 줄여 나가게끔 하는 일이요.

 

『포토 아크』, 278-279쪽.

“‘포토 아크’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이것이다. 사람들이 멈춰서 내다보고 미래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걱정과 관심을 행동으로 옮기게 만드는 것. 방주는 함께 만드는 것이다.”
―『포토 아크』 345쪽에서.

 

SB: 이번에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선생님께서는 대학에서 포토 저널리즘을 전공했으며 《내셔널 지오그래픽》 이전에는 미국 캔자스 주의 한 신문사에서 일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진가로서 신문사에서 일하는 것과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일하는 것 사이에는 어떠한 차이 혹은 공통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조엘 사토리: 말씀하신 대로 전 대학을 졸업하고 캔자스 주 위치타에 위치한 신문사 《위치타 이글》에서 6년 동안 일했습니다. 그 후에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일했어요.

 

둘 사이에는 주요한 차이점이 몇 가지 있지만, 다른 것을 떠나서 시간과 펀딩 측면에서 차이가 커요. 사진가가 장기간 동안 사진 에세이를 만들 때 드는 시간과 돈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세계 최고 수준이거든요. 게다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독자층은 훨씬 넓고, 여기에 인쇄된 사진은 정말 신문에서보다 훨씬 잘 구현돼요. 그러니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사진을 찍을 것인지, 또 어떻게 잘, 정확하게 이야기를 풀어 낼 것인지를 배운 곳이 《위치타 이글》이었다는 건 말씀드려야겠네요. 이 점은 항상 감사하죠.

 

『포토 아크』, 36-37쪽.

SB: 찾아보니 1992년부터 지금까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40편의 기사를 기고하셨다고요. 마침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어판 2019년 10월호에도 선생님의 기사가 실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선생님의 왕성한 활동을 접할 수 있는데요.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어판 2019년 10월호. 멸종 위기 특집을 다루는 이번 호에서 조엘 사토리의 기사 「생물의 멸종(Vanishing)」이 단독 주제 기사로 소개되었다. 온라인에서는 9월 17일부터,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9월 24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사실 선생님께서는 인스타그램에서도 활발하게 소통하고 계시지요? 팔로워가 143만 명이더라고요. 저도 그중 한 명으로서 종종 ‘좋아요’를 누르고 있습니다. 많은 분께서 SNS에서 관심을 보여 주고 계신데, SNS라는 매체에 사진을 업데이트하면서 특별히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조엘 사토리: 인스타그램에서는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우리에게로 돌아오고 있는 동물들을 축하하기도 하고, 여기에 도움을 준 사람들을 다루기도 하죠.

 

그런데 저는 비주얼 커뮤니케이터예요. 이 점이 다른 무엇보다도 앞서 있죠. 그러니 책에서든 방송이나 인터넷에서든 모든 플랫폼에서 동물 사진을 공유하면서 그 사진이 이야기하는 바를 함께 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멸종을 늦추기 위해서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메시지를 알리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전부이니, 동물들과 그들이 처한 위협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만큼 매체가 중요하지는 않아요.

 

“크고 작은 모든 생물이 저마다의 가치와 존엄을 지니고 있다. 존재할 기본권이 모두에게 주어져야 마땅하다.”
―『포토 아크』 246쪽에서.

 

SB: 선생님께서는 『포토 아크』의 지은이 서문 「방주를 만들며」에서 에드워드 커티스(Edward Curtis)와 존 제임스 오듀본(John James Audubon)의 작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에드워드 커티스의 사진(왼쪽)과 존 제임스 오듀본의 『아메리카의 새들(The Birds of America)』 들칠면조(wild turkey, Meleagris gallopavo, LC) 일러스트(오른쪽). 위키피디아에서.

 

혹시 그 밖에도 선생님께 영감을 주는 작업을 하고 있는 현업 사진가가 있을까요?

