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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대호」 실제 호랑이와 얼마나 닮았나? 영화 100배 더 재미있게 즐기기!

Editor! 2015. 12. 14. 10:12

Talk. 영화 「대호」를 100배 더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


(사)한국범보전기금의 초청으로 최민식 주연의 영화 「대호」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대호」는 지리산의 산군으로 두려움과 존경의 대상인 전설적인 호랑이 ‘대호’와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의 운명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 「신세계」의 박훈정 감독과 연기파 배우 최민식의 만남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지요. 



영화의 배경은 1917년, 일제 강점기 하 ‘해수 구제(害獸驅除)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이 땅에서 이미 많은 호랑이들이 사라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리산에 살고 있는 ‘대호’를 잡으려 쫓고 쫓기는 상황을 긴박감 넘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대호’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로 설정하고 있는데요, 실제로는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포획된 수컷 호랑이가 마지막 호랑이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호랑이 또한 다른 호랑이들과 마찬가지로 ‘전리품’으로 일본 황족에게 전해졌다고 하지요.

영화 「대호」는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들어진 야생의 호랑이를,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지리산의 험준한 산맥과 빽빽한 수풀 한가운데 웅장하게, 명배우 최민식의 카리스마에도 절대 뒤지지 않는 존재감으로 되살려 내었습니다. 명실공히 영화의 투톱으로 등장하는 만큼 영화를 보기에 앞서 ‘대호’와 실제 호랑이에 관한 정보를 조금이나마 알고 가면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준비해 보았습니다. 


‘대호’, 실제 호랑이와 얼마나 닮았을까?

영화에서 ‘대호’는 전체 몸길이 3미터 80센티미터에 몸무게 400킬로그램, 꼬리 길이만 1미터 20센티미터에 달하는, 말 그대로 ‘거대한 호랑이’로 나옵니다. 시속 60~70킬로미터의 속력을 자랑하며 사람보다 6배나 높은 시력을 보유하고 있지요.



실제 호랑이는 어떨까요?

호랑이는 대형 고양이 무리 중 가장 크고 가장 매력적인 동물입니다.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란 이름에 걸맞게 엄청난 몸집과 뛰어난 시력과 청력, 민첩함 등을 두루 갖추고 있지요.



길고 튼튼한 앞다리와 균형을 잡는 데 요긴하게 쓰이는 긴 꼬리 덕분에 빠른 속도로 달리고 한 번에 10미터까지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 영화 「대호」뿐만 아니라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도 잠시 솜씨를 보여 주었듯이, 황소만 한 동물도 이 튼튼한 앞발로 한 방에 후려쳐 버리지요. 거기다 날카롭게 세운 발톱과 4개의 기다란 송곳니면 치명상을 입히기에 충분합니다. 



강렬한 주황색 모피에 있는 진한 검은색 줄무늬는 햇살이 스며드는 수풀 사이를 이동할 때 뛰어난 위장 효과를 발휘합니다. 영화 「대호」를 보시면 이 장면을 정말 기가 막히게 아름답게 재현해 놓았습니다. 주로 사슴과 멧돼지 같은 우제류를 먹이로 하고 새끼를 데린 암컷을 제외하고는 홀로 넓은 행동 범위를 유지한 채 살아갑니다. 



대략 수명은 26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6개 아종 중 한국호랑이와 같은 혈통인 아무르(시베리아)호랑이 수컷이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한다고 하지요. 자연에서 보고된 최고로 큰 수컷은 몸길이 약 3미터, 몸무게 300킬로그램이라고 합니다. 



‘대호’라는 영화적 설정을 위해 몸집을 조금 키우긴 했지만 험준한 지리산 골짜기를 한걸음에 내달리고 높다란 나무 위도 훌쩍 뛰어 올라가며 바위 뒤에서 숨죽이고 있다 어느 순간에 재빠르게 날아와 앞발로 한 방 후려치기를 하는 영화 속 모습은 호랑이의 실제 모습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호랑이는 결국 일제 강점기 이후 우리 땅에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1996년 환경부가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사무국에 “국내에는 호랑이가 한 마리도 서식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함으로써 공식적으로 국내에서 멸종이 선언되었고요. 하지만 일본과 미국의 박물관에서 찾아낸 한국호랑이 뼈에서 추출한 DNA와 아무르(시베리아)호랑이의 DNA를 비교한 결과, 한국호랑이와 아무르호랑이가 같은 혈통이라는 것이 (사)한국범보전기금에 의해 지난 2012년 밝혀졌습니다. 그리하여 (사)한국범보전기금에서는 극동 러시아-중국-북한 접경 지역에 살아남은 400여 마리의 아무르호랑이를 보호하고 보전하는 것이 곧 한국호랑이를 되살리는 길이라 여기고 기금을 마련하여 러시아와 국제 단체들을 후원하고, 각종 연구와 국내에서 한국호랑이를 알리는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한국범보전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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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한국호랑이를 되살리는 일은 아주 먼 여정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대호」에서 한국호랑이가 비록 컴퓨터 그래픽으로나마 생생하게 되살아난 만큼, 이번 기회에 한국호랑이와 한국표범 등 이 땅에서 사라져 간 야생 동물들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절대로 포기할 수 없으며, 그나마 남은 것들을 구하기 위해, 그리고 망쳐진 것을 돌려놓기 위해서 계속 싸워야 한다. 그리고 저 바깥에서 바로 그 일을 실천하고 있는 용감한 사람들을 지원해야 한다. …… 자연의 회복력과 불굴의 인간 정신이 있으니 아직 희망은 있다. 동물과 동물의 세계에 대한 희망. 우리의 세계이기도 한 그 세계에 대한 희망이 아직은 있다.”

― 제인 구달, 『희망의 자연』 중에서


※ 참고도서

스미스소니언 협회, 『자연사』 [바로가기]


제인 구달, 『희망의 자연』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