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연재) 사이언스-오픈-북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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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수리산 자락에는 골짜기로 길게 들어앉은 널따란 공원이 있다. 입구에 “초막골 생태 공원”이라는 커다란 글자들이 솟대처럼 늘어서 있다. 그 아래 간판에는 금두꺼비 머리 같은 황금빛 부조가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송아지만 한 금두꺼비 형상 대여섯 개가 번쩍번쩍 우람하게 엎디어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금두꺼비가 아니라 맹꽁이란다. 저 위쪽에 가면 맹꽁이만을 위한 “맹꽁이 습지원”도 있단다. 귀한 몸이 되신 맹꽁이가 초막골 생태 공원을 대표하는 상징이란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웬만한 사람은 저 형상을 보고 첫눈에 금두꺼비라고 오해할 법하다. 인간은 ‘금’을 욕망한다. 그래서 ‘금두꺼비’를 만들어 냈고, 흑갈색이 아니라 금빛으로 치장된 맹꽁이를 보고도 ‘금두꺼비’이기를 무의식적..
오늘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책은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입니다. 이 책은 앞서 소개한 『욕망의 진화』와 『이웃집 살인마』의 지은이이자 진화 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와 임상 심리학자 신디 메스턴이 1,000여 명의 여성들에게 섹스를 하는 이유를 묻고, 그에 대한 여성들의 답을 무려 237가지로 정리해서 낸 책입니다. 섹스가 담고 있는 인간 심리의 복잡하고 다면적인 면모를 여성들이 자신의 언어로 직접 표현할 기회였다고 하는데요. 오늘 「사이언스-오픈-북」에서는 데이비드 버스의 제자인 전중환 경희 대학교 교수의 리뷰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진화 심리학자는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까요? 여자들이 왜 섹스를 하냐고? 진화 심리학이 답한다!: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 다양한 ..
‘드디어’ 장대익 서울대 교수 번역의 『종의 기원』이 「드디어 다윈」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찰스 다윈 『종의 기원』의 출간 160년을 기념한 출간입니다. 사이언스북스에서는 『종의 기원』을 시작으로 해서 찰스 다윈의 ‘진화 3부작’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 같은 다윈의 원전을 출간할 것이고, 최재천, 장대익 등 한국 대표 진화학자들의 다윈주의 및 진화론 소개 도서들을 「드디어 다윈」 시리즈의 책들로 펴낼 예정입니다. 다윈의 책을 엮은 ‘다윈 선집’으로서는 우리나라 출판 역사에서 최초의 시도라고 할 이 「드디어 다윈」 시리즈를 통해 어떤 책들이 나올지 기대해 주십시오. 「드디어 다윈」이라는 시리즈 제목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 교수가 정해 주셨습니다. 오랫동안..
『욕망의 진화』, 재밌게 읽으셨나요? 오늘 「사이언스-오픈-북」에서는 『욕망의 진화』로 진화 심리학에 막 발을 들이신 독자 여러분께 『이웃집 살인마』를 소개합니다. 이 책은 『욕망의 진화』를 쓴 데이비드 버스의 또 다른 책으로, 살인이 인간 본성에 내재되어 있다는 도발적인 주장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이웃의 보통 사람들이, 심지어는 사랑하던 연인이 살인을 저지른다는 이 책의 메시지는 최근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물론 인간 본성 안에 살인이 들어 있다 해도 그것이 살인을 정당화하지는 않지요. 오히려 진화 심리학을 통해 인간 본성을 더 잘 이해해야 살인을 막을 수 있을 겁니다. 아래에 소개할 글은 인간의 살인 행동을 진화 심리학으로 연구했으며 이 책의 옮긴이이기도 한 홍승..
오늘 사이언스-오픈-북 코너에서는 데이비드 버스의 『욕망의 진화』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왜 여자는 힘센 남자를 좋아하고, 왜 남자는 어린 여자를 좋아할까요? 왜 여자는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하고, 왜 남자는 에스 라인 몸매 여자를 좋아할까요? 뜨거운 여름밤 인간 청춘 남녀를 번민케 하는 들큼한 욕망은 진화론 아니면 풀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알려면, 여자가 남자를 이해하려면, 진화를 알아야만 합니다. 데이비드 버스로부터 박사 학위를 받은 제자이자, 한국 최초의 정식 진화 심리학자 전중환 경희대 교수의 『욕망의 진화』 옮긴이 후기를 특별 공개합니다. 한 이불 아래 두 욕망, 그 아래 감춰진 진화사를 들춘 진화 심리학 바이블! 『욕망의 진화』 진화 생물학자는 어디서나 진화를 본다...
대통령은 정치가다. 정치가란 정치를 하는 사람이다. 정치란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다. 위키피디아에서 소개하는 첫 번째 정의다. 나는 “이익이 상충할 때 이를 조정하는 것”을 정치라고 생각한다. 권위를 통해 가치나 이익을 배분하거나 조정하는 것이 정치라는 관점은 정치가가 다루는 일이 본질적으로 인간의 문제라는 것을 보여 준다. 인간의 가치는 주관적이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도 종종 가치의 문제다. 서로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할 때 이를 조율하는 것이 정치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재화는 유한하고 욕망은 무한하므로 서로의 이익이 부딪힐 수 있다. 가치와 마찬가지로 욕망이 부딪히는 문제에서 객관적으로 옳은 답은 없다. 법이라는 최소한의 규정, 관습, 사회적 통념에 기초해 대략의 타협안을 ..