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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볼수록 예쁜 동물 책 :『동물 대백과사전』① 본문

(연재) 사이언스-오픈-북

자세히 볼수록 예쁜 동물 책 :『동물 대백과사전』①

Editor! 2021. 4. 7. 16:30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을 책 한 권에 담아낸 DK 『자연사』를 기억하시나요? 『자연사』의 공동 번역자 황연아 선생님이 이번에는 스미스소니언과 영국 자연사 박물관이 참여한 『동물』 대백과사전을 번역하셨습니다. 동물 행동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까치 연구자 황연아 선생님의 동물에 대한 사랑은 이 아름답고 소중한 책 구석구석에도 가득 담겨 있답니다. 황연아 선생님과 함께 읽어보는 『동물』 이야기는 두 편에 걸쳐 연재됩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라는 유명한 시가 있지요. 나태주 시인은 풀꽃을 그리며 이 시를 쓰셨지만, DK 대백과사전 시리즈의 새 책 동물은 동물도 마찬가지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것을 보여 주는 완벽하고도 아름다운 책입니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예쁜 동물은 예쁘지 않냐고요? 그런데 애석하게도 제가 동물학 전공자로서 만나는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은 뽀로로와 티라노에 열광하면서도 실제로 살아있는 동물이나 실물 크기의 모형을 보면 대부분 울음을 터뜨립니다! 어른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제가 새를 연구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지인들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렇지만 비둘기는 무서워!” 글쎄요, 그 이야기를 듣는 비둘기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한 이야기일 겁니다.

 

『동물』과 『동물 도감』, 책 속 신비한 동물 엽서

 

동물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비밀스러운 아름다움을 포착한 멋진 사진들을 통해, 동물학에 처음 입문하는 초심자들에게 동물들과 사랑에 빠질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한편, 깨알 같은 작은 글씨들로 적혀 있지만 깊이 있는 해설을 통해 동물 진화의 큰 흐름을 보여 줌으로써 동물의 세계를 한층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부수적으로는, 명화 속의 동물 코너를 통해서 인간의 눈에 투영된(그리고 왜곡된) 동물의 모습을 분석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세계 최대의 박물관인 스미소니언의 심오한 내공이 받쳐주지 않았다면 결코 만들어질 수 없었던 책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책을 펼쳐 봅시다. 첫 번째 장은 당연하게도 동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동물이라는 단어 자체는 움직이는 생물을 의미하지만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미생물이나 식물도 제한적이나마 움직이기는 합니다. 그보다 중요한 동물의 근본적인 특징은 다른 생물을 먹어서 양분을 섭취한다는 점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식물처럼 스스로 양분을 합성하지 않기 때문에 먹이를 원활하게 공급받기 위하여 몸을 움직여 이동할 필요가 있었겠지요? 이처럼 동물과 다른 생물의 근본적인 차이점인 다른 생물을 먹는 특성으로 인하여 동물의 다양한 특성들, 즉 발달된 다섯 가지 감각이라든지 동물 특유의 팔다리 또는 날개와 같은 구조들이 나타나게 되었을 것입니다.

 

『동물』 18~19쪽에서, Copyright © Dorling Kindersley Limited

 

이러한 큰 흐름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책의 18~19쪽을 펼쳐 보시면 보석처럼 아름다운 딱정벌레들의 사진이 시선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지구를 진짜로 지배하는 동물은 사실 인간이 아니라 곤충이라는 이야기, 들어 보신 적 있나요? 그만큼 곤충의 종류가 다양하고 개체 수가 많기 때문인데, 그중에서도 딱정벌레는 지금까지 기록된 전체 동물 종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분류군이랍니다. 종 수가 많은 만큼 특이하고 아름다운 종이 많은데, 동물에서는 딱정벌레가 사는 서식지와 먹이, 습성에 따라 다양한 모양을 가지고 있음을 특히 아름답고 독특한 딱정벌레들의 사진을 통해 보여 주고 있습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는 무지개색의 겉날개는 알록달록한 자연 환경에서 포식자인 새의 눈에 띄기 어렵게 해준다고 하네요! 그래서일까요? 상대적으로 단조로운 색을 가진 환경인, 사막에 사는 흑백안개 딱정벌레(둘째 줄 맨 왼쪽)는 흰색과 검은색의 몸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동물』 36~37쪽에서, Copyright © Dorling Kindersley Limited

