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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패턴, 자연의 패턴 필립 볼, 『자연의 패턴』에서 본문

(연재) 사이언스-오픈-북

눈의 패턴, 자연의 패턴 필립 볼, 『자연의 패턴』에서

Editor! 2021. 1. 13. 17:01

2021년 신년, 전국을 흰 눈이 뒤덮었습니다. 갑작스러운 폭설로 생활에 큰 불편이 야기되기도 했지만, 두껍게 쌓인 눈이 신선한 풍경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눈송이는 오래전부터 많은 과학자, 지식인 들을 사로잡은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육각형을 기본 구조로 한 눈송이 결정의 정교함과 아름다움 때문이죠. 필립 볼의 자연의 패턴에 이 눈송이 결정의 비밀에 대한 꼭지가 있어 짧게 소개해 봅니다. 폭설이 주는 불편함을 형태의 과학으로 해소해 보시면 어떨지요?


『자연의 패턴』 ⓒ사이언스북스
『자연의 패턴』 194-195쪽

성장하는 얼음과 별 모양 얼음. 겨울에 창문에 맺힌 이 얼음 결정은 수지상 성장 과정을 거치며 아름답고 복잡한 가지들이 있는 모양으로 성장한다. 동일한 과정이 눈송이 모양을 만든다. 눈송이는 육각 대칭성을 보여 준다. 이것은 얼음 결정을 만들 때 물 분자가 육각형으로 배열되는 것을 반영한다. 여기서는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척도이다. 이 눈송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국적인 패턴을 띠며 정교해진다.

 

 

눈송이는 결정이 가진 패턴 형성 잠재력을 풍성하게 보여 준다. 케플러가 눈송이에서 결정의 기하학적 규칙성의 바탕에 놓인 근본 이유를 추측할 동안, 그 질서정연한 눈송이에서 극단적으로 변화무쌍한 모양들이 만들어져 나온다. 큰 틀에서는 육각 대칭 구조를 유지하며 온갖 각도로 작은 팔들이 뻗어나와 눈송이를 다채롭게 꾸민다. 본래 원자와 분자를 쌓으면 뭉툭한 면이 생기는 법인데, 왜 이런 얼음 결정들은 그렇게 섬세하고 장식적인 모양을 취하는 것일까?

 

어떤 눈송이는 다른 것보다 장식이 더 많다. 눈송이 사진에서 흔히 보는 다채로운 엽상체 같은 눈송이들은 보통 특별히 고른 것이라, 대부분의 눈송이는 이보다 덜 대칭적이고 장식도 적다. 정확한 기후 조건(기온과 습도)에 따라 육각형 판이나 프리즘 같은 단순한 모양을 가질 수 있다. 그래도 눈송이의 다양성과 복잡성은 놀랍고 아름답다. 동시에 왜 한 눈송이의 각 팔이 다른 팔들과 아주 세부적인 부분까지 닮았는지는 지금까지도 수수께끼이다.

 

전형적인 눈송이 팔은 60도의 육각형 각도로 바늘처럼 가는 얼음 결정을 뻗는다. 이 얼음 결정은 더 작은 얼음 바늘로 장식되어 있고 이 바늘 결정들 역시 60도의 각도를 이룬다. 왜 이렇게 가지를 치는 것일까? 왜 육각형일까?

 

 

『자연의 패턴』 202-203쪽

결정의 나무. 사진은 수지상 결정(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이다. 마그네슘 구연산염과 얼음에서 결정이 성장하면 바늘같이 뾰족한 모양이 생기고 그 옆에 더 작은 가지가 연속적으로 더 작은 척도에서 생기며 전체 가지 구조를 장식하게 된다. 이 과정은 고체화되는 결정 표면에 아주 작은 융기가 우연히 생기고 증폭되고 뾰족해지는 것이다. 이 과정은 융기 부분이 다른 부분에 비해 숨은열(잠열)을 더 빨리 발산하고 더 빨리 결정화되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다음으로 무작위에서 패턴을 만드는 또 다른 되먹임 과정이 작용한다. 이 경우 질서가 얼마나 있는지는 그 바탕을 이루는 결정의 원자 구조가 얼마나 질서정연한지에 따라 결정된다.