 

조엘 사토리: 제게 영감을 주는 사람들은 많지만, 특별히 환경 보전 문제를 다루는 포토 저널리스트 브렌트 스터턴(Brent Stirton)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제가 보기에 세계 곳곳의 험난한 장소들을 다니면서 힘든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데는 스터턴만 한 사람이 없거든요. 고릴라 사냥을 다룬 그의 사진들은 획기적인데 이는 상아 거래 문제나 코뿔소 밀렵 문제, 천산갑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였죠.

 

그 밖에도 제가 존경하는 작가들로는 아난드 바르마(Anand Varma), 찰리 해밀턴 제임스(Charlie Hamilton James), 토마스 페샥(Thomas Peschak), 폴 니클렌(Paul Nicklen), 스티브 윈터(Steve Winter), 크리스티안 지글러(Christian Ziegler), 팀 러먼(Tim Laman) 등 많은 분이 있습니다.

 

브렌트 스터턴의 홈페이지를 갈무리한 이미지. http://www.brentstirton.com에서.

SB: 말씀하신 작가들을 저도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어느덧 인터뷰가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이번에는 ‘포토 아크’ 프로젝트와 관련해 선생님의 향후 계획을 듣고 싶어요.

 

조엘 사토리: 먼저 올해 계획은 이렇습니다. 이번 가을에는 콜로라도 주에서 우는토끼(pika)를 촬영합니다. 그 후에는 인도네시아로 가서 희귀한 새들, 그리고 가능하다면 동부수마트라코뿔소를 올 겨울 중에 촬영했으면 좋겠어요. 그사이에는 미국에서 희귀한 민물고기나 조개, 새 등을 사진 촬영하려 합니다.

 

SB: 굉장히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해 주셨어요. (웃음) 언젠가는 한국에 방문해서 ‘포토 아크’ 촬영을 하실 계획도 있을지요? 한국에도 멸종 위기 종 몇몇이 서식하고 있거든요. 특히 서울 대공원 같은 동물원에서는 산양(Naemorhedus caudatus, VU)이나 저어새(Platalea minor, EN) 등의 멸종 위기 종을 보호하고 있기도 하고요.

 

조엘 사토리: 한국에서도 ‘포토 아크’ 촬영을 하고 싶어요. 한국에 있는 동물원이나 수족관 책임자와 연락이 닿을 수 있다면 아주 좋겠네요!

 

SB: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포토 아크』의 독자들이 이 사진들에서 무엇을 느끼기를 기대하시나요?

 

조엘 사토리: 저는 독자들이 이 책에 실린 동물들을 보면서 우리와의 공통점을 찾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함께 한 배를 타고 있으니까요.

 

『포토 아크』, 356-357쪽.

“‘사진으로 엮은 생명의 방주’ 속 동물들과 우리는 한 배를 타고 있다.”
―해리슨 포드, 『포토 아크』 11쪽에서.

(과학+책+수다: 조엘 사토리 편 끝)

 


조엘 사토리

사진가이자 작가, 교육자, 보전 활동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협회 회원, 그리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고정 기고가이다. 그의 대표적인 특징은 유머 감각과 미국 중서부의 프로테스탄트적 노동 윤리이다. 세계 곳곳의 멸종 위기 종과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데 전문가이며, 생물 종과 그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25개년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인 ‘포토 아크’의 수립자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외에 잡지 《오듀본(Audubon)》,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ports Illustrated)》, 《스미스소니언(Smithsonian)》, 일간지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 그리고 수많은 책에도 사진이나 글을 실어 왔다. 그는 세계를 누비고 다니다가 아내 캐시와 세 자녀가 있는 미국 네브래스카 주 링컨의 집으로 돌아갈 때면 늘 행복하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포토 아크』

인류세의 멸종 쓰나미에 맞선 400여 멸종 위기 종의 존엄과 희망

 

『지구의 절반』

지구의 절반을 생명에 양보하라!

 

『비숲』

긴팔원숭이 박사의 밀림 모험기

 

『자연의 패턴』

우리 시대의 과학 큐레이터가 엄선한 형태학 미술관을 탐험하라

 

『나는 자연에 투자한다』

자연과 자본, 그리고 환경 운동의 새로운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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