 

이제 동물의 체형에 관한 두 번째 장으로 넘어가 봅시다. 일부 해면동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은 방사 대칭 또는 좌우 대칭의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사 대칭이란 몸의 중심축을 지나도록 자르면 항상 같은 모양이 된다는 뜻인데, 말미잘이나 해파리와 같은 동물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와 달리 좌우 대칭이란 우리 인간들처럼 왼쪽과 오른쪽이 대칭을 이루는 형태를 말하며 좌우 대칭인 동물들은 대체로 머리와 꼬리의 구분이 있습니다. 동물의 몸이 방사 대칭인지, 좌우 대칭인지 구별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한곳에서 정착 생활을 하는 말미잘은 촉수를 움직여 먹이를 먹으므로 몸 자체를 움직이는 것보다는 모든 방향에서 먹이의 유무를 감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와 달리 좌우 대칭 형태를 가진 많은 동물들은 적극적으로 물의 흐름을 거슬러 헤엄치거나 땅 위를 걷거나 공중을 날아다니기도 하지요. 따라서 원하는 방향으로 감각과 운동 능력을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두 가지의 중간적인 형태로, 방사 대칭임에도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는 해파리가 있습니다. 해파리는 모든 방향에서 다가오는 플랑크톤을 먹으며 해류를 타고 떠다니지만 얇은 물풍선과 같은 갓을 수축하는 아주 단순한 동작으로 얻는 추진력으로 해류를 거슬러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좌우 대칭인 동물들처럼 복잡하고 정교한 동작을 보여 주지는 않습니다.

 

『동물』 78~79쪽에서, Copyright © Dorling Kindersley Limited

 

다음으로 세 번째 장에서 동물의 체형을 유지하는 단단한 구조물인 골격에 관하여 알아봅시다. 골격의 대표적인 두 가지 형태에는 내골격과 외골격이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내골격은 몸속에 단단한 지지대, 즉 뼈가 있는 것이고 외골격은 몸의 겉부분이 단단한 껍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속에 사는 많은 수생동물들은 물에 의해 체형이 유지되므로 부드럽고 유연한 몸으로도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었을 듯합니다만, 땅 위로 올라오면서 몸을 지지하는 골격의 중요성은 헤아릴 수 없이 커졌을 것입니다. 몸을 단단하게 유지하는 골격이 있어야 더 빠르게 움직이고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외골격은 체형을 유지하는 외에 환경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성장을 위해 주기적으로 탈피를 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SF 영화나 공포 영화 속의 초대형 곤충들은 현실에서는 존재하기 어렵겠지요. 또한 몸이 커질수록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와 압력을 받기 때문에 현실에서 거대한 크기를 가진 육상동물들은 대부분 내골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거대 육상동물로는 코끼리와 고래를 떠올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양하고 정교한 척추동물의 내골격에 관해서는 78~79쪽의 사진을 참고해 보세요!

 

『동물』 118~119쪽에서, Copyright © Dorling Kindersley Limited

 

골격을 살펴보았으니, 이제 네 번째 장에서 동물의 몸을 감싸고 있는 피부와 다양한 종류의 껍질들에 대하여 알아봅시다. 내골격을 가진 동물에서 피부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장벽의 역할을 합니다. 96쪽의 딸기독개구리처럼 독을 품은 특수한 피부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피부의 주요 기능은 몸이 마르는 것을 막고 외부의 이물질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동물의 몸은 피부만으로 덮여 있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 석회질의 패각, 두터운 모피, 단단한 비늘, 비행을 위한 깃털 등 연약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추가적인 보호 장치들을 가집니다. 또한 외골격을 가진 동물의 경우 외골격의 일부로서 단단한 갑주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껍질 부분에 특수한 색소가 있거나 빛을 산란시키는 구조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이들의 조합에 의하여 특유의 색을 나타내게 되는데, 동물을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게 보호하거나 같은 종끼리 의사소통을 하는데 활용되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동물 118~119쪽에 소개된 송라여치는 위장의 천재로, 녹색과 흰색의 격자무늬가 겨우살이의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겨우살이 속에 숨어서 느리고 신중하게 이동하는 송라여치를 발견할 방법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동물』

 

 

『식물』

 

 

『포토 아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