 

 

정교함과 아름다움의 측면에서 눈송이에 비길 만한 결정은 없다. 그렇다고 눈송이의 결정 구조와 비슷한 것을 다른 물질에서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금속은 녹았다가 빠르게 굳을 때 크리스마스트리 같은 팔을 만든다. 이런 현상을 수지상 성장이라고 한다. 수지상 성장은 성장 불안정성의 한 예이다. 성장 불안정성이란 기본적으로 모양이나 패턴이 성장할 때 무언가가 통제 없이 발산하는 것을 뜻한다. 2장에서 무작위로 떠다니는 입자가 달라붙어 응집하는 과정이 어떻게 가느다란 프랙탈 형태를 만드는지 살펴보았다. 우연히 생긴 융기는 단지 더 많이 노출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나머지 부분보다 더 빨리 성장한다. 그래서 표면에서 무작위성은 빠르게 증폭되고 덩어리는 기괴하고 덩굴손 같은 형태를 주위로 뻗으며 커진다.

 

 

『자연의 패턴』 204-205쪽

우연과 운명의 조합. 평평한 표면 위에 얼음이 정교한 수지상 패턴을 그리고 있다. 이것은 우연과 운명의 조합이 만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결정은 분지 구조를 반복적으로 만든다. 그러나 어떤 개별 결정은 고체 표면에 달라붙은 불순물이나 우연히 생긴 미세한 홈에서 싹을 틔우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유리에 생긴 보이지 않는 흠집을 따라 결정이 성장하기도 한다.

 

 

비슷한 일이 액체가 어는 동안 일어난다. 이 경우에는 무작위로 생긴 융기가 그 주변의 표면보다 더 빨리 성장한다. 왜냐하면 융기가 열을 더 잘 발산해서 더 많은 결정이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눈송이는 지저분한 프랙탈이 될 뿐이다. 육각형 질서는 어디서 온 것일까? 이것은 육각형 고리로 연결된 물 분자로 이뤄진 얼음 자체의 결정 구조에서 나온다. 이 결정 구조가 미세한 육각형 격자를 이뤄 가지가 자라는 방향을 결정하고 여기에 분기 불안정성이 작용해 육각형 꼭짓점에 팔을 가진 눈송이 구조가 나오는 것이다. 다른 각도보다 육각형 각도를 이루는 곳에 팔이 더 빠르게 자란다. 무작위적인 분지 작용과 질서를 내재한 격자의 조합이 눈송이의 정교한 복잡성을 만든다. 혼돈의 가장자리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기온과 습도의 아주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말이다. 이 민감한 반응성이 눈송이를 모두 다르게 만든다. 이것 역시 또 하나의 변주곡이다. 이 변주는 끝없이 이어진다. 마치 자연에 창조성이 내재되어 있음을 우리에게 확신시키려고 하듯이 말이다.

 

 

『자연의 패턴』 212-213쪽

육각 대칭 구조. 눈송이는 육각형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수많은 변주를 만들어 낸다. 이 패턴의 가지처럼 뻗은 팔들과 육각 대칭 구조는 이제 잘 이해되고 있지만 아직 수수께끼가 남아 있다. 바로 얼음 결정이 평평한 판 모양으로 자라는 이유(기온과 습도가 다른 조건에서는 다른 모양도 가능하다.)와 모든 가지와 팔이 서로 거의 똑같이 생긴 이유이다. 그러나 모든 눈송이가 완벽하게 대칭인 것은 아니다.

 

 

 

●이 글은 필립 볼, 조민웅 옮김, 자연의 패턴: 필립 볼의 형태학 아카이브에서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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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패턴』

 

 

『모양』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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