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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사이언스-오픈-북

책으로 보는 에드워드 윌슨의 삶: 그가 사랑했던 지구에 남기고 간 것들

Editor! 2021. 12. 29. 16:13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Edward Osborne Wilson) 하버드 대학교 명예 교수가 2021년 12월 26일(현지 시간) 향년 92세로 별세했습니다. 윌슨 교수는 사회 생물학의 창시자이자 현대의 다윈으로 평가받는 우리 시대 최고의 진화 과학자였습니다. 그리고 생물 다양성(biodiversity), 생명 사랑(biophilia) 개념을 만들어 내고 지구 생명 보전 운동을 적극 실천한 위대한 생태주의자였습니다.

 

 

윌슨이 개미 모형을 앞에 두고 윙크를 하고 있는 장면. ⓒ 사이언스북스.

 

윌슨 교수는 (주)사이언스북스와도 인연이 깊습니다. (주)사이언스북스는 그의 연구와 생각을 집대성한 대표적인 걸작들을 한국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 왔습니다. 에드워드 윌슨을 추모하며, (주)사이언스북스가 출간한 그의 책들을 소개합니다. 널리 알려진 책도, 또 숨어 있는 진주와 같은 책들도 있습니다.

 

사이언스북스 편집부에서 소장하고 있는 에드워드 윌슨의 편집용 도서 모음. ⓒ ㈜사이언스북스.

 

윌슨은 개미를 연구하는 생물학자였습니다. 하지만 개미를 시작으로 다른 동물, 나아가 인간의 사회적 행동까지 진화론적 관점에서 설명하면서 자신만의 학문 영역을 넓혀 갔습니다.


그는 『인간 본성에 대하여』를 통해 사회학과 생물학이 접목하고자 노력했습니다. 2개의 다른 학문을 하나의 일관적이고 통일된 방식으로 설명하고자 한 것입니다. 아이디어는 대담했고 새로웠습니다. 나아가 생물학과 사회학을 넘어 인문, 사회, 경제, 종교, 예술, 과학 등을 통일성 있는 하나의 길로 통합하고자 이를 제안한 『통섭』이 출간됐습니다. 전세계 학자들은 통섭에 주목했고 열띤 토론을 이어 갔습니다.

 

 

『지구의 정복자』에서.

 

진화 생물학을 바탕으로 인류 문명의 근간과 기원을 밝혀내는 『지구의 정복자』, 지속 가능한 자유와 책임감을 토대로 인류에 대한 통찰과 제언을 내놓은 『인간 존재의 의미』 등 인류를 향한 그의 생각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에드워드 윌슨의 책들. ⓒ ㈜사이언스북스.

 

윌슨 교수는 생명의 놀라움과 소중함을 일깨워 줍니다. 『지구의 절반』에서 그는 말했습니다. “각 종은 숨을 멎게 할 만큼 경이로운 존재, 기나긴 화려한 역사를 지닌 존재, 수천 년 혹은 수백만 년의 기나긴 생존 경쟁을 거친 끝에 이 시대까지 살아남은 우승자, 최고 중의 최고, 자신이 사는 자연 환경의 생태적 지위를 차지한 전문가다.”라고 말입니다.

 

 

하버드 연구실에서 에드워드 윌슨, 2009년경의 모습. ⓒ ㈜사이언스북스.


생명의 아름다움과 그 세계를 알아가는 즐거움, 그리고 생태계 위기를 문학적으로 표현한 작품 『생명의 미래』, 생태계를 구하기 위해서는 과학 중심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종교와 과학이 손을 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생명의 편지』, 생명을 관찰함으로써 얻는 소중함을 기록한 과학 에세이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등 그의 책에는 생명에 대한 사랑과 지켜야 한다는 간절함이 묻어 나옵니다. 
에드워드 윌슨의 책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그의 퓰리처상 수상작, 『인간 본성에 대하여』. ⓒ ㈜사이언스북스.

『인간 본성에 대하여(On Human Nature)』
에드워드 윌슨 | 이한음 옮김
2000년 12월 15일 펴냄
값 15,000원

『인간 본성에 대하여』는 퓰리처 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지구 위에 서식하는 수많은 생물과 마찬가지로 인간을 생물학적, 진화론적 관점에서 설명한 책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역사를 품위 있고 간결하며 세련되게 서술했습니다. 

 

 

통섭. ⓒ ㈜사이언스북스.

『통섭(CONSILIENCE)』
에드워드 윌슨 | 최재천, 장대익 옮김 
2005년 4월 27일 펴냄
값 27,000원

그가 제시한 통섭은 사회 생물학, 진화 심리학, 인간 행동 유전학 등의 통합 과학을 발전시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을 사회적·생물학적 존재로서 온전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학문의 뿌리를 이룬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세계관부터 근대 학문과 과학의 모체가 되었던 계몽주의, 현대의 자연 과학, 사회 과학, 예술, 종교 이론까지 지식의 대통합이라는 전망을 설득력 있게 제시합니다. 

 

 

생명의 편지. ⓒ ㈜사이언스북스.

『생명의 편지(The Creation)』
에드워드 윌슨 | 권기호 옮김 
2007년 10월 10일 펴냄
값 12,000원

 

 

생명의 미래. ⓒ ㈜사이언스북스.

『생명의 미래(The Future of Life)』
에드워드 윌슨 | 전방욱 옮김 
2005년 12월 30일 펴냄
값 18,000원

윌슨은 미국 개신교 목사들을 향해 『생명의 편지』를, 대중들에게 생명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담아 『생명의 미래』를 썼습니다. 『생명의 편지』에서는 지구 생태계 곳곳에 서식하는 무수한 생물 종들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채 멸종하고 있다는 경고와 함께 목사들에게 생명을 위한 연대를 제안했습니다. 『생명의 미래』는 경제주의, 개발 지상주의와 환경주의의 대화 가능성과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고 행동에 나서기를 호소하는 공개 서한입니다.

 

 

바이오필리아. ⓒ ㈜사이언스북스.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에드워드 윌슨 | 안소연 옮김
2010년 11월 10일 펴냄
값 13,000원

『바이오필리아』에서는 우리가 지구와 다른 종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담았습니다. 그는 인간이 생명을 탐구하고 생명에 친밀감을 느끼는 것이 정신 성장에 필수적인, 심오하고 복잡한 과정임을 증명합니다. 우리 유전자에는 생명 사랑의 본능이 새겨져 있다고 말이죠.

윌슨 교수는 장편 소설에도 도전했습니다. 그의 자전적 소설이면서 새로운 통섭형 인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담긴 『개미언덕』입니다.

 

 

개미언덕. ⓒ ㈜사이언스북스.

『개미언덕(Anthill)』
에드워드 윌슨 | 임지원 옮김 | 최재천 감수
2013년 3월 29일 펴냄
값 18,000원

 

 

지구의 정복자. ⓒ ㈜사이언스북스.

『지구의 정복자(The Social Conquest of Earth)』
에드워드 윌슨 | 이한음 옮김 | 최재천 감수 
2013년 11월 14일 펴냄
값 22,000원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먼지보다 못한 미세한 복제자에서 출발해 지구 전체를 뒤덮고, 우주 진출을 모색하는 사회성 생명의 역사를 ‘집단 선택 이론’의 관점에서 재구축합니다. 말 그대로 진화 생물학의 역사 속에서 획기적인 책이자 그의 통섭적이고 전설적인 경력을 총결산한 그의 대표작입니다.

 

 

지구의 정복자. ⓒ ㈜사이언스북스.

『초유기체(The Superorganism)』
베르트 횔도블러, 에드워드 윌슨 | 임항교 옮김 
2017년 6월 16일 펴냄
값 55,000원

개미의 화학적 의사소통을 비롯한 행동학과 생리학 분야 전문가, 베르트 횔도블러와 윌슨이 이 만났습니다. 이들은 개미나 꿀벌, 말벌 같은 소위 사회성 곤충의 ‘군락’을 ‘초유기체’라는 별도의 생물학적 조직 단위의 하나로 새롭게 정의합니다. 사회성 곤충의 힘과 아름다움, 정교한 질서에 대한 모든 것을 낱낱이 해부했습니다.

 

 

인간 존재의 의미. ⓒ ㈜사이언스북스.

『인간 존재의 의미(The Meaning of Human Existence)』
에드워드 윌슨 | 이한음 옮김 
2016년 7월 22일 펴냄
값 19,500원

“인간 존재의 의미는 무엇일까?” 윌슨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생물학적 진화와 선사 시대로부터 역사 시대로 들어서서, 막연한 미래로 매일 점점 더 급속히 나아가고 있는 우리 종의 서사시 자체,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어떤 존재가 될지 스스로 선택하는 과정 속에 바로 그 의미가 담겨 있다고 믿는다.” 자연 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인간 존재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에 다가갑니다.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 ㈜사이언스북스.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In Search of Nature)』
에드워드 윌슨 | 최재천, 김길원 옮김
2016년 7월 22일 펴냄
값 16,500원

본격적인 과학적 자연주의자의 생명 사랑 에세이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 따듯하고 애정 가득한 그의 시선이 담긴 12편의 에세이를 모았습니다.

 

 

지구의 절반. ⓒ ㈜사이언스북스.

『지구의 절반(Half-Earth)』
에드워드 윌슨 | 이한음 옮김
2017년 12월 31일 펴냄
값 19,500원

인류는 이미 기후 변화라는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일찍부터 윌슨은 “지구의 절반을 자연에 위임하라.”라고 호소했습니다. 지구의 절반을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고 서식지를 보전한다면 현생 종의 약 85퍼센트가 살아남으리라고 전망하며 말입니다. 『지구의 절반』은 생명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제안과 호소가 담겼습니다.

 

 

창의성의 기원. ⓒ ㈜사이언스북스.

『창의성의 기원(The Origins of Creativity)』
에드워드 윌슨 | 이한음 옮김
2020년 12월 31일 펴냄
값 19,500원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창의성입니다. 윌슨이 내놓은 인간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창의적인 답변은 무엇일까요? 윌슨 교수는 수십만 년 전에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된 뇌와 신체, 구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감정, 중세에 형성된 관습, “명확한 의미도 목적 의식도 없이 신 같은 능력을 휘두르는 기술”을 모두 갖춘 존재가 현재 인간의 모습이자 인간 창의성의 기원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뿌리가 잘린 인문학과 예술에 과학의 숨결을 불어 넣자고 제안했습니다.

지금까지 윌슨 교수의 저서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윌슨 교수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정신적 유산들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그가 했던 생각들, 대담하고 또 따듯했던 그의 놀라운 생각들을 만나고 싶다면 이번 겨울에는 윌슨의 책을 읽어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